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인텔의 반도체 '위탁생산' 방침, 삼성에게 파운드리 키울 기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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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인텔의 반도체 '위탁생산' 방침, 삼성에게 파운드리 키울 기회될까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1.14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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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스완 인텔 CEO, CES 2021서 "외부 파운드리에 칩 위탁생산할 가능성 있다" 밝혀
- TSMC에 위탁생산 가능성 높은 상황…차기 CPU도 TSMC에 맡긴다는 소식 전해져
- 5nm 및 3nm 공정 가능한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 뿐, 삼성전자 간접적 수혜 가능성 有

밥 스완 인텔 CEO가 자사의 칩 생산을 외부 파운드리 회사에 맡길 가능성이 있음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삼성전자가 얼마나 수혜를 입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국내 증권업계는 올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를 포함한 비메모리 사업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진단했다. 

스완 CEO는 12일(현지 시간) CES 2021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우리가 모든 혁신을 직접 수행할 필요가 없다. 이는 우리가 더 많은 아웃소싱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제조 환경에서 다른 업체의 공정 기술을 활용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홈페이지]
[인텔 홈페이지]

반도체 분야의 선두주자를 달리던 인텔은 지난해 매출 부진, 경쟁사의 성장으로 인한 점유율 하락 등으로 부진을 겪어왔다. 차세대 7nm 공정으로의 전환도 내부 목표보다 1년 가량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인텔이 반도체 설계에 역량을 집중하고, 생산은 외부 파운드리 업체를 통한 위탁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칩을 위탁생산할 업체 후보로는 파운드리 업계 1·2위인 TSMC와 삼성전자가 거론된다. 최근 미 블룸버그통신은 "인텔이 오는 2023년부터 생산하는 7nm칩을 TSMC나 삼성전자에 맡기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며 "이번 달 내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두 업체 중에서 인텔의 수주를 받을 가능성이 더 높은 업체는 TSMC다. 블룸버그통신은 "TSMC는 인텔의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4nm·5nm 라인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러나 삼성전자는 TSMC에 비해 초기 단계의 협의를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역시 13일 발표한 자료를 통해 동일한 전망을 내놨다. 자료에 따르면 인텔은 올해 하반기에 차세대 'core i3 CPU' 생산을 TSMC의 5nm 공정에 대량으로 맡길 계획이다. 2022년 하반기에도 중급 및 고급형 CPU 생산을 TSMC의 3nm 공정에 위탁한다.

인텔은 이미 CPU 외의 칩 생산의 15~20% 가량을 TSMC와 UMC에 위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써 인텔과 TSMC와의 협력은 더욱더 공고해 질 전망이다.

인텔로부터 직접 수주를 받을 가능성은 낮으나, 삼성전자도 간접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 5nm·3nm 등 최신형 공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건 TSMC와 삼성전자 두 업체밖에 없어 TSMC가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이 삼성전자에게 위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TSMC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수많은 파운드리 업체들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있다"며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삼성전자가 TSMC의 초과 수주량을 받아내거나, 다른 업체들이 TSMC 대신 삼성전자를 선택하는 등 간접적으로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인텔 수주 건과는 별개로 실적과 전망 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상황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액은 37억1500만달러(약 4조원)로, 전년 동기에 비해 25% 가량 성장했다.

증권업계는 올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를 포함한 비메모리 사업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안타증권은 2021년 반도체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비메모리반도체 사업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6% 증가한 21조2000억원, 영업이익이 52% 증가한 3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성장이 본격화하고 고객수 증가와 생산능력 확대로 비메모리 관련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1% 상승한 22조2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하반기 IBM·엔비디아·퀄컴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들의 수주를 받았다는 점도 기대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각 수주의 계약 기간이나 물량이 달라 구체적인 효과가 언제 나타날 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분야는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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