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경영’ 나선 정유업계… 정부 지원책에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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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경영’ 나선 정유업계… 정부 지원책에 ‘숨통’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4.0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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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3주째 마이너스… 공장 돌리는 게 손해
정부, 비축유 추가 확보 등 지원책 마련 나서
국내 정유사 유조차. [사진=연합뉴스]
국내 정유사 유조차.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수요 감소 등 여파로 3주째 마이너스 정제마진을 기록하면서 정유업계가 생존 경영에 나섰다. 공장 가동을 축소할 정도로 긴축 경영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정유업계의 막힌 속을 터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석유수입·판매부과금 납부를 3개월 연장하고 비축유 구매를 늘리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올해 정부 부문 비축유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이번에 추가되는 비축유는 원유 49만, 경유 15만으로 총 64만 배럴이다. 정부의 이번 비축유 수급 계획은 지난해 27만 배럴의 2.5배 수준이다. 이번 정책 배경에는 국제유가가 하락한 시점에 저렴한 가격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국내 정유업계를 지원하는 목적이 담겼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정유업계로서는 정부의 비축유 구매 결정으로 숨통이 트이게 됐다. 앞서 산업부는 4~6월 석유수입부과금 징수도 납부기한으로부터 90일 동안 유예하기로 했다. 업계로서는 유동성 확보에 여력이 생겼다.

석유수입부과금은 원유 관세에 추가로 내는 일종의 준조세로 각 정유사가 L당 16원씩 낸다. 2006년 L당 16원으로 고정된 뒤 국제유가 변동과 관계없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보니 대금을 받기 어려운 데다 시설 투자 비용 등을 충당하기도 힘든 부분이 있다”며 “정부의 조치들로 유동성이 개선되고, 수요나 가격 측면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달 정유사들에 대한 지원책으로 발표한 ‘원유 관세 2개월간 유예’ 연장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정유사들은 해외에서 원유를 들여올 때 원유 가격의 3%에 달하는 관세를 내야 한다.

정유업계는 올해 1분기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로 항공유는 물론 경유나 휘발유 등의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지난달 6일 감산 협의 실패로 공급은 줄지 않으면서 국제유가까지 크게 하락해 정제마진은 3주째 마이너스다.

실제 정제마진은 3월 셋째 주 배럴당 -1.9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2주 연속 -1.1, -1.4달러로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공장을 가동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정유업계는 공장 가동을 줄이고, 정기보수를 앞당기는 등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다.

SK에너지는 원유 정제공장 가동률을 100%에서 85% 수준까지 낮췄으며 추가 하향 조치도 검토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이미 시장 상황이 악화한 점을 반영해 통상 하반기에 진행하던 정기보수를 지난 8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앞당겼다.

이런 상황에 이날 열리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 회의)의 긴급 감산 협의에도 관심이 쏠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요 감소는 회복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러시아와 사우디가 감산 합의를 해 유가가 올라간다면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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