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정의선, 해외 포럼 통해 인류 사회에 공헌할 'AI 경영철학' 정조준..."인간 중심 사회적 가치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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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정의선, 해외 포럼 통해 인류 사회에 공헌할 'AI 경영철학' 정조준..."인간 중심 사회적 가치 창출"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11.26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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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인류를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AI의 사회적 가치가 얼마인지 양적 질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 필요”
- 정의선 "넓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인간 중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 미래도시 스마트 시티 연구 중"
- 이재용·구광모, AI를 중심으로 한 미래 먹거리 구상...차세대 청사진 및 사업 구상의 핵심 주제로 강조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 재계 총수들이 AI(인공지능)을 인류 사회에 공헌하는 가치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에 나섰다.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닌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기술'이라는 개념으로 인간의 불편함과 각종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로서의 새로운 경영철학 접근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최근 중국과 미국에서 개최된 포럼에서 AI를 인류의 삶에 공헌하는 기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경영철학과 미래 비전 제시에 나서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 내년 1월 7~10일 열리는 CES 2020에는 가장 주목받는 트렌드는 AI가 인간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기술이라는 주제"라면서 "AI 기술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막연한 공포가 아니라 오히려 인류 사회의 각종 문제를 해결해주는 기술이라는 관점의 전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같은 AI에 대한 접근은 우리나라 주요 총수들도 마찬가지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3일 지난 23일  ‘AI 시대,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열린 난징포럼 개막연설에서 “머신러닝과 AI 등의 기술은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동시에 근심과 걱정을 불러오기도 한다”면서 “이 같은 기술들이 인류를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AI의 사회적 가치가 얼마인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글로벌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최 회장이 국제포럼에서 제안한 사회적 가치는 각국 국가나 지방정부의 어젠다로 채택되거나 실제 사업모델로 이어지는 등 글로벌 협력모델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그룹 실적을 화폐 단위로 측정할 방법론으로서 더블버텀라인(DBL, Double Bottom Line)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면서 “DBL에는 고용, 납세, 탄소배출, CSR(사회공헌), 보조금, 기부금 등의 직간접적인 경제활동과 사회기여 활동이 모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올해 초 상하이포럼에서 SK그룹의 DBL 측정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한 뒤 DBL에 뜻을 같이하는 파트너들, 특히 중국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와 사회적 가치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중국 국영기업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SK그룹은 중국 장쑤성에서 거둔 DBL을 측정한 결과, 환경분야에서 8천만 달러의 마이너스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1억5천200만 달러에 달하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냈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장쑤성과의 협력을 통해 2023년에는 환경분야의 사회적 가치를 마이너스에서 제로(0)로 만드는 한편 향후 10년 뒤에는 20억 달러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중국 난징포럼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SK그룹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첨단소재 등 분야에서도 AI와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다. 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AI 및 빅데이터 시스템을 도입해 수십 여개의 경제적·사회적 가치 요인들을 최적화하는 알고리즘을 찾아냄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SK는 전기차 배터리 소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배터리 수명 연장과 잔존가치 유지, 재처리 및 리사이클링 사업 등으로 환경오염을 줄이고 소비자 편익을 증대시켜 나갈 예정이다. 

SK그룹은 바스프·노바티스 등 글로벌 기업과는 '밸류밸런스얼라이언스(VBA, Value Balancing Alliance)를 만들어 사회적 가치 측정에 대한 국제표준화에 나서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와 사회적 가치 창출 및 측정방법을 공동 개발 중에 있다. SK그룹과 난징대는 최 회장이 강조한 AI 등 전문 기술인력 육성을 위해 지난 23일 AI 공동연구를 위한 ‘지능형 솔루션 창신센터(Intelligent Solutions Joint Innovation Centre)’ 설립 협약식을 체결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도 인간 중심의 AI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MIF) 2019' 기조연설에서 "저는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혁신적 모빌리티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한다"며 "도시와 모빌리티는 그 시작부터 우리 인간을 위해 개발되고 발전돼 왔다. 그렇기에 현대차그룹은 보다 넓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인간 중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이 강조한 '인간 중심의 모빌리티' 개발철학은 사람과 사람을 단순히 연결하는 것을 넘어 인류의 삶에 더욱 진정성 있게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던 터라 이날 기조연설은 더 의미가 크다. 

정 수석부회장은 "제가 대학원을 다녔던 1995년 이후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큰 변화는 모빌리티가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기 시작하는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차량 소유 개념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새로운 서비스들이 완전히 기존의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피력했다. 

이어 "전기차, 마이크로 스쿠터 등 혁신적 이동수단 역시 땅 위를 다니는 또 다른 모빌리티에 불과해 한정된 도로 상황을 극복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새로운 모빌리티를 수용할 수 있는 도시계획이 함께 실현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MIF) 2019'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부터 '인간 중심 스마트시티 자문단' 운영을 통해 인간을 위한 통찰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자문단은 포용적, 자아실현적, 역동적 도시구현이라는 인간 중심의 미래도시를 위한 세 가지 핵심 가치를 도출한 데 이어 오는 2050년 미래도시의 정책과 구조의 변화를 연구하는 '미래도시 프로젝트' 구상에 나섰다. 

현대차의 '인간 중심 스마트시티 자문단'은 미래도시가 인간 중심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어떻게 설계되고 제공돼야 하는지 심리, 도시·건축, 디자인 등 글로벌 각계 전문가들이 함께 답을 찾아가는 기구라 할 수 있다. 

현대차는 내년 초 연구결과 공개를 목표로 스마트시티와 미래 모빌리티가 추구해야 할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있다.

'2050 미래도시 프로젝트'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전문가들과 각 지역의 유형별 특성에 따라 변화·발전하게 될 미래도시를 예측하는 공동 프로젝트다. 향후 새로운 사업기회와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개발 방향의 지침서가 될 전망이다.

또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서 열린 기아차 조지아공장 가동 10주년에 참석해  "현대차그룹은 더욱 고객 중심적 기업으로 발전해 전 세계 인류의 진보에 기여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업체로 변모해 향후 자동차는 물론 개인용비행체(PAV), 로봇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이어 "우리의 기술은 인간의 삶을 더욱 자유롭게 하고, 사람과 사람 간의 교류를 더욱 확산시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내년 초 'CES 2020'에서 '인간(드라이버)을 대체하는 기술' 대신 '인간을 편리하게 해주는 모빌리티 신기술'을 대대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대표도 AI를 미래 핵심 가치로 꼽고 경영철학에 녹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아세안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넷플릭스 CEO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더 큰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생각의 한계를 허물고 미래를 선점해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삼성 AI포럼 2019’ 참석차 방한한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 대 교수,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등을 만나 AI 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AI 철학을 밝혔던 것.

AI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미래를 그릴 때 강조하는 차세대 핵심 주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경영에 복귀한 후 휴대전화, 가전제품, 자동차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의 뇌를 닮은 AI, 이를 지원하는 5세대(5G) 이동통신망과 시스템 반도체를 미래 핵심 분야로 꼽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구광모 대표 또한 AI에서 LG의 미래를 찾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 9월 말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사장단 회의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해 나가자”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혁신하고, 새 고객 가치를 창출해 시장을 주도하자"고 강조했다. 

구광모 LG 대표(오른쪽)가 지난 9월 사장단 워크숍에서 대화를 나누며 걷고 있다

특히 구 대표는 AI 역량강화를 위한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4월 LG사이언스파크 산하에 ‘AI 담당’을 신설한 것도 인재 양성 작업의 일환이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 총수들이 AI를 단순히 기술을 넘어 경영철학의 요소에 포함해 미래 비전 구상 나선 것은 생존을 건 선택"이라며 "AI를 필두로 4차산업혁명의 파고가 공포가 아니라 인류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업의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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