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황창규식 'AI 강화' 전략 본격화...KT, OTT 닮은 '나만의 IPTV'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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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황창규식 'AI 강화' 전략 본격화...KT, OTT 닮은 '나만의 IPTV' 출시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11.0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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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인공지능 도입하라” 주문
- 포화 상태의 유로방송...KT, 개인화된 서비스로 차별화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이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슈퍼 VR tv’와 셋톱박스 ‘UHD 4’를 소개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이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슈퍼 VR tv’와 셋톱박스 ‘UHD 4’를 소개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KT가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IPTV 서비스를 내놨다.

황창규 KT 회장이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라”고 주문한지 일주일이 채 안 돼 나온 제품이다. 황 회장은 지난달 31일 임직원에게 ‘5세대 이동통신(5G) 기반 최고의 AI 컴퍼니로 나아갑시다’라는 메일을 보내 인공지능의 중요성 강조했다.

KT는 4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기반의 IPTV 3대 혁신 서비스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개인화돼가고 있는 콘텐츠 소비 형태에 ‘맞춤형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전략이다.

KT는 지난달 30일 “AI 전문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하고, 4년간 3000억원 투자ㆍ 전문인력 1000명 육성 등의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KT는 인공지능 기반의 IPTV 서비스를 통해 경쟁사와 경쟁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쟁사(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최근 케이블TV를 인수하고 있는데, 우리만의 차별화된 방법으로 IPTV의 성장기회를 만들겠다”며 “타사들이 유료방송 시장이 포화를 인수협병(M&A)를 통해 해결한다면, KT는 1인 가구의 증가 등 개인화된 콘텐츠시장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황창규 KT 회장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취리히 연방공대(ETH Zurich)에서 ‘5G, 번영을 위한 혁신’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이번 강연은 취리히 연방공대 총장실이 2014년부터 주관하고 있는 ETH 글로벌 특강 프로그램으로 열렸다. [KT 제공]
KT가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IPTV 서비스를 내놨다. 사진은 황창규 KT 회장이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에서 ‘5G, 번영을 위한 혁신’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KT 제공]

◇‘유료방송사 포화 상태’...‘개인화’로 승부수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와 기업결합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옥수수와 지상파3사의 푹을 통합한 ‘웨이브’도 서비스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CJ헬로와의 인수합병에 대한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반면, KT는 ‘유료방송 합산규제’로 인해 적극적으로 케이블TV 인수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KT는 과거 딜라이브 등 다른 유료방송 사업자를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했으나, 타 기업을 인수했을 때 점유율 33%가 넘어 합산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현재는 논의가 잠정중단 된 상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방법으로 AI기반의 새로운 IPTV 서비스를 내놓은 셈이다. 개인화에 맞춰져 있는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와 닮은 형태로 가볍게 다가가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송재호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전무)는 “소비자 사용성이 OTT와 유사하게 보일 수 있겠습니다만, KT는 IPTV만의 강점도 함께 가지고 있다”며 “고객이 OTT와 IPTV에 원하는 최적의 조건을 찾아 플랫폼을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재호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전무)가 무선 셋톱박스 ‘UHD 4’를 소개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송재호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전무)가 VR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KT가 이날 발표한 핵심 서비스는 크게 3가지다. 맞춤형 콘텐츠 추천 서비스 ‘AI 큐레이션’ㆍIPTV를 VR로 구현한 ‘슈퍼 VR tv’ㆍ초소형 무선 셋톱박스 ‘올레 tv UHD Ⅳ(UHD 4)’를 공개했다. KT 측은 “국내 IPTV 시장을 이끌고 있는 올레 tv가 ‘나만을 위한 TV’로 거듭난다”고 설명했다.

사용성이 개인에 맞춰지고, 콘텐츠도 AI로 추천되는 방식 등이 OTT와 비슷한 양상이다. KT는 여기에 KT의 IPTV서비스가 OTT보다 콘텐츠 서비스 품질에 있어서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송재호 전무는 “OTT와 유료방송은 시작부터가 다르다”며 “IPTV는 정부가 요구하는 품질문제 등 처음부터 끝까지 플랫폼이 지켜야할 보안성을 담보하고 있다. OTT는 개인화가 기본이었다면, IPTV는 가구 단위로 발전했다. 이제 개인화 등의 진화 지점을 고민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구현모 사장은 “전통적인 가구 단위 서비스로 인식해왔던 올레 tv가 이제 개인화라는 미디어 트렌드에 맞춰 새롭게 혁신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KT가 가진 AI 역량과 IPTV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조성하고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T 홍보 모델들이 ‘슈퍼 VR tv’, ‘UHD 4’, ‘AI 큐레이션’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KT 홍보 모델들이 ‘슈퍼 VR tv’, ‘UHD 4’, ‘AI 큐레이션’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AIㆍVRㆍ소형화로 경쟁력 확보

KT가 새롭게 선보인 ‘슈퍼 VR tv’는 가상현실(VR) 기기로 IPTV를 볼 수 있는 서비스다.

180인치 와이드맥스 스크린에서 21만여편의 주문형 비디오(VOD)는 물론 올레 tv의 270여개 실시간 채널을 즐길 수 있다.

김훈배 KT 뉴미디어사업단장은 “이 서비스는 IPTV가 VR로 들어갔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며 “IPTV가 지켜야할 품질을 유지하면서, 슈퍼 VR로 전체 모든 채널의 서비스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슈퍼 VR tv 기기에 장시간 사용해도 어지럽지 않도록 사람의 시야각과 가장 유사한 인체공학적 사용자 환경(UI)을 새롭게 설계해 탑재했다. 또한 화질 손실 없이 4K UHD 영상 품질을 VR로 그대로 유지하는 등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심혈을 기울였다.

여기에 세톱박스도 기존 UHD 셋톱박스에 비해 5분의1 수준으로 줄여 ‘개인화’에 더욱 적합하게 만들었다.

기존 UHD 셋톱박스에 비해 5분의1 수준으로 줄인 ‘UHD 4’의 설치 모습. [정두용 기자]
기존 UHD 셋톱박스에 비해 5분의1 수준으로 줄인 ‘UHD 4’의 설치 모습. [정두용 기자]

KT가 오는 20일 출시 예정인 ‘UHD 4’는 국내 세톱박스 중 가장 크기(57ⅹ89ⅹ23mm)가 가장 작다. 대기전력 소모도 가장 적다.

KT 측은 “UHD 4는 인터넷 선은 물론 전원 선도 필요 없다”며 “기가 와이파이만 있으면 집 안 어디든 내가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해 설치할 수 있고, 작은 크기로 TV 뒤에 완벽히 숨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혼집이나 1인 가구, 인테리어를 중요시하는 가정에서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TV 이용 행태가 ‘가족’에서 ‘개인’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 이를 반영한 개인별 AI 추천 서비스를 도입한다.

올레 tv ‘AI 큐레이션’은 1개의 IPTV에 최대 4개의 계정을 제공해 구성원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집’ 계정을 기본으로 두고, 개인별 계정을 3개까지 추가할 수 있다. 우리집 계정은 가족 모두의 시청이력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추천하고, 개인별 계정은 각자의 시청이력을 분석해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KT는 AI 큐레이션을 제공하기 위해 올레 tv 820만 가입자의 VOD 시청이력뿐만 아니라 실시간 채널, 모바일 시청이력까지 딥러닝했다. 올레 tv 이용자들은 21만편이 넘는 VOD 중 콘텐츠를 선택하기까지 평균 20편 이상의 콘텐츠를 오가며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큐레이션이 적용된 올레 tv에서는 VOD, 실시간 채널, 메뉴까지 추천 받을 수 있어 이용자들이 고민 없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픽(Pick)’할 수 있다.

AI 큐레이션은 UHD와 기가지니 셋톱박스에서 오는 12일 상용화할 예정이다. 다른 셋톱박스는 기종별로 순차 적용된다. 향후에는 홈쇼핑이나 광고 시청이력까지 데이터 분석 범위를 확대해 맞춤형 콘텐츠 추천을 보다 정교화할 계획이다.

구현모 사장은 기자 회견 발표를 마무리하며 "지속적인 IPTV 혁신을 통해 고객 가치를 확장하고 파트너들과 함께 동반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이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슈퍼 VR tv’와 셋톱박스 ‘UHD 4’를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이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슈퍼 VR tv’와 셋톱박스 ‘UHD 4’를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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