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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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 앞당긴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11.08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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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트 연구팀, 단점 극복 기술 개발…효율 26%까지 달성 가능
기존 소재와  이번 연구에서 제조한 소재로 제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안정성 비교. 수분 안정성(A), 열 안정성(B), 광 안정성(C).[자료=유니스트]
기존 소재와 이번 연구에서 제조한 소재로 제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안정성 비교. 수분 안정성(A), 열 안정성(B), 광 안정성(C).[자료=유니스트]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무르고 쉽게 녹이 생기는 ‘철’에 소량의 다른 금속을 첨가하면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이 만들어진다. 이 같은 첨가물을 통해 ‘페로브스카이트(Peroveskite)’의 단점을 잡을 기술이 개발됐다.

유니스트(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석상일 교수팀은 새로운 조성을 가진 페로브스카이트 물질로 광흡수층 소재를 만들고 이를 태양전지에 적용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새로 개발한 소재는 첨가물을 바꾸는 것만으로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보다 효율과 안정성(내구성)을 크게 높여 눈길을 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값싼 무기물과 유기물을 혼합해 만들기 때문에 값이 싸다. 저온에서 용액 공정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어 간편하다. 이런 이유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의 뒤를 이을 차세대 태양전지 후보로 손꼽힌다.

태양전지 핵심은 태양광을 직접 흡수해 전자를 생산하는 ‘광활성층’이다. 이 부분이 얼마나 튼튼하고 안정적인지(내구성), 또 빛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이 얼마나 높은지가 상용화 관건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 결정 구조를 갖는 물질이 광활성층으로 쓰인다. 이 부분의 안정성 강화와 효율 향상이 상용화를 위한 과제였다.

광활성층의 효율은 물질 원자 내 전자의 에너지 구조인 ‘밴드 갭(Band Gap)’에 의해 결정된다. 밴드 갭이 좁을수록 태양광 중에서 흡수 가능한 파장대가 넓어져 광활성층인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밴드 갭을 좁히는 게 중요하다. 기존 광활성층의 경우 페로브스카이트 결정 구조가 바뀌지 않게 넣어주던 메틸암모니윰(MA, Methylammonium)나 브롬(Br) 같은 물질이 오히려 밴드 갭을 넓혔다. 페로브스카이트 결정 구조의 안정성을 유지하려 한 선택이 광활성층의 효율을 낮추게 된 것이다. 심지어 메틸암모니윰은 광활성층의 내구성도 낮추는 문제를 보였다.

석 교수팀은 브롬과 메틸암모니윰을 대신해 다른 ‘2가 유기 양이온’(메틸렌다이암모늄, MDA)을 첨가했다. 새로운 첨가물은 결정 구조를 안정하게 만들면서 효율도 유지해 광활성층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잡았다.

이번 논문의 제1 저자인 민한울 유니스트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내구성을 위해 주로 첨가하던 물질(1가 양이온)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시도가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며 “2가 유기 양이온을 첨가한 페로브스카이트의 효율은 23.7%였고, 실제 태양광을 쪼여주는 환경에서 600시간 이상 가동해도 90%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석 교수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의 흐름을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연구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로 마의 효율이라 불리는 20%를 처음 넘긴 것은 물론 최고 효율을 스스로 네 차례나 경신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관련해 사이언스에 보고한 논문도 이번으로 5편에 이른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사용하던 조성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조성의 소재로 태양광의 흡수 파장 대역을 넓혔다. 이를 통해 광전류 밀도를 세계 최고로 증가시키면서도 열·광·수분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석상일 교수는 “논문 투고 이후 추가로 최적화된 전하 전달 소재를 개발했고 계면 결함 최소화 연구도 진행해 이들을 조합하면 26% 이상의 효율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유니스트 창업기업인 ‘프론티어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대면적 모듈 기술을 접목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상용화하는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11월 7일 자 온라인판(논문명: Effect of Copper Substrate Surface Orientation on the Reductive Functionalization of Graphene)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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