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조건에도'...제주항공·대한항공, 기안기금 2호·3호 되나
상태바
'까다로운 조건에도'...제주항공·대한항공, 기안기금 2호·3호 되나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09.30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제주항공, 매출 전년동기대비 80.6% 급감...차입금 규모 6500억원
- 대한항공, 원리금 상환액 매월 4000억원 이상...신용등급 하향 압력 높아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들이 극심한 유동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대표 항공사인 제주항공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에 이어 기안기금을 수혈해 유동성 위기 극복에 나설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대한항공이 하반기 자금 압박으로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신청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안기금은 코로나 사태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을 위해 조성한 40조원 규모의 기금이다. 기금 지원을 받으려면 일정 요건을 갖춰야 하고, 특히 까다로운 조건이 동반돼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 따른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항공사들은 지원대상에 해당하더라도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현금유입 등 자금 추이를 고려해 가능한 한 미루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 지원 요건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발생, 총차입금 5000억원, 근로자수 300인 이상 등이다. 기금 지원에는 최소 90% 이상의 고용 총량 6개월간 유지, 배당·자사주 매입 금지 등의 조건이 붙는다. 

이 같은 조건에도 제주항공은 유동성 위기로 기안기금을 신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주항공이 기금 지원 요청 시 지원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객 매출이 대부분인 제주항공은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723억원, 6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2분기 분기보고서 기준 차입금 규모도 6500억원대다.

이날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에 대해 유상증자 성공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넉넉한 수준이 아니라고 평했다. 유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제주항공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80.6% 하락했고, 고정비 부담으로 영업적자 지속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목표주가를 2만7355원에서 1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제주항공(위), 대한항공(아래). [사진 각사]
 [사진 각사]

국내 항공업계 1위인 대한항공은 당초 기금 '1호' 지원기업으로 유력했으나, 지난 2분기 화물사업 호조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대한항공도 하반기 자금 압박이 극심해 기금 지원을 신청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 지원과 자구책 등으로 유동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막대한 차입금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원리금 상환액이 매월 4000억원 이상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4월 1조2000억원의 정부 자금 수혈에 이어 지난 7월 유상증자를 통해 1조1000억원을 조달했다. 또 기내식과 기내면세품 판매사업을 매각해 8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추가 확보했다.

대한항공 신용등급 변동추이. [자료 한국신용평가]<br>
대한항공 신용등급 변동추이. [자료 한국신용평가]

이에 신용등급 하향 압력도 높은 수준이다. 전날 한국신용평가의 '유통 및 항공산업 크레디트 이슈 점검' 세미나에서 박소영 기업평가본부 애널리스트는 "대한항공은 금융리스 방식의 기단 도입과 장래매출채권 유동화, 이자 비용 등으로 단기 상환 부담이 높은 가운데 금융시장 접근성이 저하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화물 호조로 영업흑자를 유지하나 내년은 국제선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화물 단가가 하락해 대규모 영업적자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BBB+'다. 다수의 신용평가사는 회사 신용도를 '부정적' 또는 '부정적 검토 대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