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대상 '사운드오브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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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대상 '사운드오브트립'
  • 녹색경제
  • 승인 2014.08.2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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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결선이 열린 28일 서울 역삼동 아산나눔재단 창업지원센터 곳곳에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청년시절 모습과 그의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초등학교 학력으로 한국 경제사에 큰 획을 그은 정 명예회장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창업의 신'으로 불린다.

'정주영 정신'을 분석한 경영서적들이 아직도 베스트셀러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대학에선 정주영 리더십을 가르친다. 이처럼 맨손으로 시작해 '현대'라는 굴지의 기업을 일군 정 명예회장에 대한 관심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3년이 지나도록 식지 않고 있다.

그의 도전정신을 따라 '제2의 정주영'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제3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결선에서 만났다.

살 엄두가 나지 않는 고가 해외 의류 브랜드와 로컬 도소매 업자를 연결하는 매칭서비스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 뉴스를 제공하는 '똑똑한 뉴스', 밤에만 사용하고 다음날 아침이면 휘발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기발한 사업아이템들이 결선에 진출했다.

대상은 온라인 집밥 공유 플랫폼 '애니스푼'을 개발한 '사운드오브트립'이 거머쥐었다. 여행객이 해당 국가의 일반 가정집 식사를 체험할 수 있게 연결해주는 '애니스푼'은 6개월간의 대회기간 동안 총 397개팀을 물리치고 최종 결선에 진출, 대상을 수상했다.

9주간 주어진 사업실행 기간 동안 집밥을 공유하는 호스트 20명을 확보했고, 입소문을 타며 지난 24일 일본 후지TV에도 방영됐다.

'사운드오브트립'의 곽재희(30) 팀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전쟁 말고는 무서운 게 없다'고 말씀하신 글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며 "어떠한 어려움이 발생해도 굶어죽진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창업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곽 팀장은 롯데카드에 입사했지만 1년 만에 사표를 던지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퇴직금과 신용보증기금에서 받은 대출금으로 종잣돈을 마련했다. '애니스푼' 아이디어는 여행지에서 현지 가정식을 먹어보고 싶은 사람들의 보편적인 바람을 포착한 데서 나왔다.

외국인 여행객이 한국 사람들이 실제로 먹는 진짜 가정식을 맛볼 수 있도록 20곳의 가정을 호스트로 확보, 체험단을 운영했다. 만족도 조사를 통해 사업계획을 정교하게 다듬었다. 동아시아 최초로 집밥 공유 플랫폼 사업을 시작한 그는 앞으로 중국, 일본 등 한자 문화권 국가를 공략하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내놨다.

곽 팀장은 "쉽진 않겠지만 중국과 일본, 홍콩 등 동아시아 시장에 차례차례 진출하겠다"며 "상금 2000만원은 사업 운영자금으로 쓰겠다"고 말했다.

심사를 맡은 강동석 소프트뱅크벤처스 부사장은 "정주영 명예회장도 그 시대의 '스타트업'이었다"며 "중공업을 육성하던 당시와 달리 현재는 IT와 공유경제의 패러다임이 지배한다"고 설명했다. 강 부사장은 "IT와 공유경제를 접목한 '애니스푼'의 수익 실현 가능성과 숙박 비즈니스로의 확장성 등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다만, 초등학교 학력에 쌀가게 배달원 출신인 정 명예회장과 달리 결선 진출자들은 하나같이 유수의 명문대학을 나온 재원들이었단 점이 아쉬웠다. 고졸 출신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스타트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방대 출신도 전무했다. 창업도 고스펙 엘리트의 전유물이 된 듯 한 씁쓸함마저 들었다.

아산나눔재단은 지난 3월부터 전국 9개 지역을 돌며 창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자격요건에 학력제한을 두지 않았고, 지방 참가팀의 경우 숙소제공 혜택까지 있었지만, 결선에 오른 8팀 모두 수도권에서 나왔다.

아산나눔재단 관계자는 "창업지원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이나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숨은 인재들이 많이 발굴되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최우수상은 빅데이터 기반 개인별 맞춤 뉴스제공 서비스인 '똑똑한 뉴스'를 개발한 '열정팩토리'가 수상했다.

우수상은 밤에 사용하는 휘발성 소셜네트워크 '문 라이트'를 개발한 '오늘내일'과 맥주의 수입·마케팅·유통·소비를 통합하는 플랫폼 '오마이비어'의 '엑스바엑스'가 받았다. 대회 총 상금은 대상 2000만원을 포함한 총 4400만원이다. 수상팀은 상금 외에도 1000억원 규모의 엔젤투자기금을 통한 직접투자 대상 자격을 부여받는다. 아산나눔재단은 수상팀들에게 청년창업 관련 다양한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아산나눔재단은 2011년 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정몽준 전 의원과 현대중공업그룹 등이 중심이 되어 총 6000억원의 출연금으로 설립된 재단이다. 청년창업 활성화와 글로벌 리더 육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녹색경제  jwyc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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