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 정부 추진 '수소경제' 끄떡 없나? "충전소·수소차 국산화율 높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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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전쟁] 정부 추진 '수소경제' 끄떡 없나? "충전소·수소차 국산화율 높지만..."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7.1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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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충전소 압축기, 수소연료전지스택 전해질막 
해외의존도 높지만 공급처 다변화로 대처 가능
향후 문제는 수소차 넥쏘의 글로벌 시장경쟁력이 될 듯
부품 국산화 이익 증대 위해 넥쏘 글로벌 판매량 높여야

우리 정부가 가장 공들이는 사업 중 하나인 '수소경제', 최근 불거진 한일 무역분쟁에도 끄떡 없을까? 

수소경제 관련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영향 없다"로 좁혀진다. 하지만 문제는 예기치 못한 곳에서 발생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작년 광주 수소충전소 설치 사업자 선정 과정에 심사관으로 관여한 바 있는 오병수 전남대 수소에너지연구센터장은 "수소충전소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장비 가운데 압축기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산화가 이뤄져 큰 문제가 없다"며 "압축기 업체도 미국 프랑스 독일 등으로 다양해 일본과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또, "수소충전소 압축기의 핵심 기술은 피스톤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는 윤활유(액체)가 수소(기체)로 유입되지 못하도록 하거나, 유입되더라도 액체와 기체를 손쉽게 분리해내 오염을 막는 것"이라며 "국내선 A업체(부산 소재)의 기술력이 미국 프랑스 독일 업체 등엔 못미치지만 괜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반면, 창원 소재 B업체의 기술력은 아직 미덥지 않은 수준"이라고도 덧붙였다. 

B업체는 작년 광주 수소충전소 설치 사업에 압축기 공급업체로 신청했지만(A업체는 신청 X), 심사에서 안정성 등에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당시 광주 수소충전소 압축기 공급 업체는 독일 업체로 선정됐다. 

수소충전소 압축기 시장에선 일본 업체가 눈에 띄지 않고 다른 외국 업체들이 선도적 위치에 있어, 이번 한·일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은 '제로'인 셈이다. 

수소충전소는 압축기, 수소차(현대차 넥쏘)는 수소연료전지스택의 전해질막 등이 국산화 혹은 국내 기술력을 높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일 무역분쟁에 따른 피해는 없거나 미비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소충전소는 압축기, 수소차(현대차 넥쏘)는 수소연료전지스택의 전해질막 등이 국산화 혹은 국내 기술력을 높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일 무역분쟁에 따른 피해는 없거나 미비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국내 업체 기술력이 다른 외국 업체를 압도할 만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수소충전소를 짓고 운영하는 국내 업체들은 외국 업체의 압축기를 선호하는 상황이다. 

독일 프랑스 미국과 동시에 무역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시피해 안심할 수 있지만, 국내 기술력이 낮다는 건 두고두고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어느 나라보다 수소경제를 적극 추진 중인 우리나라가 훗날 다른 나라 업체만 배부르게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오병수 센터장은 "다른 부품도 마찬가지지만 수소충전소 압축기 기술력은 단기간에 높일 수 있는 게 아니"라면서 "용량이 적더라도 오랫동안 현장서 검증돼야 운영업체들이 믿고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 있는 A업체 기술력이 괜찮은 것으로 파악돼 다행인 면도 있지만, 정부가 이참에 수소충전소 부품 장비 업체들에 대해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지난 1월17일에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엔 수소충전소 압축기와 관련한 지원 방안은 나와 있지 않다.  

최근 정부는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에 대한 대응책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부품·소재·장비 국산화를 위해 2025년까지 매년 1조원의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여기에 수소충전소 압축기가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 수소충전소는 압축기 국산화율 높여야, 수소차는?

수소충전소와 수소경제 핵심을 이루는 수소차는 어떨까?

토요타·혼다와 함께 세계서 몇 안되는 수소차 양산업체인 현대차는 그간 수소차 넥쏘에 들어가는 부품 국산화율이 99%에 달한다고 밝혀 왔다. 

국산화되지 않아 수입에 의존하는 나머지 1%는 수소연료전지택에 들어가는 전해질막과 수소연료탱크를 감싸고 있는 탄소섬유 등이다. 

전해질막은 미국 업체에 공급받고 있고 해당 업체가 일본에 공장을 갖고 있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지만, 자동차업계는 공급처를 다변화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동그라미가 가득 찰수록 경쟁력이 있다. 수소경제의 핵심인 자동차와 에너지 압축용기 부문에선 일본업체가 경쟁력이 국내업체보다 강하지만, 미국 유럽 업체도 일본만큼 강해 수입처 다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출처=무역위원회,(주)INI R&C, (사)한국복합재료학회]
동그라미가 가득 찰수록 경쟁력이 있다. 수소경제의 핵심인 자동차와 에너지 압축용기 부문에선 일본업체가 경쟁력이 국내업체보다 강하지만, 미국 유럽 업체도 일본만큼 강해 수입처 다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국산화왕 국내 기술력을 높여야 하는 숙제는 남는다. [출처=무역위원회,(주)INI R&C, (사)한국복합재료학회]

탄소섬유로 감싼 TYPE4 수소탱크를 제작해 현대차에 납품하는 업체의 관계자도 11일 기자와 통화에서 "한·일 무역분쟁으로 현재 논의하고 있는 바는 없다"며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국내서 자동차와 에너지 분야에 사용되는 탄소섬유는 일본과 미국, 유럽 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일본 업체인 도레이, 토호, 미쓰비시레이온 등이 세계 탄소섬유 생산량의 60% 넘게 차지하고 있지만, 수소차에 탑재되는 수소탱크에만 국한하면 공급처 다변화로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수소연료전지택의 전해질막과 수소탱크의 탄소섬유 모두 한·일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지만, 국내 기술력을 높여야 하는 숙제가 남은 상태다. 

현대차 넥쏘에 탑재된 수소탱크 모습. 수소탱크를 감싸고 있는 탄소섬유는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관련 업체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현대차 넥쏘에 탑재된 수소탱크 모습. 수소탱크를 감싸고 있는 탄소섬유는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관련 업체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 향후 현대차 넥쏘가 토요타 미라이를 압도할지가 관건?

일각에서는 수소차와 수소충전소를 모두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다 해도, 현대차 넥쏘가 글로벌 수소차 시장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지 않으면 수소경제에 따른 이익을 얻는 데 한계가 명확하다고 말한다. 

힘겹게 국산화율을 높였는데 넥쏘가 팔리지 않으면 속된 말로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 최근 미국 수소차 시장서 토요타 미라이의 판매량이 현대차 넥쏘보다 크게 앞서는 걸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시장은 넥쏘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곳이다. 

세단 수소차인 토요타 미라이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미국 시장서 549대가 팔렸다. 현대차 넥쏘는 79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미라이가 약 7배가량 더 팔린 셈이다. 

시장점유율도 미라이가 86%, 넥쏘는 12%에 불과하다. 넥쏘의 반등 없인, 수소차·수소충전소가 부품 국산화율 100%를 달성하더라도 그에 따른 효과는 생각보다 미비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현대차 넥쏘(왼쪽)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곳은 토요타 미라이(오른쪽)와 맞붙는 미국 시장이다. 올해 1~4월 판매량을 보면, 넥쏘는 미라이보다 시장 반응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 넥쏘(왼쪽)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곳은 토요타 미라이(오른쪽)와 맞붙는 미국 시장이다. 올해 1~4월 판매량을 보면, 넥쏘는 미라이보다 시장 반응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소재 등의 한국 수출제한 조치를 완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일본 고위관료의 말을 인용해 "일본이 군사용이 아닌 민간용 반도체 생산에 들어가는 소재에 대해선 수출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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