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CJ헬로 인수 막판 진통에도 "알뜰폰 지원 방안 유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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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CJ헬로 인수 막판 진통에도 "알뜰폰 지원 방안 유지할 것"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10.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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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뜰폰 지원방안에 대한 시장의 다양한 시각이 있지만, CJ헬로 인수와 별도로 진행되는 것”
- 공정위, 유사 건 심의 후 다시 합의키로...SK텔레콤-티브로드의 결합과 함께 결정 될 듯

공정거래위원회가 17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합병(M&A) 최종 승인여부를 유보했다.

인수합병이 원활히 이뤄질 것이란 당초 시장의 예상과 다르게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가 최근 내놓은 알뜰폰 활성화(MVNO)를 위한 ‘종합 지원방안’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수 합병의 불확실성이 이번 유보 결정으로 높아지면서, 알뜰폰 지원 방안이 과연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지원 방안이 공정위가 지난달 9월10일 발송한 ‘CJ헬로 기업결합 심사보고서’에 따라 만들어진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알뜰폰 상생 프로젝트는 CJ헬로 인수와 관계없이 추후에도 문제없이 진행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CJ헬로 인수합병에 대한 공정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알뜰폰 지원방안에 대한 시장의 다양한 시각이 있지만, 이 프로젝트는 CJ헬로 인수와 별도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17일 오전 용산사옥에서 열린 2분기 사내 성과 공유회에서 "미디어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고 5G에서 일등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제공]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7월 2분기 사내 성과 공유회에서 “CJ헬로 인수 결정을 통해 IPTV와 케이블TV, 양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미디어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한 또 다른 전략과 실행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제공]

공동 브랜드·파트너십 프로그램인 ‘U+MVNO 파트너스’는 현재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폴 12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종합 지원책을 통해 이들에게 영업활동ㆍ인프라 지원하고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 지원 프로그램엔 CJ헬로ㆍKB국민은행 등 대형 사업자들은 배제됐다. 대형 알뜰폰 사업자까지 지원이 확대된다면, 중소형 알뜰폰 사업자의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U+MVNO 파트너스 참여 사업자.
U+MVNO 파트너스 참여 사업자.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가 헬로모바일을 분리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헬로모바일이 이번 인수로 독행기업 지위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독행기업은 공격적인 경쟁전략을 통해 기존 시장질서를 파괴함으로써 가격 인하와 혁신을 주도하는 회사를 말한다. 이를 통해 독과점을 막아내는 역할을 한다.

공정위는 지난 2016년 CJ헬로와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이 불가하다는 이유 중 하나로 ‘CJ헬로의 독행기업 지위 상실’을 들었다. 당시 공정위는 이동통신 소매시장에서 경쟁 압력이 크게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봤다.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의 지원 방안을 두고 CJ헬로 인수를 위한 전략적 행위라고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9월24일 LG유플러스가 알뜰폴 지원 방안을 내놓자, SK텔레콤과 KT는 같은 날 입장자료를 내고 “진정성이 없는 보여주기식 방안”이라고 꼬집었다.

SK텔레콤은 당시 “이번 M&A는 유료방송 산업 구조 개편이 주요 목적이지만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 발표 이후 한번도 유료방송 사업의 비전이나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 적 없다”며 “CJ헬로 알뜰폰 사업을 조건 없이 인수하는 것에만 관심을 보인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KT도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 가입자 수는 전체 시장 비중 5%에 불과해 상생안이 갖는 효과가 미미하다”며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사업 인수는 알뜰폰 시장을 왜곡시킬 것이어서 반드시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이 분리 매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알뜰폰 상생방안이 CJ헬로 인수 심사에서 알뜰폰 사업 분리매각 등 인가조건이나 시정조치가 부과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이다.

LG유플러스 모델이 U+MVNO 파트너스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모델이 U+MVNO 파트너스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공정위, ‘SK·티브로드 결합’ 때문에 LG유플러스 인수도 ‘유보’

공정위는 지난 16일 전원회의에서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 심사 안건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유사 건 심의 후 다시 합의키로 했다. 공정위는 통상 전원 회의 뒤 위원 간 합의를 거쳐 결론을 내린다.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합의유보'로 추후 재합의를 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티브로드의 결합에서 유료방송 교차판매 금지 조항을 넣은 것이 LG유플러스와 CJ헬로 간 결합과 비교해 불리 할 수 있다는 지점이 이번 유보의 배경으로 꼽힌다. 그간 제기됐던 ‘알뜰폰 분리 매각’과 함께 ‘홈쇼핑 송출 수수료 부분’도 추후 인수 합병에 주요 요건으로 떠오른 셈이다.

업계에선 오는 30일 SK텔레콤과 티브로드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한 후에, LG유플러스와 CJ헬로 결합건에 대한 별도의 논의가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유보 결정에 대해 합병 조건이 좀 더 강화됐을 뿐 불허 결정까지는 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비슷한 유형의 기업결합 심의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같이 합의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와 유보 결정이 내려졌다"며 "조만간 합의를 다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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