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이 아버지 잠든 용인 선영 두고 수원에 유택 정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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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이 아버지 잠든 용인 선영 두고 수원에 유택 정한 이유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10.29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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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회장 장지 수원 선택...홍라희 여사 뜻 반영
- 수원 가족 선영, 삼성전자 수원-화성 사업장과 가까워...반도체 신화 고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수원 가족 선영에 영면한 가운데 이 회장이 용인 선영에 묻힌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다른 장지를 정한 이유를 두고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의 장지가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에 위치한 가족 선영으로 결정된데는 홍라희 여사의 뜻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의 이 회장 입관식은 원불교식으로 진행됐는데, 이 회장은 1973년 원불교 신도인 장모 고 김윤남 여사의 영향으로 원불교에 입교해 홍 여사와 함게 신앙활동을 했다. 고인의 원불교 법명은 중덕(重德), 법호는 중산(重山)이다. 

홍라희 여사(가운데)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부축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연합뉴스]

수원 가족 선영은 이병철 창업주가 1967년 조성한 곳으로 이 창업주의 부모와 조부가 잠들어 있다. 이병철 회장은 경남 의령 소재 선대의 묘를 옮겨 수원 선영을 가꿨다. 하지만 이병철 창업주 본인은 정작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 위치한 또 다른 선영에 묻혔다. 

수원 선영은 삼성전자 본사 수원사업장 '삼성디지털시티'가 있는 인접 지역으로 반도체 사업을 향한 이건희 회장의 꿈과 평생의 노력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수원 선영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은 직선거리로 약 10km, 차량으로 20여분 거리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1969년 수원에서 창업한 이래 한 차례도 본사 근거지를 바꾸지 않았다.

또한 이건희 회장이 마지막으로 들른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은 수원과 인접해 있다. 화성사업장은 이 회장이 1983년 이병철 창업주와 함께 직접 사업장 부지를 확보하고 착공식과 준공식까지 직접 챙긴 곳이다. 이 회장은 1984년 기흥 삼성반도체통신 VLSI공장 준공식부터 2011년 화성 반도체 16라인 기공식과 준공식까지 총 8번의 공식 행사에 참석했다. 수원 선영은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접근성도 좋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과 화성사업장을 자주 들러 반도체 사업을 챙겼다"며 "수원 선영으로 장지를 결정한 것은 이 회장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홍라희 여사의 뜻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故) 이건희 회장 운구 행렬이 28일 오후 장지인 경기 수원 선산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편, 삼성은 용인 선영에서 매년 11월 19일 이병철 창업주를 기리는 추도식을 연다. 이병철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 명예회장의 CJ그룹도 별도로 이곳에서 추도식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삼성과 CJ가 분쟁을 벌인 이후 범삼성가는 한 자리에 모이지 않게 됐다.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은 용인 선영에 묻히지 않고 경기 여주시 연하동 해슬리골프장 인근의 CJ일가 선영에 묻혔다. 신세계, 한솔그룹 등 다른 범삼성 계열사도 매년 오너가와 주요 임원들이 용인 선영을 찾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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