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분쟁] SK이노 감사위원회의 질책 "미국 사법절차에 너무 미흡했다"...LG의 무리한 요구는 "수용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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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분쟁] SK이노 감사위원회의 질책 "미국 사법절차에 너무 미흡했다"...LG의 무리한 요구는 "수용불가"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3.11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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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이사회, 美 ITC 최종 결정 관련한 이사회 차원의 검토를 위해 3월 10일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확대 감사위원회 개최
감사위원회 "글로벌 수준의 소송 대응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시급하고 중대한 일”
경쟁사의 요구 조건 면밀히 검토하겠지만 무리한 요구는 수용 불가능 할 것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소송'에서 진 SK이노베이션이 이사진들이 사안을 정리하고, 향후 대응책 마련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무리한 요구에는 응할 수 없음을 공식화 했으며, 글로벌 분쟁대응 전문가를 선임키로 했다. 

미국 사업을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의 요구를 수용하지말라고 경영진에 권고한 셈이다. 이러한 감사위원회의 입장이 향후 LG-SK 배터리 보상문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보상문제가 업계의 예상보다 훨씬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위원회, 경영진이 미흡한 대처, 강하게 질책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독립적으로 최근 美 ITC 최종 결정과 관련, 이번 사안을 심층 검토하기 위해 10일 오후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확대 감사위원회를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사외이사들은 美 ITC 최종 결정과 관련하여 담당 임원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검토 의견을 냈다. 이는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권한을 가진 SK이노베이션 이사회가 유사한 상황의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보완책 마련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감사위원회는 최우석(대표감사위원, 現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김종훈(이사회 의장, 前 통상교섭본부장), 김준(사외 이사, 現 경방 회장)로 구성되어 있으며, 회계감사,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진단/운영 등의 독립된 활동을 수행하는 이사회 내 감사 기구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美 ITC 소송에서 향후 10년간 수입금지 조치를 받았다. 문서 삭제로 인해 영업비밀 침해 여부는 다투어보지도 못한 상태다. 

이날 감사위원회는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분쟁 경험 부족 등으로 미국 사법 절차에 미흡하게 대처한 점을 강하게 질책했다. 

이어 이번 일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내부적으로 글로벌 소송 대응 체계를 재정비함과 동시에 외부 글로벌 전문가를 선임하여 2중, 3중의 완벽한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빠른 시일 안에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체계를 고도화 하기 위하여, 미국에서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선임하는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최우석 대표감사위원은, “소송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방어의 기회도 갖지 못한 채 미국 사법 절차 대응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패소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면서,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대해 가야 하는 시점에서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글로벌 기준 이상으로 강화하는 것은 매우 시급하고 중대한 일”이라고 말했다.

수용불가 2가지 기준 제시...첫째, 미국 배터리사업 지속할 의미, 둘째 사업경쟁력 현격히 약화

아울러 SK이노베이션 감사위원회에서는 최근 SK이노베이션 측이 새롭게 제시한 협상 조건 및 그에 대한 LG에너지솔루션 측의 반응 등 지금까지의 협상 경과에 대해서도 보고를 받았다. 

이에 대해 감사위원회는 “경쟁사의 요구 조건을 이사회 차원에서 향후 면밀히 검토하겠지만, 사실상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요구 조건은 수용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수조원 대의 합의조건에 응하지 말라고 시사한 것이다. 

또한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美 ITC 소송 관련 대응을 위한 입장 정리와 근본적인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서는 주요 사안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빠른 시일 내 대덕 배터리 연구원 등 현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SK이노베이션은 특허분쟁 부문 등을 포함한 글로벌 외부 전문가 영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감사위원회가 LG에너지솔루션의 무리한 요구조건은 수용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천명하면서 향후 양사간 합의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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