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건조기 논란 정조준한 마케팅 펼쳐..."경쟁사 악재 노리기보다 기술력 승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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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G 건조기 논란 정조준한 마케팅 펼쳐..."경쟁사 악재 노리기보다 기술력 승부해야"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8.0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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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건조기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 논란...일부 사용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없다"
- 삼성전자 "그랑데 건조기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마케팅 적극
- "건전한 경쟁으로 서로의 기술력 키워온 과거 사례 기억해야"

삼성전자가 LG전자의 건조기가 기능 논란을 정조준 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모양새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그랑데 건조기 보상 할인과 다양한 구매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8월 말까지 진행한다. 1100명의 고객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의 이름은 ‘대한민국 안심 건조 페스티벌’으로 내걸었다. LG전자의 건조기 논란을 간접적으로 짚은 셈이다.

몇몇 소비자들은 LG전자 건조기의 일부 기능에 문제를 제기하며 “안심하고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논란에 “그랑데 건조기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고객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그랑데 건조기와 행사 내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그랑데 건조기와 행사 내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7월 30일과 31일에 연속해서 그랑데 건조기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7월 18일에도 그랑데 건조기에 대한 자료가 나왔다. 삼성전자가 한 제품의 내용을 이같이 연속적으로 보내온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18일엔 “그랑데가 장마철을 맞아 판매 호조를 맞았다”며 “그랑데는 올해 들어 삼성전자 국내 건조기 판매량의 80%를 차지하며 인기몰이 중”이라고 밝혔다. 이 자료에선 “건조기 사용 빈도나 환경에 따라 소비자가 직접 청소 가능한 열교환기(콘덴서)를 채택해 장마철에도 위생적인 관리가 가능하다”고도 했다. LG전자가 건조기 기능 논란을 겪고 있는 콘덴서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30일엔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Traqline)의 자료를 인용해 “삼성 건조기는 올해 2분기 브랜드별 시장점유율에서 20.7%(금액기준)를 기록했으며, 상반기 기준으로도 20.7%로 1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31일엔 ‘대한민국 안심 건조 페스티벌’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이런 마케팅을 두고 경쟁사(LG전자)의 악재를 발판삼은 다소 비도덕적인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국내 건조기 시장은 이제 태동기를 막 거친 상태인데, 삼성전자의 마케팅은 시장 자체를 다소 위축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페어플레이(정당한 대결)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삼성전자는 유튜브 채널 삼성 코리아(Samsung Korea) 등에 지난달 16일 LG전자의 건조기 논란의 핵심인 콘덴서 자동 세척기능을 지적하는 듯한 내용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유튜브 채널 삼성 코리아(Samsung Korea) 등에 지난달 16일 LG전자의 건조기 논란의 핵심인 콘덴서 자동 세척기능을 지적하는 듯한 내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삼성 코리아 유튜브 캡처]
삼성전자는 유튜브 채널 삼성 코리아(Samsung Korea) 등에 지난달 16일 LG전자의 건조기 논란의 핵심인 콘덴서 자동 세척기능을 지적하는 듯한 내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삼성 코리아 유튜브 캡처]

‘건조기 구매 시 필수 체크 포인트’란 제목의 영상에선 “기류가 흐르는 열 교환기(콘덴서)엔 먼지가 쌓이기 쉽고, 이로 인해 건조기 성능 저하와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열 교환기를 직접 청소 할 수 있는 그랑데를 선택해야한다”고 강조한다.

LG전자는 지난달 9일 일부 의류건조기 제품의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 논란이 일자 건조기 내 자동세척 콘덴서(열교환기)에 대한 무상보증 서비스 기간을 1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등 논란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당시 LG전자는 입장문을 통해 "LG 의류건조기는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옷감을 건조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해도 되지만 일부 우려에 대해 고객 입장에서 고민한 결과 자동세척 콘덴서에 대해 10년 무상보증 서비스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일부 고급형 건조기에 ‘콘덴서 자동세척기능’을 탑재했다. 콘덴서는 건조 과정에서 나온 뜨거운 바람이 머금은 습기를 냉각 시켜 수분은 배출하고 공기는 다시 건조 기능에 이용하는 장치다.

기존 건조기는 콘덴서를 수동으로 흐르는 물에 씻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건조기의 구조상 콘덴서에 먼지가 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절차였다. LG전자는 건조기 내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을 탑재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했다.

LG전자 측은 “어느 정도 먼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건조기의 성능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면서 “다만, 콘덴서를 세척하는 방식과 관계없이 콘덴서에 먼지가 남아 건조 효율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자동 세척기능이 탑재됐더라도 콘덴서에 끼는 먼지를 완전히 잡아내는 것은 힘들다는 설명이다.

일부 사용자들은 응축수에 먼지가 섞여 있는 상태로 제품에 잔류해 건조기 이용 시 악취가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잔수로 제품에 물때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로 악취가 난다는 입장이다.

의류건조기의 작동원리 개념도. [LG전자 제공]
의류건조기의 작동원리 개념도. [LG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는 물론 세계 가전 시장을 두고 라이벌 구도를 그리고 있다. 매출이나 영업이익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세계 가전 시장 점유율 등을 두고 경쟁하며 서로의 기술력을 높여왔다.

최근에는 건조기를 비롯해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등 신(新)가전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기능을 선보이며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LG전자의 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H&A사업본부는 올해 2분기 매출액 6조1028억 원, 영업이익 7175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분기 사상 첫 6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북미, 유럽, 중동아프리카 등 해외 전 지역의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16.1% 늘었다.

영업이익은 해외 전 지역에서 골고루 매출이 늘어난 가운데 신가전의 판매 확대, 에어컨의 성수기 진입, 원가구조 개선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4%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11.8%)은 2분기 기준 가장 높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삼성전자의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CE 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11조700억원, 영업이익 7100억원을 기록했다. 생활가전 사업이 계절적 성수기 아래 에어컨과 건조기 판매량이 증가하고 냉장고, 세탁기 등 주력 제품의 수익성이 개선돼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비스포크 냉장고, 의류청정기, 건조기 등 신가전을 중심으로 빌트인 가전과 시스템 에어컨 등 B2B 사업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가전 사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TV 산업 등이 모두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큰 폭으로 성장한 거의 유일한 분야기도 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명가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 경쟁하며 기술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라며 “경쟁사의 악재를 노린 마케팅보다 기술력으로 시장에서 승부하는 모습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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