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법은 완벽한 것일까? 심각한 소재를 다룬 ‘로스트 저지먼트’
상태바
[리뷰] 법은 완벽한 것일까? 심각한 소재를 다룬 ‘로스트 저지먼트’
  • 이준혁 기자
  • 승인 2021.10.12 2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교에서 벌어진 왕따 사건.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비밀은?

사회의 부조리를 다룬 세가의 ‘저지 아이즈’의 후속편 ‘로스트 저지먼트’가 콘솔 게임으로 출시됐다.

2018년 ‘저지 아이즈’를 출시했을 때만 해도 ‘용과 같이’를 재활용한 게임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지만 정작 사회의 부조리와 여러 음모를 파헤치는 깊이 있는 내용과 일본의 유명 배우인 기무라 타쿠야를 주인공으로 하는 등 ‘용과 같이’와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로스트 저지먼트’는 잘 알려진 것처럼 카무로쵸에 이어 ‘용과 같이 7’에서 첫 등장한 요코하마 이진쵸로 주활동무대가 넓어진다. 그리고 학교 폭력, 왕따 등 사회적으로 여러 논란이 되는 심각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게임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사회파 추리 게임이라고 할까?

참고로 일본은 사회파 추리 소설이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히가시노 게이고나 미야베 미유키 등 수많은 작가들이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는 소설을 출간하고 있다. 그 중 일부 작품은 국내에서 영화나 드라마로도 제작된 바 있다. 일본에서 사회파 추리, 미스터리 소설이 꾸준하게 인기를 얻기 때문일까? ‘저지 아이즈’와 ‘로스트 저지먼트’가 게임으로 사회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

이번 게임의 사건의 발단은 주인공 야가미와 조수 카이토는 간단한 사건을 해결한 후 요코하마에 탐정 사무소를 차린 츠쿠모와 스기우라의 요청으로 요코하마로 향한다. 그리고 법정에서는 현역 경찰관 에하라의 치한 혐의에 대한 재판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재판은 현재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재판이 끝남과 동시에 에하라는 요코하마의 한 폐건물에서 발견된 시신의 신원이 밝혀졌냐는 이상한 이야기를 한다.

한편 요코하마에 도착한 야가미는 세이료 고등학교 교장의 의뢰로 왕따 사건에 대한 조사를 한다. 단순한 왕따 사건으로 보였지만 과거 사건과 얽매이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로스트 저지먼트’의 핵심 중 하나는 흡입력이 좋은 스토리다. 잘 짜여진 일본식 추리 소설을 읽는 느낌의 스토리는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한편 게임 시스템은 ‘용과 같이’ 시리즈와 전작에서 많이 봤던 시스템을 그대로 혹은 조금씩 발전시키고 있다. 

전투는 ‘용과 같이 7’이 턴 방식으로 변경했지만 이 게임은 과거의 액션 게임 감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물론 전투 자체는 더 많은 부분에서 발전을 이뤘다. 이번에는 원무와 일섬이라는 2개의 서로 다른 격투 스타일에 이어 류라는 3번째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다. 향후에는 4번째 스타일인 권위도 등장할 예정이지만 유로로 판매할 예정이다. 기본적인 전투는 전작과 동일하지만 다양한 EX 액션 추가와 주인공의 액션에 겁먹는 적의 등장, 그리고 화려한 이펙트 덕분에 더 호쾌하고 멋진 전투를 즐길 수 있다.

한편 전작에서 안좋은 평가를 받았던 미행이나 추적, 그리고 드론 활용은 조금씩 개선됐다. 미행과 추적은 빈도가 낮아졌고 시스템적으로도 조금씩 변경됐다. 대신 추리에 대한 부분이 강화됐다. 이번에는 사진 등을 보며 조사를 하거나 집음기를 통해 주변 소리를 들을 수도 있고 전파 탐지기와 탐지견까지 등장하는 등 조사에 대한 부분이 강화됐다. 또 한가지 애슽레틱이라는 파트를 통해 ‘언차티드’나 ‘어쌔신 크리드’ 같은 게임처럼 난간을 기어오르고 점프를 하며 이동하는 부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리고 잠입 게임처럼 상대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사물을 던져 상대방을 유도하는 등 새로운 액션이 추가됐다. 물론 이러한 추가 요소는 본격적이라는 말을 붙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세밀하게 뜯어보면 조금씩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과 같이’나 이 게임이 거의 매년 출시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이러한 시스템은 전투만 반복되지 않도록 게임의 템포를 조절하는 역할을 충실하게 해 주고 있다.

한편 사이드 퀘스트 이외에도 학교를 배경으로 한 청춘 드라마는 이번 게임에서 처음 선보이는 시스템이다. 학교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부서 체험을 하게 된다. 미스터리, 권투, 사진, 댄스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다른 시리즈의 사이드 퀘스트는 파편적으로 진행됐고 대부분 코믹하거나 메인 스토리와는 전혀 다른 엉뚱한 내용을 담고 있어 양념적인 역할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진지한 분위기가 무너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그런 점에서 청춘 드라마는 각각의 사이드 퀘스트를 하나로 연결하고 여기에 미니 게임을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청춘 드라마는 단편이 아니라 모두 연결되어 있어 생각보다 밀도 있는 스토리를 갖추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로스트 저지먼트’는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고 스케일도 전작보다 작아진 느낌도 있다. 하지만 ‘용과 같이’에서부터 축적된 오랜 역사를 가진 게임답게 전작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한편 여전히 흥미로운 스토리와 특유의 방대한 미니 게임을 자랑한다. 즐길 요소가 많기 때문에 오랜 시간 플레이할 수 있다. 

또한 ‘로스트 저지먼트’는 사용자에게 다양한 질문이나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현대 사회의 부조리와 사법 체계는 완벽할까 등 꽤 심오하고 심각한 내용을 다루기 때문이다. 누군가에는 매번 비슷한 배경과 비슷한 시스템으로 인해 지겹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뛰어난 스토리와 다양한 콘텐츠들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물론 게임 자체의 완성도도 매우 높다. 

사회파 일본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혹은 ‘용과 같이’ 시리즈를 좋아한다면 이 게임은 역시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이준혁 기자  game@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