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공장 가동 중지' 피했으나...삼성·LG·통신3사, 우한 폐렴 '비상 체제'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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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공장 가동 중지' 피했으나...삼성·LG·통신3사, 우한 폐렴 '비상 체제' 가동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1.2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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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디스플레이 현지 공장 '정상 운영'...TF팀 꾸려 즉각 대응
- 통신3사, 보건당국에 로밍 데이터 기록 제공...능동감시대상자 추적에 협조
- 자택 근무, 출장 제한, 방역 강화 등 비상 대응책 시행

국내 ICT 대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2019-nCoVㆍ일명 ‘우한 폐렴’)의 확산에 따른 ‘비상 대응책’을 시행했다.

중국에 제조 시설을 두고 있는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피해를 줄일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 ‘공장 운영 중단’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피해가 확산될 수 있어 현지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전자와 통신3사 등 국내 ICT 대기업들은 ‘중국 출장 제한’ㆍ‘자택근무’ㆍ‘TF팀 운영’ 등을 시행하며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28일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 입국장에서 중국발 승객들이 검역대를 통과하고 있다. 김해공항은 중국발 승객에 대해서 항공기 게이트 입구 체온측정, 고정검역대에서 발열감시, 유증상자는 역학조사관을 통해 추가적으로 조사를 하는 3단계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 입국장에서 중국발 승객들이 검역대를 통과하고 있다. 김해공항은 중국발 승객에 대해서 항공기 게이트 입구 체온측정, 고정검역대에서 발열감시, 유증상자는 역학조사관을 통해 추가적으로 조사를 하는 3단계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디스플레이, 중국 현지 공장은 ‘정상 운영 중’...TF팀 운영으로 대응책 마련
◇SK하이닉스도 TF팀 꾸려...“최악의 상황이 아니면 공정 멈출 수 없어”

삼성전자는 이날 임직원들의 우한 출장을 전면금지했다. 중국 전 지역에 대해선 출장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안·쑤저우·톈진 등에 가전ㆍ반도체 공장을 비롯한 다양한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현지 임직원들의 상황을 살피고, 적절한 조치를 상황에 따라 내릴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가전ㆍ반도체 패키징(후공정) 라인이 있는 쑤저우시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우한과 차량으로 한 시간이면 왕래가 가능한 곳이다. 쑤저우시 당국은 우한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에 2월8일까지 연장 휴무지침을 보냈다.

삼성전자가 솔브레인의 액체 불화수소 추가 생산분을 본격적으로 반도체 공정에 투입한다. 사진은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뉴스룸 캡처]
삼성전자가 우한 폐렴에 대응해 다양한 대응책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은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뉴스룸 캡처]

춘제(중국의 설날) 기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제공된 휴무 일정을 연장해달라는 요청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정의 특성상 공정을 완벽히 멈출 수 없어 춘제 기간에도 공정을 운영해왔다. 다만 쑤저우시의 방침을 받아들여 연장 휴무를 실시, 내부적으로 운영 방침을 정하고 있다.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최소의 인원을 활용해 공장 중단의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도록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쑤저우시에 LCD(액정표시장치) 생산단지가 있다. 이들 역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중단 없이 정상 가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 LCD 공장.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 LCD 공장.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우한 폐렴 사태에 따라 국내 직원들을 대상으론 후베이성 방문자와 중국 출장자들 가운데 유증상자는 1주일간 자택에서 대기하도록 안내했다.

SK하이닉스도 우시와 충칭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역시 TF팀을 꾸리고, 위험단계별 대응 방안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 후베이성 지역은 ‘출장 금지’, 중국 줄장은 ‘자제 권고’를 내렸다.

현지 공장에서도 소독제를 비치하고, 사업장을 출입하는 모든 인원을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하는 등이 대응에 나섰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메모리와 비메모리에 상관없이 하나의 반도체는 수백여 개의 단계의 공정을 밟아야 완성된다”며 “만약 가동 중단된다면 공정 과정에 있는 제품들은 모두 폐기되고, 재가동에 들어가는 시간이 대단히 많이 소요된다. 손해액은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때문에 공정 중단은 정말 최악의 상황이 아닌 이상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디스플레이, 중국 내 생산 공장 ‘정상 가동’...중국 출장 전면금지

LG전자는 항저우 난징 등에서 인버터DD모터 등 핵심 부품과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우한에는 생산법인과 판매법인 모두 거점을 두고 있지 않아 직접적인 피해는 크게 입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주요 대기업 중 가장 발 빠르게 중국 전역 ‘출장 금지’ 조치를 내리며, 우한 폐렴 사태에 대응했다. 중국 출장자들에겐 최대한 빠르게 복귀를 안내하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우한에는 생산·판매 법인을 운영하고 있지 않아 발원지로 출장을 다녀온 직원은 거의 없다”며 “출장자들이 최대한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현지 법인과 담당자들에게 가이드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현지 공장은 대부분 우한과 멀리 떨어져 있어 아직까진 생산에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고, 심각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새로운 가이드와 조치가 나올 수 있지만, 아직 새로운 조치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전기밥솥 시장에 재진출한다는 루머에 대해 “검토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사진은 LG 트윈타워 전경. [LG 제공]
LG 트윈타워 전경. [LG 제공]

LG디스플레이는 중국 내 광저우, 난징, 옌타이 등에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다. 아직 우한 폐렴으로 인한 중국 내 생산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임직원의 중국 출장은 가급적 제한하도록 가이드하고 있었으나, 28일 오후 5시께 중국 지역 출장 전면 금지로 조치를 강화했다.

사내 게시판 등을 통해 중국 방문 전후 문자로 신고하도록 하고, 국내에서 전염병 발생 시 적용하는 수칙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8월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8.5세대(2200mmx2500mm) OLED 패널 공장 준공했다. 이 공장은 LCD에서 OLED로 사업 전환을 꾀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핵심 시설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광저우 등 중국 현지 공장은 모두 정상 가동되고 있고, 생산에 차질은 없다”며 “중국 출장 제한 외에 추가적인 조치도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제공]

◇통신3사, 로밍 데이터 기록으로 ‘확산방지’...자택근무 도입 등 대응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도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비상대응에 나섰다.

보건당국에 중국 로밍 데이터도 제공, 우한 폐렴 확산 방지에 나섰다. 출입국·숙소예약 정보 등과 연계한 정보를 토대로 이동 경로를 파악, 우한 지역 방문자를 찾는 등 능동감시대상자 추적에 협조한다.

또한 각 사별로도 중국 출장을 제안하고, 사내 검역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도 다양한 대응책도 실시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현황 및 국내 네 번째 확진환자 중간조사 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현황 및 국내 네 번째 확진환자 중간조사 경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SK텔레콤은 서울 SK텔레콤 사옥(T타워) 1층 로비에 열감지 카메라 운영하며, 감염자 의심자 발생 시 즉각적으로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또한, 출장과 휴가 등의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직원은 2주간 자택근무 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이상 증세의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시행된다.

KT도 종합상황실을 28일부터 운영하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종합 대책’을 시행한다. 고객 응대를 하는 직원에겐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제공했다. 사옥의 방역도 진행했다. 고위험 지역에는 체온 측정도 실시한다. 중국 방문 직원에게 2주간의 자택근무를 지시하고, 최대한 확산을 막을 예정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13일 부터 중국에서 귀국한 인원은 필요시 소속 부서장과 협의해 귀국일로부터 최대 2주간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 고객과 응대가 많은 직원에겐 팀 단위로 마스크를 구매, 일괄 착용토록 했다.

우한 폐렴 확산 현황. [그래픽=연합뉴스]
우한 폐렴 확산 현황. [그래픽=연합뉴스]

한편, 28일 오후 기준 국내 우한 폐렴 확진자는 4명이다. 확진자를 제외한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57명이다. 검사 중인 1명 외 56명은 검사 음성으로 격리해제 됐다.

정부는 이날 중국에서 귀국하기를 희망한 700여 명을 전세기 4편을 이용해 송환할 계획이다. 탑승 예정자 전원은 탑승 전 양국 의료진에 의해 검역 절차를 밟게 된다.

우한 폐렴의 확산은 점차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 내 사망자는 28일 기준 106명으로 집계됐다. 후베이성 확진 환자는 이날 기준 2714명으로, 하루 사이 1300명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중국 전체에서 확진자는 4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도 이날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처음으로 나오기도 했다. 앞서 프랑스 보건 당국은 최근 중국에 다녀온 3명의 감염이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중국에서 귀국하기를 희망한 700여 명을 전세기 4편을 이용해 송환할 계획이다. 탑승 예정자 전원은 탑승 전 양국 의료진에 의해 검역 절차를 밟게 된다. [그래픽=연합뉴스]
정부는 중국에서 귀국하기를 희망한 700여 명을 전세기 4편을 이용해 송환할 계획이다. 탑승 예정자 전원은 탑승 전 양국 의료진에 의해 검역 절차를 밟게 된다. [그래픽=연합뉴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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