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얼어붙은 서민경제···금융권 연체관리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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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얼어붙은 서민경제···금융권 연체관리도 비상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02.2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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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보증사고건수 늘어나며, 보증기관 빚 부담도 증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시 중소기업,자영업자 부실 위험 증가 우려
▲ 은행 자동화기기 코너의 방역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은행 자동화기기 코너의 방역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에 서민경제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의 연체관리도 비상이다

여행예약, 종교예배, 결혼식등 단체행사가 잇달아 취소·연기되면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연체율 증가 우려 목소리가 높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권은 지난 7일부터 8영업일간 5683건 약 3228억원의 자금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지원했다.

이중 4,952건 2315억원은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나머지는 시중은행과 카드사 등 민간금융회사를 통해 지원됐다.

정책금융기관의 경우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기계·금속·제조업에 주로 자금이 지원됐다.  코로나19 관련 피해 중소기업에 766건,1371억원,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를 위해서는 약 944억원을 공급했다.

시중은행들은 숙박업, 음식점업, 도매업, 섬유·화학제조업에 자금 지원이 많이 됐다.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179건, 864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신규 대출은 171억4000만원, 기존 대출 만기연장·원금상환 유예는 63건, 428억8000만원이었다.

이와같은 금융권의 지원과 별도로 내수 악화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실이 금융권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근래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대구경북지역의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특례보증을 받기 위해 신용보증재단으로 몰려들고 있다.

창구마다 인산인해로, 그만큼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경제 피해가 크다는 의미다. 

여행사를 운영하는 이지역의 한 업체는 예약의 90%가 취소됐고, 다음 달 예약도 거의 없어 운영 자금이 급해 신용보증재단을 찾았다. 이와같이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은 은행의 높은 대출 문턱을 넘기 위해 너도나도 특례 보증을 신청하고 있다.

시중 은행에는 소상공인들이 보증이나 담보로 해서 받을 수 있는 대출 상품이 없다. 그래서 국가에서 지원하는 제도를 이용한다. 

신용보증재단의 전체 특례보증 규모는 한정돼 있고 선착순으로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에 시행과 동시에 상담과 신청이 봇물을 이룬다.

경기 악화에 따른 폐업·파산 등의 이유로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보증기관들이 세금으로 대신 떠안는 빚도 덩달아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자영업 부실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폐업 및 연체로 대출금 상환이 어려워진 영세 자영업자 사고율은 3.1%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에도 2%대였던 사고율이 2018년 이후 2년 연속 3%대를 기록한 것이다. 

사고율은 전체 보증액 중 이자나 원금이 일정기간 연체된 비율로 이 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대출금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많다는 뜻이다.

전체 보증에서 소상공인의 비중은 89.9%(2019년 11월 기준)에 달하며 보증건수도 97.7%로 압도적이다. 

신용보증재단의 보증 대부분을 소상공인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빚을 못 갚는 자영업자가 늘수록 보증기관의 재정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자영업 경기 악화가 지속될 경우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부실 담보 대출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이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계차주가 누적된 상황인데 이번 사태로 실제 연체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은행 대손비용이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역시 올해 여신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리긴 마찬가지다. 지난해까지 은행권 사상 최대 순익 행진을 가능하게 한 가장 큰 요인도 역대 최저 수준의 연체율 관리였다.

기업은행의 경우 작년말 요주의 여신이 3조7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3% 급증했고 요주의 여신비율도 1.71%로 2012년 1.82% 이후 7년만에 최고치였다. 여기에 올해 코로나19 사태까지 더해져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요주의 여신 증가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아울러, 서민금융기관의 이상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수년간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면서 자산을 크게 늘려왔던 페퍼저축은행이 신용대출 연체율이 급등해 지난달 감독당국이 경영유의 조치를 내린 사례도 발생했다.

금감원은 페퍼저축은행이 최근 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대출 취급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에 비해 신용대출의 연체율이 크게 상승하고 있어, 향후 경기침체 등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까지 1년 6개월여 동안 개인사업자대출 규모를 급격하게 늘려왔다

지난 2017년말 담보대출 취급규모가 4,226억원에서 2019년6월말 6,312억원으로 49.4%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 취급규모는 같은 기간 1,387억원에서 2,816억원으로 103.0%나 증가했다

또, 담보대출 연체율이 2017년말 1.2%에서 2019년 6월말 2.8%로 상승한 반면, 신용대출 연체율은 동 기간 4.8%에서 13.7%로 급등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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