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회사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 제기한 현직 대표이자 오너...꼼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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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회사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 제기한 현직 대표이자 오너...꼼수인가?
  • 한익재,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7.1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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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좌진 동양피엔에프 회장, 자신이 최대주주이자 대표인 동양피엔에프 상대로 소 제기
2011년 회사 투자 비용에 일부 개인 자금으로 대납...8년 만에 "이자 쳐서 돌려달라"
일반 주주 "상식적으로 이해 안 가"...패소 시 회사가 이자에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지난 5월 21일 조좌진 회장(원고)이 동양피엔에프 윤종구 감사(피고)에게 24억 원 상당의 소를 제기했다. 동양피엔에프의 최대주주로 오너이자 현(現) 대표이사는 조좌진 회장이다. [자료=서울남부지방법원 홈페이지]
지난 5월 21일 조좌진 회장(원고)이 동양피엔에프 윤종구 감사(피고)에게 24억 원 상당의 소를 제기했다. 동양피엔에프의 최대주주로 오너이자 현(現) 대표이사는 조좌진 회장이다. [자료=서울남부지방법원 홈페이지]

조좌진 동양피엔에프 회장이 본인이 최대주주이자 대표인 회사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를 제기해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원고인 조좌진(57) 회장은 지난 5월 21일 피고인 동양피엔에프를 상대로 24억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장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접수했다. 2011년 6월 1일부터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인 올해 5월 31일까지 8년 간 연 5%, 그 다음날인 지난달 1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이자를 지급하라는 청구 소다.

이에 동양피엔에프는 “법적인 절차에 따라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히고, 이달 2일 소송대리인으로 법무법인 대륙아주 이상봉 변호사를 선임하고 답변서도 제출한 상태다. 대륙아주는 국내 상위권 로펌으로 기업 관련 법률 자문과 소송 수행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좌진 동양피엔에프 회장, 자신이 최대주주이자 대표인 동양피엔에프 상대로 소 제기

동양피엔에프는 1999년 7월 1일에 설립된 산업용 소재가공 산업 전문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분체이송시스템의 설계, 제작, 설치 및 시운전을 주력 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분체이송시스템은 석유화학, 제철, 에너지 등 각종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원재료 또는 (반)제품을 공정의 특성에 부합되도록 처리하거나, 각 공정별로 요구되는 사양으로 가공해 공급시켜주는 장치다. 지난 2009년 12월에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은 2016년 870억 원에서 2017년 899억 원, 지난해에는 1077억 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1000억 원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도 지난 2016년 21억 원에서 2017년 32억 원, 지난해에는 142억 원으로 3년 간 무려 576%가 넘게 증가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약 87억 원으로 전년도 영업이익의 절반이 넘는다. 전년 동기에는 영업손실이 13억 원에 달했다.

이렇듯 재무적으로도 건실한 상장사에서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오너가 자신의 회사에 소를 제기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좌진 회장은 동양피엔에프 주식의 약 4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로 회사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이후 건강상 이유로 대표에서 물러났다가 올해 3월 27일 배효점 전 대표의 임기 만료와 함께 다시 대표 자리에 올라섰다. 경영 일선에 복귀하자마자 8년 전 자금 문제를 법적인 이슈로 제기한 것이다.

이번 소 제기는 일반인들이 들었을 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워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실제로 해당 내용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알려지자 모 포털사이트 종목토론실에는 이상하다는 반응 일색이다. 게시판에 올라간 글 가운데 “회사가 이익을 많이 내면 대주주인 조 회장 배당 수익만 해도 엄청날 것인데 왜 소송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궁금증을 드러낸 네티즌도 있었다.

▲2011년 회사 투자 비용에 일부 개인 자금으로 대납...8년 만에 "이자 쳐서 돌려달라"

먼저 소를 제기한 배경부터가 의문이다. 한 언론 보도와 회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2011년 당시 회사가 재무적으로 어려워 시설 투자가 이뤄질 때 개인 자금으로 일부 대납하고, 이를 다시 돌려받고자 8년 만에 소를 제기한 것으로 요약된다. 회사의 자금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오너가 자신의 사비까지 털어가며 경영에 힘을 보탰다는 미담으로 들릴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당시 동양피엔에프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과연 오너 개인의 사재까지 넣어야 할 정도로 회사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던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낸다. 이 회사의 2010년 당시 영업이익은 94억 원이고, 당기순이익은 75억 원을 기록했다. 2011년에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2억 원, 67억 원 수준이었다. 또 2010년 당시 회사가 내부에 쌓은 이익잉여금만 해도 255억 원에 달하고, 2011년에는 329억 원 수준으로 더 증가한 상태였다.

또한 부채보다 자본이 3배나 더 많을 정도로 그 어떤 회사보다 재무구조가 튼튼해 외부에서 어떤 금융 지원을 받지 않고서도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건실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즉 오너가 사재를 털어넣을 정도로 경영 사정이 나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한 기업금융 관련 관계자는 “이 정도 재무제표에 상장사라면 회사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외부 자금이 필요했다 하더라도 1순위로 금융권 차입을 검토하거나 추진해도 충분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오너 개인 자금을 회사에 투입한다는 것은 경영 상황이 긴박할 때 주로 쓰는 카드 중 하나다. 회사 신용도가 추락해 전 금융권 차입이 어려울 정도로 절체절명인 상황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오너가 사재출연을 해온 사례는 종종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상선을 구하기 위해 300억 원에 달하는 사재를 출연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동양피엔에프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오너가 사재로 시설 투자 자금을 대납하면서까지 경영이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으로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회사 측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작은 규모의 개인 회사도 아닌 상장사가 다른 자금 조달 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오너의 개인 자금까지 끌어들여야 할 이유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러한 의문에 대해 “대답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일반 주주 "상식적으로 이해 안 가"...패소 시 회사가 이자에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소 제기의 과정에도 의문이 남는다. 통상적으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때는 대표이사가 원고 내지 피고가 된다. 그런데 이번 사건의 피고는 동양피엔에프 대표인 조 회장이 아니라 이 회사에 재직 중인 윤종구 감사로 지정됐다. 법률적으로 대표 본인이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할 때 상대 회사 측 대표자는 대표가 아닌 감사로 지정하는 것에 따른 것이다. 현직 대표가 소를 제기하는 과정 자체가 형식적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일부 법률전문가 사이에서는 소를 제기하기 이전부터 이미 결과가 정해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피고인 회사의 대표와 원고가 결국에는 동일인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소 제기가 그 결과와 상관없이 짜인 각본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조 회장 측이 합법적인 절차를 가장해 개인의 이득을 취하려는 이른바 ‘꼼수 소송’일 수 있다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상식적으로도 원고인 조 회장이 최대주주이자 대표자인 피고(회사)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 개인 간 자금 거래도 아니고 법인과의 자금 거래라면 계약에 따른 절차로 진행됐을 터. 당시 회사로 흘러들어간 조 회장의 자금은 회사 입장에서 증자로 인한 자금 조달이 아니기에 부채로 계상해 재무제표에도 반영해야 할 거래다. 정상적인 거래라면 원금과 이자를 계산해서 조 회장에게 돌려 줘야 할 자금의 성격인 것은 명확하다.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는 상장법인에서 회삿돈과 개인 자금이 정상적인 회계 처리 없이 섞여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편, 조 회장이 회사에 대납한 자금을 받아낼 의지가 강했다면 왜 8년이 지난 이제서야 소송을 제기하는지도 의문이다. 8년 간 동양피엔에프의 재무적 상황이 24억 원 정도의 개인 자금을 갚지 못할 정도로 안 좋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부당 이익금 반환 청구 소송이 해당 사실을 인지한 시점부터 10년 이내에 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본지가 이러한 의문에 대해 회사 측 소송을 위임 받은 대륙아주에 문의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종합해보면 절차상 소를 거치지 않고서는 조 회장 개인 자금을 회사로부터 받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회사가 패소한다면 조 회장에게 지급해야 할 원금과 이자뿐 아니라 소송비용까지 회사 측이 부담해야 한다. 조 회장을 제외한 일반 주주들은 불분명한 소 제기와 그 결과로 인해 이자와 소송비용을 떠안아야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종목토론실에서 한 네티즌은 “회사가 패소하면 조 회장한테 물어줄 돈이 50억은 되겠다”며 “조 회장은 거의 로또에 당첨된 거나 마찬가지네”라고 이번 소 제기를 비꼬았다.

 

 

한익재, 이석호 기자  lycaon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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