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주축 40~50대 회장 '세대교체'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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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주축 40~50대 회장 '세대교체' 가속도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10.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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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이건희 별세 이후 이재용의 회장직 승계작업 공식화 수순
- 재계 창업 1·2세대 저물고 경영 3·4세 시대 본격화
- 4대 그룹 이어 한화 GS 현대중공업 LS 신세계 등도 세대교체 나서

이건희 회장이 세상을 뜨면서 삼성 현대차 등 재계는 40~50대 뉴리더를 주축으로 한 '경영 3·4세 시대'로의 세대교체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에 1·2세대 경영인의 별세나 일선 후퇴가 이어지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가 바뀌는 '세대교체'가 이어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한 이후 지금까지 회장 직함을 달지는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08년 5월, 이 부회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했다. 사실상 회장 역할을 수행해온 것. 

올해 신년 행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이 함께 자리했다.

따라서, 이 부회장의 회장직 등극은 재계 관례상 1~2달 내에 이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재판 등 외부 상황이 녹록치 않아 승계작업은 늦춰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부회장은 그간 사업구조 재편과 경영 혁신 작업을 진두지휘하며 총수로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5년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직을 물려받아 공식 승계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를 경우 4대 그룹은 모두 40~50대 총수가 이끌게 된다. 이 부회장이 52세,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50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9세로 최연장자다. 최연소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42세다.

한국 경제의 '산업화' 시대를 이끈 재계 1·2세 세대는 유독 지난해와 올해 사이에 별세가 많았다. 지난해 4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타계했다. 같은 달, 장남인 조원태 회장(45)이 한진그룹의 총수에 올랐다. 

2018년 5월에는 LG그룹 3대 회장인 구본무 회장이 갑자기 별세했다. 그해 6월, 당시 40세였던 장남 구광모 상무가 LG그룹 회장직에 오르며 '4세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올해 1월에는 롯데 창업주인 신격호 전 명예회장이 별세했다. 롯데그룹은 같은 해 3월,  한국과 일본의 경영을 총괄하는 신동빈 회장 체제로 전환했다. 

(왼쪽부터)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왼쪽부터)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현대차그룹은 지난 14일, 정몽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직에 등극했다. 올해 82세인 정몽구 회장은 지난 7월 대장게실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앞서 SK그룹은 1998년 최종현 회장이 세상을 떠나자 38세의 나이에 최태원 회장이 총수에 올랐다. 

한화, GS, 현대중공업, LS, 신세계, CJ 등 여타 그룹도 3·4세 시대로의 변화를 모색 중이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3세 경영' 전면에 나섰다. 김동관 사장이 화학·방산 계열사를,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금융 계열사들을 맡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GS그룹은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4세 경영'에 돌입했다. 2018년 말에는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부사장이 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지주사 경영지원실장 등 요직을 겸임하며 그룹을 이끌고 있다.

LS그룹에서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구자열 LS그룹 회장 장남인 구동휘 전무 등 3세들이 모두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포진했다. 당시 LS그룹은 고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인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지만 구 부사장이 “경영수업이 더 필요하다”며 물러서면서 본격적 세대교체는 유보됐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은 지난 9월 아들 정용진 부회장과 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에게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8.22%를 증여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백화점의 최대 주주가 됐다. 세대교체에 돌입했다는 얘기다.

이건희 회장의 별세에 따라 재계는 창업세대가 저물고 이재용 부회장 등 뉴리더가 전면에 나서게 됐다. 올해 들어 정의선 현대차 회장을 중심으로 이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릴레이 회동을 가진 것은 '뉴리더 시대'의 서막인 셈이다. 

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이제 재계는 실질적으로 X세대가 주도하게 됐다"며 "이재용 부회장은 당면한 법적 분쟁은 물론 지배구조 개편, 상속세 문제 등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이병철·이건희 선대회장에 이어 삼성 총수로서 이를 뛰어넘는 성과로 자신을 입증해야 할 큰 숙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등 산적한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고 '3세 경영' 체제와 '뉴 삼성'으로의 전환에 어떻게 안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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