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과거 금융·경제위기와는 다른 양상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른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안정적인 투자를 찾는 이들이 바쁘다.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금·은과 같은 귀금속 투자다.
금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월 16일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는 금 1g의 가격이 6만8220원에 마감됐다.
전거래일 대비 0.70% 올랐고, 지난 2014년 3월 개장 이후 최고가다.
4월 10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굳이 전문가들의 견해를 빌지 않더라도 금값의 상승세는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투자자들의 심리는 주식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개미'들의 투자성향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량주 투자로 돌아선 것.
대표적 귀금속 중 하나인 은 가격은 어떨까?
금은비(Gold Silver Ratio)는 최근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크게 벌어지고 있다.
GSR은 금 1트로이온스로 살 수 있는 은의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이 최근 말도 못하게 뛰고 있다.
거래 중 순간 최고 125.89까지 치솟는가 하면, 4월 15일 기준 111.81로 마감되기도 했다.
17일 현재도 111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일각에선 이와 같은 금은 가격 격차를 두고 세계적 경기둔화를 우려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봤을때, 과거 금과 은이 화폐처럼 통용되던 시기의 교환비율은 15:1 가량이었다고 한다.
광물학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가격비가 채굴가능한 금과 은의 매장량 비율과 유사하다고도 말한다.
IMF 등을 태동시킨 1944년 브레턴우즈 협정 이후 GSR은 33 수준으로 유지된다.
1990년대 이후에 들어서면 GSR 평균은 65 수준이었다.
GSR이 '이상징후'를 보일 때마다 세계적 수준의 경제문제가 터졌다.
그것이 희대의 금융사기든, 전쟁이나 기아, 천재지변과 같은 일이든,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는 일이었다.
이와 같은 역사로부터 아무리 배워도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는 것은 금과 은의 '위상'이 조금 다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금과 달리 은은 산업용으로 수요가 높다.
통상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에 반해 금은 장신구 등의 순수한 귀금속으로 수요가 높고, 혹은 안정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래 없이 크게 벌어진 GSR을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전 세계 산업과 물류가 일시정지에 가까운 상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더욱이 경제위기가 닥칠 것을 우려한 이들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닥치는대로 팔아치웠던 것이 은값 하락을 가져왔다는 것.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전무는 "금과 마찬가지로 은 가격도 점차 오르고 있는 추세"라며 "시세차익을 바라보고 있는 투자자들이 이미 은 매입을 다량 시작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한다.
한국금거래소만 하더라도 미리 선주문을 받아 놓고, 미처 물량을 대지 못해 대기 중인 실버바 예약분이 16일 기준 7.6톤에 달한다고 한다.
주식시장에서 '동학개미운동'이란 희화적 표현이 회자되는 것처럼,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는 현상은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이미 투자의 냄새를 맡은 이들은 널리 알려진 정보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금과 은이 귀금속이라고 불리는 까닭은 빤한 이야기지만 귀하기 때문이다.
이미 지구상에서 뭍에 드러난 금 매장량은 어느 정도 파악된 형국이다.
또 단순히 매장돼 있는 것을 발견한다고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채굴과 정련, 가공, 운송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채산성이 있어야 한다.
수요·공급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도심지 인근에 광산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한국에 남아 있던 마지막 금광은 지난 2012년 문을 닫았다.
박종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