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앞에만 서면 약해지는 재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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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앞에만 서면 약해지는 재계, 왜?
  • 조아라 기자
  • 승인 2016.11.0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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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유착한 것으로 알려진 대기업들에 대한 검찰수사가 롯데·SK그룹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줄소환 위기에 처한 기업들은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가장 먼저 수사선상에 오른 기업은 롯데와 SK그룹이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미르·K스포츠 재단에 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강요나 압력은 없었는지 롯데와 SK그룹 임원진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50여개 기업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한다는 검찰 발표가 있은 지 하루가 지난 3일 오전, 삼성그룹 임원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말을 사주고, 승마장을 구입하는 등 적극 지원한 의혹에 대해서다. 게다가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186억원을 지원키로 약속한 점이 추가로 드러나 검찰의 날선 칼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조사는 대기업 수사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업계에서 “삼성은 시작일 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삼성 관계자는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모든 것이 투명하게 밝혀져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CJ그룹(이재현 회장)도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잠재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뒷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의 복귀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특정경제범죄법상 탈세·횡령 등의 혐의로 2014년 항소심과 지난해 파기환송심에서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때 최 씨의 측근인 차은택 씨가 투자한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에 CJ가 1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이 회장이 ‘8·15 광복특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싸고 의혹이 제기됐다. CJ가 이 회장 사면복권을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지원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CJ 관계자는 “당시 회장의 건강 악화가 사면 이유가 된 것이지 최순실 씨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은 정부의 요청에 의한 주력사업이다. 그만한 자금을 투자하려면 사업성을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단지 회장의 사면을 위해 조 단위가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한화그룹(김승연 회장)이 최 씨 유착 의혹에 휩싸인 건 승마협회에 손을 대면서다. 한화그룹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가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도록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승마협회장이던 신은철 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부회장은 이같은 비선실세 논란으로 결국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한화그룹도 승마협회에서 손을 뗐다.

의혹은 계속됐다. 승마 국가대표로 활동한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이 정 씨와 친분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다. 한화와 최 씨가 이 두 사람의 친분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검찰 조사를 받은 일부 기업 관계자들은 강제에 의한 기부였다며 “억울하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건은 ‘대가성’이다. 만약 기업의 지원 또는 기부행위가 대가를 바란 부정한 청탁으로 인정된다면 처벌 가능성도 높아진다. 향후 미르·K스포츠 재단에 제공된 자금의 성격이 기업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조아라 기자  archo@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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