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코리아’...보릿고개 넘고 반등 준비, 신종 코로나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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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코리아’...보릿고개 넘고 반등 준비, 신종 코로나 ‘변수’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2.02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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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램 고정가 13개월 만에 반등...낸드는 이미 완만한 상승세
- 반도체 시장 다운턴 끝날 기미...반도체 수출 증가 신호도 보여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중국 수요 감소 '우려'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업계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2019-nCoVㆍ일명 ‘우한 폐렴’)의 확산에 따른 중국 업체들의 ‘수요 감소’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호황 신호의 변수’로 꼽힌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바닥을 모르고 내리막길을 걷던 메모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솔브레인의 액체 불화수소 추가 생산분을 본격적으로 반도체 공정에 투입한다. 사진은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뉴스룸 캡처]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업계의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사진은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뉴스룸 캡처]

실제로 PC용 D램 고정거래 가격이 13개월 만에 반등했다. 시장조사기관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월 PC용 D램(DDR4 8Gb 기준) 1개당 고정거래 가격은 전월 대비 1.07% 증가한 2.84달러를 기록했다. PC업체들은 반도체 업체들이 지난해 재고 물량을 크게 줄인 만큼, 올해 공급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물량을 선제적으로 늘린 영향이다.

D램 1개당 가격은 2018년 11월 7.19달러에서 같은 해 12월 7.25달러로 소폭 상승한 후 13개월간 줄곧 하락해왔다. 지난해 12월 말까지 2.81달러로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멈추더니, 이번에 0.03달러 반등했다. 오랜 하락세를 벗어날 청신호를 켠 셈이다. 낸드플레시(128Gb)의 고정가격도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수출량도 증가 신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올해 1월 수출 동향에 따르면, 국내 1월 반도체 수출이 감소율이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추출량은 전년 동기대비 3.4% 하락했지만, 그간 감소율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신호인 셈이다. 반도체의 일평균 수출은 7.8% 증가하기도 했다.

일평균 수출 실적 추이. [자료=관세청·산업통산자원부, 그래픽=연합뉴스]
일평균 수출 실적 추이. [자료=관세청·산업통산자원부, 그래픽=연합뉴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중국의 산업의 정체는 반도체 반등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화웨이·샤오미·중국 내 애플 생산업체 팍스콘 등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여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53%가량(시장조사기관 IBS)을 차지하는 글로벌 1위 시장이기도 하다.

한국의 후베이성 수출 비중은 0.3%에 불과해 당장의 수출 타격은 미비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반도체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신종 코로놔 바이러스의 발원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2018년 AWS(아마존웹서비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데이터센터에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하면서 ‘초호황’ 시기를 보냈다. 그러다 이들이 지난해 투자를 줄이고, 데이터센터 구축에 미리 쌓아둔 재고를 사용하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다운턴’에 빠져들었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삼성전자 실적 추이. 30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7조16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7% 줄었다고 공시했다.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59조8848억원과 5조2271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래픽=연합뉴스]
삼성전자 실적 추이. 30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7조16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7% 줄었다고 공시했다.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59조8848억원과 5조2271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래픽=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공시한 반도체 부문의 지난해 총 영업이익은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14조200억원이다. 2018년 반도체 초호황기의 44조5700억원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31일 지난해 영업이익이 연결 기준 2조712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보다 87% 감소한 수치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2360억원으로 2018년 동기보다 무려 94.7% 급감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조4500억원으로, 2조원 후반에서 3조원 초반대 정도였던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13% 증가하며 반도체 반등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매출도 6조9271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1%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만 영업이익을 25조원 올릴 것”이라며 “D램 수요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공급회사들의 보수적인 설비투자가 유지되는 한 수급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조적인 공급 과잉, 수요 약세가 개선돼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설명이다.

SK하이닉스 실적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SK하이닉스 실적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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