금융권 ‘유리천장’ 이젠 깰 수 있나…차세대 여성 리더 잇따라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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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유리천장’ 이젠 깰 수 있나…차세대 여성 리더 잇따라 탄생
  • 노설희 기자
  • 승인 2021.12.2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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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금융그룹 최초 여성 CEO 발탁
- 금감원, 최초 내부 출신 여성 임원 내정
- 내년 8월 ‘여성이사 할당제’ 도입
(왼쪽부터)신한DS 조경선 대표, 신한금융그룹 김명희 디지털부문장(CDO)KB증권 박정림 대표, 금감원 김미영 기획·경영 담당 부원장보 [제공=각사]
(왼쪽부터)신한DS 조경선 대표, 신한금융그룹 김명희 디지털부문장, KB증권 박정림 대표, 금감원 김미영 기획·경영 담당 부원장보 [제공=각사]

최근 금융권에서는 견고하기만 했던 유리천장이 깨지고 있다. 차세대 리더로 여성 임원 발탁 소식이 연일 들리며 내년 ‘우먼파워’의 약진이 기대된다. 신한금융지주에서는 최초로 여성 CEO가 탄생하고, 금융감독원도 최초로 내부 출신 여성 임원을 발탁하며 낡은 인사 관습을 무너뜨렸다. ESG 경영 강화와 함께 지배구조의 변동 트렌드를 자각한 금융권은 자체 여성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여성 리더를 전문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 혁신과 다양성이 공존하는 ‘성평등 경영’ 실현

지난 16일 신한금융그룹 최초 여성 CEO가 탄생했다. 디지털·ICT 전문회사인 ‘신한DS’ CEO 자리에 신한은행 조경선 부행장이 내정됐다. 조 부행장은 신한은행 공채 1기 출신으로 38년간 신한은행 지점 및 본부에서 역량을 펼쳐왔다. 특히 은행 디지털개인부문장을 역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마케팅 및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신한DS에서는 신한금융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높이기 위한 핵심 업무가 진행된다. 따라서 조 부행장이 신한DS 자체 디지털 인재육성 프로그램 ‘SCOOL’ 등의 대외 마케팅과 신한DS의 글로벌 확장 추진에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아울러 신한금융지주는 24일 CDO(Chief Digital Officer, 최고디지털책임자)에 김명희 부사장을 새로 영입하며 혁신적인 임원 인사를 이어나갔다. 김명희 부사장은 국내 대표 여성 DT(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트렌스포메이션) 전문가다. KAIST 전산학부를 졸업한 후 한국 IBM에서 약 23년 간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2017년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에 임명돼 정부의 ‘민간 우수인재 헤드헌팅’ 제도 도입 후 발탁된 최초 여성 고위공무원이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번 김명희 부사장을 신규 영입하며 DT에 속도를 가하고 그룹 내 ‘디지털 거버넌스’ 전반을 재편·확대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전문성 뿐만 아니라 혁신과 변화에 중점을 두었다”며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평가에서 7년 연속 A+ 등급을 받고 있는 만큼 지속가능하고 다양성 있는 경영을 실천한 것이다”고 말했다.

KB증권의 박정림 대표이사는 KB금융지주와 증권업계 최초 여성 CEO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6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해 계열사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박 대표는 임기 1년 연장에 성공하며 2018년 취임 이후 3연임을 하게 됐다. 박대표는 국민은행WM본부 전무와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지주 WM총괄 부사장 자리를 역임했다. 특히 이번 KB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진이 모두 교체된 가운데 KB증권의 김성현 대표와 같이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 금융감독원, 최초 내부 출신 여성 임원 발탁

금융감독원에서는 창립 22년 만에 첫 내부 출신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지난 22일 금감원은 기획·경영 부원장보에 김미영 불법금융대응단 국장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김 부원장보는 1985년 한국은행 입사 후 1999년부터 금감원으로 옮겨 은행준법검사국 팀장, 자금세탁방지실장, 여신금융검사국장 등을 두루 거쳐 올해부터 불법금융대응단을 맡았다.

불법 대출 광고와 보이스피싱 등에 자주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 이름도 ‘김미영’이기 때문에 ’김미영 잡는 김미영’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부원장보는 원장이 직접 임명한 후 청와대 인사 검증을 거쳐 2024년 12월까지 3년간 역임하게 된다. 금감원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균형인사 및 점진적 세대교체를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 금융지주 여성 인재 육성 프로그램에도 적극 나서

최근 ESG경영이 강조와 함께 여성 임원들의 활약이 돋보이자 금융권에서는 견고하기만 했던 유리천장도 드디어 깨지기 시작했다는 판단이다. 또한 내년 8월부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시행될 ‘여성이사 할당제’ 영향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성이사 할당제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는 이사회 전원을 특정 성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는 법이다.

성평등 경영을 이루기 위해 금융지주사들은 다양한 여성인재 육성 프로그램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은 2018년 금융권 최초로 ‘신한 쉬어로즈’를 신설해 여성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갔다. 신한은행 조경선 부행장이 바로 ‘신한 쉬어로즈’ 1기 과정 수료자다.

KB금융도 ‘위 스타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 리더를 육성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부장급 20%, 팀장급 30%를 여성 인재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나금융은 ‘하나웨이브스’, 우리금융은 ‘우리윙’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 인재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노설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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