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첫 발생, 8년 전 ‘구제역 악몽’의 재현 막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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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첫 발생, 8년 전 ‘구제역 악몽’의 재현 막을 수 있나?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9.09.1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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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돼지고기 가격 40% 폭등... 정부, “초기 방역 성공시 영향 적을 것”
지난 5월 북한 발생한지 4달 만에 대한민국 상륙... 감염 경로는 ‘불명확’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발생이 17일 확인되며, 전국 양돈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방역조치를 시행하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발생이 17일 확인되며, 전국 양돈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방역조치를 시행하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치사율 100%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도 발생한 것이 17일 확인되면서 국내 축산업계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 African Swine Fever)은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출혈성 돼지 전염병으로, 지난해 중국에 상륙한 후 동남아시아 지역을 휩쓴 후 올해 5월 30일에는 북한지역에도 발생해 그동안 우리 방역당국은 예방에 온 힘을 기울여 왔다.

아직까지 백신이나 치료방법이 없는 상태라, 일단 감염되면 살처분 밖에는 답이 없어 국내 한돈 농가에 큰 시름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또 2011년 구제역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심리가 위축돼 전체적인 돼지고기 소비 기피 현상이 발생할 것을 관견 업계는 두려워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중국의 경우 돼지고기의 공급이 급감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40% 이상 급등한 바 있을 정도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고기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내의 경우 공급량의 감소보다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져 소비량이 줄어드는 현상이 더 우려된다는 의견이 다수다. 특히 지난 2011년 구제역 파동 당시 소비자들의 고기 기피 현상이 높아져 질병에 의한 것 이상으로 더 큰 피해를 본 기억이 선명한 축산업계는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제 2의 구제역 악몽으로 재현될 것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

17일 대한한돈협회는 각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자극적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한돈협회는 “파주 돼지농가 ASF 발생과 관련해 한돈농가들은 더 이상의 ASF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차단방역 및 소독을 철저히 하는 한편 종사자 간의 직접적 교류와 각종 회합과모임 개최를 자제하는 등 확산방지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수입개방과 축산물 가격하락 등으로 축산업의 기반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ASF 발생으로 우리 축산물 소비를 감소시키고, 축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혐오스런 내용과 표현의 자극적인 보도를 피해줄 것”을 언론에 요청했다.

정부 역시 성공적인 초기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일주일 정도가 제일 위험한 시기”라며, “잠복기간 등을 고려할 때 일주일 기간을 최대한 잘 방어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 장관은 돼지고기 가격과 관련 “우리가 얼마나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렸다”며, 초기 방역이 성공적일 경우 가격 급등은 없을 것이라는 희망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으므로, 안심하고 국산 돼지고기를 구매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인된 파주 농가는 창이 없이 밀폐된 ‘무창’ 농장이고, 농장 주인이 외국에 나간 적도 없으며, 고용된 외국인 노동자 4명도 해당 질병이 발생한 적 없는 네팔 출신이라 아직 정부는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5월 30일 이후, 이낙연 총리가 휴전선 인접 지역 14개 시군의 철저한 방역을 지시했음에도 4개월도 되지 않아 방역을 강조한 파주에서 발생하면서 우리 방역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48시간동안 전국의 모든 가축에 대해 이동중지 명령을 내리고, 질병이 발생한 경기도에서 타 시도로의 돼지 반출을 1주일간 금지하는 등 총력 방역에 들어갔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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