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보험업계 GA, "뭉치는 이유 있네"···GA 규모 클수록 수수료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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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보험업계 GA, "뭉치는 이유 있네"···GA 규모 클수록 수수료 높아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7.21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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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모 큰 GA 수수료 높은 경향...건당 수수료가 모집인력 규모와 관련성↑
- 보험사, 단기적 매출확대 용이한 대형 GA 의존도 커진 영향
- 수수료 산정의 질적요소 반영 및 판매자 책임이나 GA 영업행위 규제 검토 필요
보험사들이 단기 외형확대를 위해 대형 GA 의존도가 커지면서 서로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GA들이 연합하는 기형적인 형태도 나타났다[사진=픽사베이]

 

다양한 보험상품을 제공하는 GA(법인보험대리점)의 규모가 클수록 상품판매에 따른 보험사 수수료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모집시장에서 비전속채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보험회사는 단기적으로 매출확대가 용이한 대형GA에 의존도를 높여 규모가 작은 GA 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지급해서다.

21일 보험연구원 김동겸 연구위원은 "보험회사에 대해 상대적으로 강한 협상력을 가진 대형GA일수록 같은 판매량애 대해 더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로 인해 서로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GA들이 동일한 법적 실체로 연합하는 기형적 운영 형태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시장 주도권이 공급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되는 추세에 따라 GA는여러 회사 상품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장점으로 보험 영업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해 왔다"며 "기존 보험사들도 전속조직 중심의 전통적 영업방식으로는 더 이상 판매경쟁력 유지에 한계가 드러남에 따라 자회사형 GA 등 제판분리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 GA 중심으로 영업구조가 재편되고 양적 성장이 지속되는 만큼 소비자권익 침해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 소재 및 범위에 관한 법적·제도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에 따르면 지난해 소속설계사 5000명 이상 대형 GA 7곳이 손해보험 판매 1건당 받은 수수료는 평균 22만4000원이었다. 3000명 이상 5000명 미만 소속설계사를 보유한 대형 GA도 건당 평균 23만1000원으로 5000명 이상 GA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소속설계사 수가 1000명 이상 3000명 미만과 500명 이상 1000명 미만 GA의 판매계약 1건당 수수료는 각각 17만2000원, 17만8000원으로 낮아졌다.

GA(법인보험대리점)는 모든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이점을 바탕으로 급성장을 거듭하며 소비자접점 확보를 위한 중요한 판매채널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국내 GA 시장은 모집조직의 대형화와 매출집중 현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GA 간 합병이나 설계사 인력이동으로 대형 GA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됐다는 해석이다.

소속설계사가 500인 이상 대형 GA는 지난 2011년 30개에서 지난해에는 61개로 2배 이상 늘었다. 대형 GA에 소속된 설계사 비중도 지난 2015년 58.2%에서 지난해에는 69.9%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GA 소속설계사 수가 보험회사 전속설계사 수를 넘어섰다. 지난해 기준 전체설계사 43만 180명 중 GA 소속설계사는 23만2762명으로 54%를 차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A가 보험회사로부터 받은 전체 수수료도 중·대형 GA에 집중돼 지난해 88.4%로 집계됐다. 이 중 81.5%는 대형 GA 차지였다. 대형 GA는 소속설계사 500명 이상인 경우를, 중형 GA는 100~499명, 소형 GA는 100명 미만을 의미한다.

[자료=보험연구원]

 

문제는 일부 GA업체의 경우 조직 대형화에 상응하는 내부운영체계가 정비되지 않아 불완전판매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사후고객관리 또한 미흡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중·대형 GA의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58.4%로 지난 2017년 65.6% 이후 하락 추세다. 생명보험산업 전체 61.3%와 비교해도 2.9%p 낮은 수치다.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은 보험모집시장에서 비전속채널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보험회사는 단기적으로 매출확대가 용이한 GA채널을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보험사들의 양적평가에 의존한 성과주의 등으로 회사의 장기경쟁력 확보 보다는 외형성장이나 단기수익 추구 현상 때문이다.

GA 소속설계사 역시 상품비교설명 의무가 있으나 수수료 체계에 따라 소비자에게 높은 수수료 상품 위주로 계약 체결을 권유하는 경향이 크다. 

결국 계약 건당 수수료는 보험계약유지율이나 불완전판매비율 등과 관련성이 높지 않고 오히려 모집인력 규모와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김 연구위원은 "보험회사가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 산정 과정에서 판매량만을 과도하게 반영할 경우 고객의 의향은 외면한채 상품판매로 이어질 수 있어 수수료 산정시 모집의 질적 요소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감독당국 차원에서도 불완전판매에 대한 판매자책임 문제나 GA에 대한 영업행위 규제 등의 검토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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