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화물창 독자 기술 ‘결함’, 가스공사 뭐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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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화물창 독자 기술 ‘결함’, 가스공사 뭐하고 있나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11.0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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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창’ 설계 기술 프랑스 독점, 선박 1척에 100억원 이상 로열티 지급
한국가스공사-조선 3사, 197억원 투자해 KC-1 개발했는데… 결함 나와
한국가스공사가 테스트베드 역할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 이어져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SK스피카호.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SK스피카호. [사진=삼성중공업]

한국형 LNG운반선 화물창(KC-1) 기술의 결함 문제에 한국가스공사가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국점감사에 연이어 문제가 제기되는 동안 해운사는 하루 1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떠안고 있다. 기술개발에 직접 나섰던 공기업인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꾸준히 나오는 배경이다.

KC-1 기술개발은 프랑스 GTT사가 화물창 설계 기술을 독점하면서 겪고 있는 로열티 비용 지급 문제를 풀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다. LNG 운반선의 핵심 기술이 영하 163도로 냉각시킨 액화 천연가스를 보관하는 화물창인데, 이를 독점하고 있는 프랑스 GTT사에 선가의 5% 정도를 로열티로 지불해야 한다. 대형 LNG선 한 척이 2000억 원에 육박하는 만큼 한 척 수주할 때마다 100억 가량을 내주고 있는 셈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스공사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2004~2014년 동안 11년 연구 노력으로 KC-1을 개발했다. 국책 연구비 197억 원이 투입됐다. 삼성중공업이 KC-1을 적용한 LNG 운반선 두 척((SK세레니티호, SK스피카호)을 건조해 지난해 SK해운에 인도한 뒤 문제가 발생했다. 가스 누출, 결빙 등의 문제로 상용화 단계부터 제동이 걸렸다.

두 척의 선박은 당초 수리와 운항 테스트를 거쳐 이르면 올해 7월 재인도될 예정이었는데 현재까지 수리 작업을 마치지 못해 거제조선소에 계류 중이다.

황의균 SK해운 대표는 지난달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감에서 “손실이 이미 750억 원 발생했고 매일 1억 원씩 추가 발생해 연말까지 1000억  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운항선사인 SK해운은 건조를 맡은 삼성중공업을 대상으로 법적 공방에 들어갔다. 삼성중공업 역시 이에 맞대응하면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 역시 국감에서 “하자는 맞는데 운항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하자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결함으로 해운사가 손해를 안고 있는 상황에도 가스공사는 KC-1 기술을 여전히 적극 홍보하고 있다. 가스공사 홈페이지를 보면 KC-1이 가스공사 2004~2014년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와 10년여 연구 노력 끝에 개발한 신기술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KC-1을 기반으로 조선업계와 국내 기자재 업체의 동반성장을 이끌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가스공사는 KC-1의 미래 효과로 수천억의 비용 절감 효과 등 장밋빛 미래도 그렸다. 가스공사 측은 LNG선 30척에 KC-1을 적용하면 로열티 대체 효과 약 2800억, 원가절감 효과 약 1920억, 전후방 산업의 생산 유발 효과가 8조4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런 인식은 해운사와 선박 건조사가 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가스공사가 장밋빛 전망만 늘어놓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의 안일한 인식은 지난 국감에서 장석춘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장 의원은 “국민 혈세 197억 원으로 KC-1을 개발했는데 화물창 외벽에 결빙 현상이 발견돼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조선사들은 전 세계 LNG 선박 발주의 90%를 육박하는 수준을 발주하는 세계적 기술력을 갖췄는데 가스공사 잘못으로 국내 조선업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이에 대해 “원인 분석과 관련된 작업을 기술전문가협의회를 통해 하고 있고 원인 분석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고 답변했다.

LNG 화물창 KC-1 부문은 기술개발을 완료한 뒤 이를 사업화하기 위해 설립한 KCLNG테크(KLT)가 전담해 맡고 있다. 기술전문가협의회에는 삼성중공업, SK해운 등을 비롯해 각 사가 추천하는 기술 전문가들과 한국선급, 미국선급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원인 규명을 하고 있다.

해운업과 선박 제조업계 등에서는 KC-1을 비롯한 한국형 LNG 화물창을 살리기 위해서 정부가 좀 더 적극적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술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테스트베드 역할을 자처해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내수시장에서라도 가스공사 발주 등 정부 지원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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