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불균형이 부른 원자재 가격 상승…‘녹색경제’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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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불균형이 부른 원자재 가격 상승…‘녹색경제’의 역설
  • 조동석 기자
  • 승인 2021.09.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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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 친환경 정책으로 탄소배출 감축 요구 봇물
-원자재 생산 신규 투자 부진…WTI 2개월 만에 최고
-가공 식품 원재료 설탕 가격도 들썩 ‘밥상 물가’ 자극
원유 시추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전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있다.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해서 수출하는 우리나라 산업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원유와 천연가스, 금속 등 주요 원자재 생산을 위한 신규 투자는 오랫동안 낮은 가격 등으로 부진했다. 결과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

원유價 2개월만에 최고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7월30일 배럴당 73.95달러에서 8월20일 62.32달러로 15.7% 하락했다. 이후 반등하며 8월25일 68달러선을 회복했다.

23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07달러(1.48%) 오른 배럴당 73.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마감가는 7월30일 이후 최고다.

국제금융센터는 ‘국제금융 인사이트’ 보고서에서 “국제유가 강세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따라 이런 전망의 전제가 흔들릴 수 있다”면서 “연말까지 국제유가 등락폭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팩트셋(FactSet)은 “올해 원자재 가격지수 상승률이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며 “코로나19 델타 변이와 중국 헝다그룹 사태 등 단기적으로 수요 둔화를 유도했던 요인들이 해소되면 원자재 가격의 상승 압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투자은행 제프리(Jefferies)는 “모든 국가가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공급부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지금부터 관련 업체들이 생산시설을 확대해도 실제 생산량 증가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분석했다.

9월은 북반구 곡물을 수확하는 시기. 기상 여건이 가격 움직임에 관건이다. 비철금속도 공급이 부족해 가격 상승추세가 유효하다.

[출처=픽사베이]

설탕의 달콤한 유혹

대부분 가공식품의 원재료로 쓰이는 설탕의 국제가격은 급등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국제설탕 가격은 작년 5월 이후 상승세를 지속했다”면서 “인터콘티넨탈거래소(ICE)의 설탕선물 가격은 8월30일 파운드당 20.22달러로 올들어 31%, 팬데믹 저점(2020년4월27)보다 2배 이상 급등했다”고 밝혔다. 가공식품 가격의 연쇄 인상과 가계 밥상물가의 상승이 우려된다.

오 위원은 “기상여건 악화로 올해 브라질(세계 1위 생산국) 작황이 상당히 부진할 것으로 보여 국제설탕 가격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투기수요가 가세할 수도 있다.

그는 “설탕은 과자, 음료, 제빵, 가공유, 빙과류 등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원재료”라며 “국제가격 급등은 향후 전체 식품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했다. 가계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는 설명이다.

조동석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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