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적대시정책' 철회 조치 전에는 협상 불가"...연말까지 일방적 조건부 협상안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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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 '적대시정책' 철회 조치 전에는 협상 불가"...연말까지 일방적 조건부 협상안제시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19.10.0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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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통신,"미,적대시정책 철회하는 조치 안하면 협상 없어"...15시간 만에 美 반박 성명 재반박하며 연말 시한 일방적 조건부 협상안제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후 성명을 읽고 있는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후 성명을 읽고 있는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북한은 6일 미국이 자신들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 조처를 하기 전에는 비핵화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결렬로 끝난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 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이 같은 입장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담화에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고 우리 인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말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이미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북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문제해결의 방도를 미국측에 명백히 제시한 것만큼 앞으로 조미 대화의 운명은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으며 그 시한은 올해 말까지"라고 언급했다.

북한의 '안전을 위협'하고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조치를 철회하라는 것는 체제안전 보장과 대북제재 완화를 모두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는 요구는 사실상 미국의 선(先)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번 협상에 대해 "미국 측은 이번 협상에서 자기들은 새로운 보따리를 가지고 온 것이 없다는 식으로 저들의 기존 입장을 고집하였다"며 "아무런 타산이나 담보도 없이 연속적이고 집중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는 막연한 주장만을 되풀이하였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은 이번 협상을 위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으며 저들의 국내정치 일정에 조미 대화를 도용해 보려는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려 하였다"고 비난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이번 협상을 통하여 미국이 조미관계를 개선하려는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오직 저들의 당리당략을 위해 조미관계를 악용하려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재차 언급했다.

연내 대선관련 외교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상황을 가리키는 것으로 읽힌다.

외무성 대변인은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순회대사의 협상 직후 가진 성명발표에 대해 미 국무부가 반박 성명을 낸 것에 대해서도 "훌륭한 토의를 가지었다느니 하면서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다시 반박했다.

또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두 주일 후에 만날 의향이라고 사실과 전혀 무근거한 말을 내돌리고 있는데…"라고 보도해 '2주내 협상 재개' 가능성도 일축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판문점 수뇌상봉으로부터 99일이 지난 오늘까지 아무것도 고안해내지 못한 그들이 두 주일이라는 시간 내에 우리의 기대와 전세계적 관심에 부응하는 대안을 가져올 리 만무하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김명길 대사는 스톡홀름 협상 결렬 직후 북한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결렬 이유는)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김 대사의 회견 3시간여만에 성명을 내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고 밝혀 북미간의 입장차이를 보였다. 

미국은 스웨덴이 자국에서 2주 내에 북미협상을 재개하는 제안을 했으며, 미측이 이를 수락했음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같은 미국의 노력에 대해 북한은 15시간만에 모든 가능성을 일축하고 연말을 시한으로 하는 일방적 조건부 협상안을 미측에 제시한 셈이다.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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