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 연대기 – 가정용 게임기의 정석을 보여준 플레이스테이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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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 연대기 – 가정용 게임기의 정석을 보여준 플레이스테이션 4
  • 이준혁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9.12.25 2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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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 3가 1억대 판매를 실패하고,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를 이끌던 구타라기 켄도 떠났지만 소니는 이때의 교훈을 바탕으로 플레이스테이션 4를 개발했다. 플레이스테이션 4는 2013년 11월에 미국에서 첫 발매를 개시했다. 지금까지는 일본에서 먼저 발매했지만 이번에는 미국에서 첫 발매를 했고, 일본은 가장 마지막에 발매됐다. 이는 일본 게임 시장이 점점 작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심지어 일본은 한국보다도 발매가 늦었다.

 

플레이스테이션 4는 CPU나 GPU에 대해 새로 개발하기 보다는 기존 제품들을 활용했다. CELL CPU처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지 않는 대신 AMD의 재규어 시리즈를 사용하고, GPU 역시 AMD의 RADEON 기반의 제품을 활용했다. 또한 기존까지는 하드웨어는 하드웨어 팀에서 개발했지만 이번에는 소니의 강력한 퍼스트파티들이 함께 하드웨어 개발에 참여했다. 그 덕분에 개발하기 쉬운 구조, 그리고 다루기 쉬운 개발 환경을 갖추게 됐다. 이 중심에는 마크 서니가 있다. 마크 서니는 80년대 초, 아타리 시절부터 게임을 개발해온 개발자로 플레이스테이션 4를 총괄했다. 그 덕분인지 플레이스테이션 4는 많은 서드파티들이 참여했고, 현재까지 가장 많은 게임들이 발매되고 있다.

그 결과 플레이스테이션 4는 2019년 6월 30일자로 1억대 판매를 돌파했다. 이는 소니로서는 3번째 1억대 판매를 돌파한 것이다. 물론 플레이스테이션 5가 발매되는 2020년 하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판매될 것이므로 판매량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다. 사실 플레이스테이션 4는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여러 실수를 하면서 스스로 무너졌고, 닌텐도는 이번에도 하드웨어 성능 경쟁 보다는 다른 방향으로 선회했기 때문에 그 덕을 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 4는 발매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게임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일단 플레이스테이션 4는 초기 발매 게임기들이 언제나 그렇듯이 부족한 전용 게임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개발 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인지 하나 둘 많은 게임들이 발매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초기에는 리메이크 작품들이 많이 등장했다. 일단 플레이스테이션 3에서 히트작이었던 GTA 5는 다시 리메이크되어 더욱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재탄생했고, 이 덕분에 GTA5는 판매량이 다시 상승했다. 여기에 한동안 플레이스테이션 3와 4용으로 동시에 게임을 개발하며, 이블 위드인, 메탈 기어 솔리드 5,, 진 삼국무쌍 7, 바이오 하자드 레벨레이션 2 같은 게임들은 2개의 기종으로 함께 발매됐다. 또한 플레이스테이션 3의 후반기 대표작인 라스트 오브 어스가 다시 리메이크되고, 언차티드 1,2,3, 갓 오브 워 3, 헤비 레인 등 플레이스테이션 3를 대표하는 게임들이 다시 재탄생했다. 아마 게임 역사상 리메이크, 리마스터 작품들이 많이 등장하고 성공했던 경우는 많지 않을 것 같다. 플레이스테이션 4는 발매 초기부터 현재까지 이렇다 할 위기가 없이 꾸준하게 판매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4에서 즐길 수 있는 대작 게임들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한편으로 소니는 성능이 강화된 플레이스테이션 4 프로를 발매하여 강화판 게임기를 탄생시켰다. 2016년 11월에 발매된 플레이스테이션 4 프로는 4K TV 유저를 위한, 그리고 VR 유저들을 위한 기기였다. 물론 기존 게임들을 실행하면 해상도를 향상시켜주거나 프레임을 더 좋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전용 게임은 발매하지 않았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4 프로를 공개하면서 전용 게임은 발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는데, 결국 이 약속은 현재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4가 과거와 달라진 것은 멀티 플레이를 유료로 변경하고, 멀티 미디어로서의 기능을 보강하지 않은 것이다. 멀티 플레이를 위해서는 이제 PSN+를 유료로 가입해야 한다. 또한 멀티 미디어 기기로서는 플레이스테이션 3와 같은 블루레이 플레이어로서의 활용이 전부다. UHD 디스크는 플레이스테이션 4 프로도 재생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유튜브나 넷플릭스, 트위치 등을 간편하게 사용하고, 게임 스크린샷을 찍거나 동영상을 녹화하고, 간단한 편집을 하는 정도의 기능을 제공한다. 한편 리모트 플레이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많이 강력해 졌다. 이제는 모든 게임이 휴대기기를 통해 리모트 플레이가 가능하다. 최초에는 PS VITA에서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윈도우, 맥, 아이폰, 안드로이드를 모두 지원한다.

 

플레이스테이션 4는 발매 초기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명작 게임들을 꾸준하게 발매하며 게임기의 모범 답안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본체 가격은 적당하고, 성능도 좋고, 개발하기도 편하다. 그래서 1억대 판매는 발매 초기부터 너무나 당연했는지도 모른다. 한편 한국에서는 발매 초기부터 현재까지도 가장 꾸준하게 판매되고 있다. 그리고 한국어 타이틀은 이제 당연한 것이 된 듯 한데, 대작 게임 중에는 한국어로 발매되지 않은 게임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가 됐다. 한국어 게임이 가장 많은 게임기다. 이는 플레이스테이션 2, 3 시절부터 꾸준하게 한국어 타이틀을 발매하도록 개발사들에게 요청하고 설득을 한 SIEK의 공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많은 한국어 게임이 발매되고 있고, 하드웨어도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어 소니 뿐만 아니라 서드파티들도 한국어 게임들을 꾸준하게 발매하고 있다. 그 덕분에 한국에서도 가정용 게임기의 시장이 상승하고 있고, 국내 게임 개발사들도 PC나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가정용 게임기로서의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플레이스테이션 4는 가장 안정적인 게임기의 모습을 보여준 게임기로서 기록되지 않을까 한다.

 

이준혁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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