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KAI 사장의 화려한 변신 '민정수석' 입성하나...정관계·산업계 망라 '마당발' 심층 분석
상태바
김조원 KAI 사장의 화려한 변신 '민정수석' 입성하나...정관계·산업계 망라 '마당발' 심층 분석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7.26 08: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공무원 기업인 교수 등에 이어 청와대 입성까지 승승장구 비결...원칙과 소신, 소통
-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 미국 공군 사업 수주 실패 등 부정적 평가도 엇갈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후임으로 거론되는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정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임으로 김조원 KAI 사장이 사실상 내정됐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주 안으로 조 수석을 비롯해 정태호 일자리수석·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등 수석급 인사 교체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수석급 인선을 앞당긴 것은 조만간 이뤄질 대규모 개각, 내년 4월로 예정된 21대 총선 등의 정치 일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조 수석의 경우 다음 달로 예정된 개각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될 것이 확실시된다. 조 수석은 대선 직후인 2017년 5월부터 민정수석을 맡아 2년 2개월이 됐다.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 시절 기록한 '최장수 민정수석'(2년 4개월) 기간 보다 조금 적다. 조 수석은 "문 대통령의 기록을 깨는 것은 불충"이라고 밝혀왔다.

김조원 KAI 사장이 후임 민정수석으로 떠오르자 정치권은 물론 산업계에서도 이목이 쏠린다. 김 사장은 방산업계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기 때문. 

KAI 관계자는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회사 그리고 글로벌 투명성 제고 등을 강조하고 실천했다"며 "원칙과 소신이 강점이고 사장이 없어도 잘 돌아가는 회사를 만들었다. 정기적으로 매달 직원들과 간담회를 통해 소통에도 뛰어난 편"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내수는 물론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 들어 말레이시아 총리, 인도네시아 공군참모총장, 멕시코 국방위원장, 아르헨티나 공군 조달국장, 에콰도르 공군 군수사령관, 페루 공군사령관 등 세계 각국 인사들과 만나 방산 수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김조원 KAI 사장(오른쪽 첫번째)이 멕시코에서 열린 ‘FAMEX 2019’에서 펠릭스 살가도 멕시코 국방위원장에게 FA-50 경공격기를 설명하고 있다
김조원 KAI 사장(오른쪽 첫번째)이 멕시코에서 열린 ‘FAMEX 2019’에서 펠릭스 살가도 멕시코 국방위원장에게 FA-50 경공격기를 설명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4월 멕시코 에어쇼 일정이 끝난 후 곧장 미국으로 이동해 록히드마틴 등 협력사를 방문, T-50 수출과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에 대한 지원 요청에도 나섰다. 보잉도 방문해 민수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에어쇼 ‘파리 에어쇼’도 찾았다. 을 예정이다. 

KAI는 김 사장이 앞에서 이끌며 이스라엘 IAI와 6000억원 규모 G280 항공기 주익(주날개)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수주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수주 목표는 2조6000억원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방산 9조2904억원, 완제기 8259억원, 기체부품 7조7416억원, 위성사업 6524억원 등 18조5000억원 이상의 수주 잔고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APT) 수주 실패를 교훈삼아 해외 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인 셈이다. 

김 사장은 참여정부 시절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고 감사원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다. 경남 진양 출신으로 진주고와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건국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8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몸담았으며 총무처·교통부를 거쳐 1985년 감사원에 입부, 2008년 사무총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김조원 KAI 사장.
김조원 KAI 사장.

2005년에는 청와대로 파견돼 참여정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기도 했다. 공직에서 물러난 후에는 경남과학기술대 총장으로 재임했으며, 2015년 더불어민주당 당무감사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 사장이 정관계에 인맥이 많아 사업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탈한 성격으로 막걸리를 즐겨해 KAI에서 직원들과 '막걸리데이'를 열기도 한다. 

하지만 김 사장은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가 뼈아프다. 

마린온 사고 유가족들은 25일 김조원 KAI 사장의 민정수석 임명을 반대하고 나섰다.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사고 희생자의 유가족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사장은 마린온 사고 헬기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대표로 사고헬기의 제작과 관리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며 “5명의 군 장병의 사망 원인과 관련해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의 조사자, 기소 대상자를 청와대의 중책에 앉히는 청와대의 인사는 상식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김 사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될 경우 아직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에 부도덕하고 정당치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일이 청와대가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사고를 제대로 조사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사고 희생자의 유가족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조원 KAI 사장의 민정수석 임명을 반대했다.

마린온 헬기 사고는 지난해 7월 마린온 해병대 작전 헬기가 포항공항 유도로에 추락해 5명이 사망한 사고다. 헬기는 당일 제작사인 KAI의 정비를 받은 직후 시범비행을 했다. 이륙 직후 지상 10m 상공에서 추락해 화재가 일어났고, 탑승하고 있던 장병 5명이 목숨을 잃었다. 

김조원 KAI 사장의 민정수석 여부는 빠르면 오늘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이 민정수석으로 청와대 입성할 경우 산업계 출신으로서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만약 김 사장이 민정수석이 될 경우 KAI는 사장 추천위와 이사회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차기 사장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KAI는 수출입은행이 1대 주주로 26% 지분을 보유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공무원, 교수, CEO(최고경영자) 등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는 김 사장은 현안 문제 파악 능력이 탁월하다"며 "정관계와 산업계 경력은 실물경제에도 밝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