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매각 잡음... 홍원식 회장은 무엇을 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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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매각 잡음... 홍원식 회장은 무엇을 원하나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1.08.23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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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컴퍼니에 급한 매각 결정 후 '헐값 매각' 여론... 금액 조정 시도 가능성
지분 없는 아들들, 매각 반발했을 수도... '백미당' 분사 요청 시나리오도 나와
한앤컴퍼니, "주총 전날 밤 팩스 보내고 입장 전달이라니... 지금도 소통 안돼"
남양유업 본사 전경.[사진=남양유업]
남양유업 본사 전경.[사진=남양유업]

 

남양유업의 매각 발표 후, 이해하기 힘든 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하 홍 회장)은 지난 4월 13일 발생한 불가리스 사태를 수습하고자 5월 4일 대국민 사과 및 사퇴 선언을 진행했고, 이어 5월 27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남양유업을 매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7월 30일 남양유업 매각 종료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홍 회장 측에서 연기하면서 잡음이 시작됐다. 홍 회장 측은 최근 한 언론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임시 주총 이전에 이미 한앤컴퍼니 측에 거래 종결을 위한 준비가 더 필요해 당일 거래 종결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홍 회장은 또 "본인은 한앤컴과의 매각을 결렬시키려고 한 것이 전혀 아니며, 상호 당사자 간에 거래를 종결할 준비가 미비한 상태에서 주총 결의를 할 수 없었기에 주주총회를 연기·속행한 것일 뿐이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계약 종결 조건에 대해 한앤컴과 조율하고자 노력 중으로, 한앤컴과 계약 종결을 위한 협의가 조만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한앤컴퍼니 측 입장은 다르다. 23일 한앤컴퍼니 측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사전에 주총 연기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고, 주총일 하루 전인 7월 29일 밤 사무실에 팩스로 주총 연기를 통보해, 확인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을 입장 전달로 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미 주총 예정일 2주 전인 7월 15일 이사회를 통해 주총 일정이 정해진 상태"였다면서 주총 연기는 양측의 협의가 없이 홍 회장 측이 일방적으로 진행했음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홍 회장의 이례적인 행보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대국민 사과 이후 급하게 매각 대상자를 알아보느라 '제값을 못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금액 조절을 위해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는 것 아니겠냐"고 추측하기도 한다. 

또 일부에서는 "홍원식 회장의 두 아들이 여전히 남양유업에 상무로 재직 중임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아들들이 매각에 반발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백미당 분사 등 아들들을 위한 추가 요청을 관철시키기 위함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거론하는 경우도 있다. 

홍 회장의 의도가 무엇이든, 한앤컴퍼니가 이에 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한앤컴퍼니 측은 "매도자 측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구체적인 요구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계약서에 서명이 끝났고, 홍 회장 측에서 경영권 대물림을 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발표까지 한 상황에서 (금액 조정 또는 두 아들의 고용 등) 추가 요구에 응할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남양유업은 어떤 입장을 취할 수도 없어 답답한 분위기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회장의 재직 여부, 급여, 아들들의 복귀와 승진 등 여러 상황은 양수 양도가 종료되면 모두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라면서 빠른 해결을 바라는 속내를 내비쳤다. 

이런 와중에 홍 회장 측이 LKB파트너스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정해 소송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으나, 남양유업은 "매각과 관련된 법률 자문 역할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업계에서는 법률 대리인을 통해 한앤컴퍼니 측에 추가 요구 조건을 관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의 매각 잡음이 지속될 수록 결국 손해보는 것은 남양유업 직원들과 대리점, 일반 주주라는 것에 일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홍 회장 측의 속내가 무엇이든 예정된 시간에 남양유업의 M&A가 종료돼 남양유업이 정상화 되길 기대하고 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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