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설계사 떼어내 승부수 띄우는 보험업계···영업조직 대수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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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설계사 떼어내 승부수 띄우는 보험업계···영업조직 대수술 예고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0.12.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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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현대해상 등 전속판매채널 분사 예정
- 제조와 판매 조직 분리로 '보험판매전문회사' 급물살 탈 듯
- 어려운 업황 극복하기 위한 경쟁력 제고 및 비용절감 자구책 의견도
전속설계사 조직의 분사를 계획하고 있는 한화생명(좌측)과 미래에셋생명[사진=각사 제공]

 

대형 생·손보사들이 전속판매채널 분리 움직임을 보여 연말 보험업계의 전반에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속판매채널 분리는 아직 국내 보험업계에서는 시도된 바 없는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조직을 분리하는 전략으로 대규모 직원이동과 조직개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미래에셋생명은 상품 및 서비스 중심의 미래형 보험사 체제 전환을 목표로 전속 판매채널을 우선 분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 3월 최종 개편을 위해 '채널혁신추진단'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상품과 판매조직의 분리, 일명 '제판(製販)분리'는 이미 보험 선진국에서 활성화돼 있다. 보험회사는 혁신상품 개발과 고객서비스 및 자산운용에 집중하고, 판매채널 회사는 마케팅 인프라를 모아 종합금융상품 판매회사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상품 구매 시 여러 회사의 상품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소비자선택권이 넓어지는 장점이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업계 영업 현장이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로 판매주도권이 전환되는 흐름에 대응해, 현재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중심으로 판매채널을 재편하고, 성장동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한화생명이 이르면 내년 초 전속설계사 채널을 분리해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직속의 법인영업부문과 방카슈랑스 채널은 남겠지만 현장 영업부서 직원들의 이동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화생명은 이미 사전 준비작업으로 기존에 별도 운영되던 자회사형 GA 한화라이프에셋과 한화금융에셋을 합병했다. 따로 운영되면서 발생하는 사업비 누수를 막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이 역시 영업환경 변화에 따라 영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자구책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자사 보험상품만 판매할 수밖에 없는 전속설계사 채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손보사의 다양한 상품 판매가 가능한 GA 형태로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형 손보사인 현대해상도 지난 10월 채널전략테스크포스(특별전담조직)를 구성해 자회사형 GA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로 편입된 하나손해보험도 보험대리 및 중개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자본금 200억원 규모의 자회사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보험업계에서는 회사 경영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제판분리 전략은 상품경쟁력 확보 뿐만 아니라 정책리스크도 대비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향후 특수고용직종사자의 고용보험 의무화가 시행된다면 전속 설계사에 대한 운영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전속채널 중심의 영업 방식으로는 상품경쟁력 확보가 제한적이다" 이에 "자회사형 GA 형태가 판매경쟁력 강화와 설계사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자사 보험상품의 판매 실적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영업채널 분리 과정에서 대규모 직원이동과 조직개편도 불가피할 전망으로 앞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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