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포섭 절실한 정치권, 게임 정책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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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포섭 절실한 정치권, 게임 정책 경쟁 '치열'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1.07.12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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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아 정치권, 게임 정책 마련 가속화
'셧다운제 폐지', '블록체인 게임 규제 완화' 최대 화두로 떠올라
'마인크래프트' 이미지.
'마인크래프트' 이미지.

최근 정치권에서 MZ세대를 포섭하기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선의 캐스팅 보트를 쥐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MZ세대가 영향력을 키운 가운데, 이들의 중심 문화인 '게임'을 놓고 정치권이 맞춤형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1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여야 정치권이 MZ세대를 새로운 핵심 지지층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게임 정책 마련을 선결 과제 가운데 하나로 삼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게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한국 게임업계의 외형도 큰 성장을 이뤘지만, 관련 정책은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이를 놓고 대대적 수술이 필요하다고 바라본 것이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상헌 의원이 게임업계를 개혁하기 위해 가장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의원은 최근 게임 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를 연속으로 개최하고 있는데, 특히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마련할 것을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촉구하고 있다.

이 의원은 "게임업계도 사행성과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일정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게임물관리위원회도 블록체인기술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면서 "이번 토론회가 명확한 등급 분류기준 마련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인기작인 '마인크래프트'가 국내에 존재하는 셧다운제로 인해 '19금 게임'이 되는 의아한 상황이 연출되며 정치권에서는 해당 제도를 폐지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허은하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데, 허 의원은 최근 법안을 발의하며 청소년보호법 26조를 삭제하고 '인터넷 게임 중독'이라는 용어를 '인터넷게임 과몰입'으로 바꾸자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허 의원은 "지난 10년간 운영돼 온 셧다운제가 실효성은 떨어지고 가정의 사적 자유만 불필요하게 침해된다는 점이 여러 사례로 들어났기 때문에 개선에 대해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여권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역시 셧다운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이자 최다 우승국"이라며 "정부가 청소년 셧다운제 폐지를 검토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셧다운제 폐지에 대해 목소리를 보탰다. 이 의원은 게임업계에 대해 정책적 지원을 대대적으로 펼쳐 게임산업을 우리나라 신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마인크래프트가 19금 성인게임이 될 위기에 빠지면서 셧다운제로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고 심지어 여가부폐지 문제로까지 논란이 번지고 있다"면서 "게임산업은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셧다운제와 같은 낡은 제도에 발목잡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한국 게임업계에 큰 불만을 낳고 있는 한국과 중국 게임 산업 간 무역 불평등 문제에 대해서도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 게임의 경우에 한국 시장에 별다른 규제 없이 진출해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데 반해 한국 게임들은 중국 판호 발급에 가로막혀 중국 진출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는 상황인데, 민간 차원에서 해결이 힘든 이 문제를 정치권이 나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와 같은 여야의 정책 대결은 당내 경선이 끝난 뒤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MZ세대가 핵심 유권자로 떠올랐기 때문에, 이를 공략하기 위해 게임과 관련된 정책을 내세우지 않고는 MZ세대를 포섭하기 어렵다고 바라보는 것이다.

실제 국민의힘 사무처에 따르면 5월 12일부터 한 달간 2만3000여 명이 당원으로 새롭게 입당했는데, 이 가운데 신규 당원 36% 정도가 2030 MZ세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MZ세대의 정치권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여야가 내놓고 있는 게임 관련 공약을 실현에 옮기지 않는다면 크게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과거에는 게임을 즐기던 MZ세대가 비유권자였기 때문에 공약 이행 실태를 놓고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없었지만, 이제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권자층이 돼 정당 혹은 정치인의 지지율에 막대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여야를 가리지 않고 게임 관련 정책들이 쏟아지는 것은 유저와 게임기업들에게 환호받을 만한 일이다"면서도 "MZ세대의 표를 얻기 위한 잠깐의 쇼라고 바라보는 회의적인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공약 이행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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