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前 주한 미국대사는 27일(현지시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관련, 한국은 매우 강력한 동맹으로 무임승차자가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리퍼트 전 대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마지막 주한미국대사를 지냈다. 이날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기여도가 낮다며 대폭적인 증액을 요구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드러내 관심을 끌고 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개최한 '북한경제와 미래' 세미나 기조연설 후 국내 언론 특파원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 한국이 무임승차자가 아니며 매우 매우 강력한 동맹이라고 항상 말해 왔다"며 "특히 방위비 분담 맥락에서 그렇다"고 확인했다.

그는 세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첫째는 한국남성의 의무적인 군복무다.

그다음은 "(한국에는) 값으로 치자면 1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해외 미군 기지가 있다"며 "한국이 92~96%를 지불했다"고 말했다.

또 "매년 4~8%의 방위비 지출 증가가 있었다"며 "이런 것들은 비용 분담 관점에서 실질적이고 깊은 파트너쉽을 실제로 보여주는 신호들"이라고 평가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또 "동맹국에서 협력하고 시간을 보낸다면 그것이 실질적이고 깊은 동맹이라는 것을 인정할 것"이라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한국이 다양한 다른 요소들에 걸쳐 최고의 동맹 중 하나라고 나는 늘 말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미 방위비 협상의 좋은 결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추측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동맹의 신봉자로서 말한다면 방위비 분담에서 기지, 해외파병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비용의 협상에서든 우리는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를 더 강한 동맹으로 남도록 하는 방식으로 서로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기조연설과 질의응답에서 북한의 경제 상황과 관련해 비효율적이고 부패했지만 곧 붕괴하거나 망할 상황이라고 믿지 않으며, 비공식 무역 네트워크, 자원 동원 등에 따라 회복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경제모델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는 않기 때문에 적어도 중기적으로는 어떤 종류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

또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작동하고 있고, 북한으로선 버티기 힘든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되면 실질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북한이 중요하고 실질적인 어떤 것을 원한다면 진전을 만들 수 있는 순간에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너무 전술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협상 테이블로 가져올 충분히 중요한 것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조사가 북한 비핵화 협상에 영향을 준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과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 심문이 진행 중일 때 자신이 상원에서 일했다고 운을 뗀 뒤 당시 외교정책에 큰 영향을 준 것 같지는 않았다고 말했지만 "여기서 멈추겠다"며 더이상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