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대한항공, '실탄' 확보 가속화...아시아나 동반부실 우려 잠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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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대한항공, '실탄' 확보 가속화...아시아나 동반부실 우려 잠재울까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12.03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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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 자본잠식률 56%...대한항공, 1년내 갚을 부채 3조원 넘어
- 왕산레저개발, 칼 리무진 등 매각 '속도'...내년 2~3조원 기안기금 수혈 전망
- 우기홍 사장 "아시아나에 1조8000억원 투입하면 유동성 상당부분 해결"
- 증권가선 코로나19發 여객수요 부진 장기화 시 동반부실 우려 나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와의 통합을 추진 중인 가운데, 동반부실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최근 자산 매각을 잇따라 진행하며 '실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대한한공이 업계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이와 관련, "통합 항공사의 동반부실 우려의 중심에 코로나가 있다. 산은과 대한항공 측이 주장하는 시너지 효과도 실상 비행기를 띄울 수 있을 때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라며 "더욱이 인력 구조조정 없이 수익성 증대를 어떻게 꾀할 것인지에 대해 답변이 개운치 않다. 대한항공의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2일 대한항공의 모기업 한진칼에 유상증자 대금 5000억원을 투입했다. 3일에는 교환사채 인수금액으로 3000억원을 한진칼에 추가로 넣는다. 한진칼은 이 자금을 대한항공에 투입해 오는 4일 아시아나 인수계약금 3000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일 법원이 사모펀드 KCGI가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양사의 통합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하지만 잠본잠식률 56%에 달하는 아시아나는 물론이고 대한항공 역시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가 3조원을 넘어서는 등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다. 코로나19 사태 속 화물사업 호조로 잠시 숨을 고르고 있지만, 여객 수요 회복은 여전히 요원하다. 동반부실에 대한 우려가 계속 제기되는 까닭이다.

[사진 연합뉴스]

대한항공은 업계 안팎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회사가 추진해오던 자구안을 기반으로 한 자금 확충에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그간 지지부진했던 왕산레저개발 매각에 종지부를 찍었다. 최근 칸서스·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왕산레저개발 매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매각 대금은 1300억원으로 거래 완료일은 내년 1분기다. 

또한 회사는 중견 사모펀드 운용사인 케이스톤파트너스와 칼 리무진 매각을 두고 협상 중이다. 매각은 내년 초 완료될 예정이며, 매각 금액은 200~3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제주 연동 사택 등 유휴 자산 매각으로 약 420억원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단, 자구계획의 핵심인 '송현동 부지'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안이 나오면서 매각에 급물살을 탔으나, 서울시가 지난달 25일 합의 서명식을 하루 앞두고 갑자기 말을 바꿔 매각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해당 부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약 4500~5500억원에 매각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대한항공은 왕산레저개발 등의 매각 외에도 이달 중 기내식 및 기내판매 사업을 한앤컴퍼니에 9906억원에 넘긴다.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윌셔 그랜드 센터를 운영 중인 한진인터내셔널의 지분 매각은 잠시 중단됐으나, 자산 가격의 변동 추이를 살피며 매각 시기를 조율 중이다. 앞서 회사는 유상증자를 통해 1조127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우기홍 사장. [대한항공 온라인 기자 간담회 캡처]

항공업계의 재편을 위해 양사 통합을 추진 중인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에 대한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투입을 논의 중이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지난달 19일 기금 지원에 대해 "현재 검토단계에 있다"며 "향후 코로나19 전개상황 및 대한항공의 유동성 상황에 따라 기안기금 투입을 논의할 것이다.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도 유동성 우려 해소에 나섰다. 우 사장은 지난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하면 내년까지 아시아나에 필요한 유동성은 상당히 해결된다"며 "실사를 통해 내후년 및 그 이후의 자금소요 상황을 살펴보고 산업은행과 협의해 기안기금 필요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내년에 2~3조원가량의 기안기금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는 산은이 아시아나에 2조4000억원,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 등 3조6000억원이 지원된 바 있다. 

증권가에선 향후 대한항공의 추가 증자 가능성도 제기됐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되고 아시아나 경영개선에 실패할 경우 아시아나의 운영자금 수혈을 위해 대한항공이 추가 증자를 결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박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코로나19가 종식돼 여객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 그만큼 의 수혜를 누릴 전망이나, 여객수요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동반부실 우려도 있다"고 봤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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