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4대 그룹 총수의 위기감...글로벌 불확실성 속 4인4색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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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4대 그룹 총수의 위기감...글로벌 불확실성 속 4인4색 해법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6.10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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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내수 침체 등 변화 대응 모색...미래성장동력 발굴 및 혁신 가속화

삼성·현대자동차·SK·LG 총수들이 미·중 무역전쟁을 비롯한 글로벌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라 위기관리 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 4대 그룹 총수는 조직에 위기감을 불어넣으면서 미래성장동력 강화 및 혁신 전략에 대한 4인 4색의 대응책 모색에 나섰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확대와 내수 침체 등 국내외 경영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하고 위기 극복에 나서는 형국"이라면서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전자업계의 재편 움직임,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 등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해법이 중요 이슈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각 그룹 총수들의 해법이 주목받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긴급 사장단 회의 '비상경영'...미래 투자 변함없이 진행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달 들어 잇단 사장단 회의를 소집하며 '비상 경영'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일 화성사업장에 주요 사장단을 긴급 소집해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 및 대책 회의를 장시간 가졌다.

이날은 토요일 휴일이었다는 점에서 급박한 상황을 짐작케 해준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의 김기남 부회장, 진교영 사장, 강인엽 사장, 정은승 사장과 삼성디스플레이 이동훈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일 화성사업장에 주요 사장단을 긴급 소집해 글로벌 점검 회의를 가졌다.

이 부회장은 “단기적인 기회와 성과에 일희일비하면 안된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삼성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지난 50년간 지속적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고 밝혔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 해 발표한 3년간 180조원 투자와 4만명 채용 계획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해야 한다"며 "삼성은 4차 산업혁명의 엔진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이를 위해 마련한 133조원 투자 계획의 집행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화성사업장 회의 이외에도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무선, 생활가전, 네트워크 등 주요 사업부 경영진과 대책 회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조2천333억원을 거두며, 2016년 3분기 후 10분기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다. 역대 최고 성적을 낸 작년 3분기 영업이익 17조5천700억원보다 3분의 1 수준이다.

미·중 무역분쟁은 삼성전자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 거래처 중 하나인 화웨이가 생산을 줄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 매출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최근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의 스마트폰 공장의 생산 물량을 줄이고 인력 감축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관련 수사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로 불똥이 튈 수 있어 긴장하는 분위기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서비스' 기업 변신...연구개발 효율성 증대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최근 현대차가 지향할 방향을 '서비스'라고 규정하며 미래 성장 전략을 구체화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달 22일 칼라일 그룹과 대담에서 고객중심 가치, 미래 트렌드 대응, 리더십과 조직문화 혁신 등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고객 중심으로의 회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미래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고 특히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 그리고 연구개발의 효율성의 증대가 중요하다. 외부 기술들을 더 많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지난 달 22일 칼라일 그룹과 대담을 가졌다.

고객의 니즈에 앞서 해결책을 신속하게 제시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을 다채롭게 추진하는 비즈니스 구조를 강조한 것. 

정 수석부회장은 지배구조 개선안 마련을 비롯 미국의 관세 폭탄 대응책, 실적 개선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다. 최근 검찰이 현대차의 세타2 엔진 결함 은폐 의혹과 관련 방창섭 현대케피코 대표이사를 불러 조사하는 등 문제도 리스크 요인이다. 

최태원 SK 회장, 사회적 가치 확산...통신기업 넘어 최고 기업 

최태원 SK 회장은 사회적 가치 확산을 통한 ‘딥 체인지’ 경영 전략에 일관성있게 집중하고 있다. 

지난 달 28일 열린 ‘소셜밸류 커넥트 2019’에서 최 회장은 "기업의 모든 전략도 사회적 가치가 어떻게 담겨 있는지가 중요하다. 사회, 환경, 고용, 일자리, 세금 등 모든 것이 사회적 가치라고 생각한다"며 "아예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서 회계적으로 공개했는데, 이런 것들이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 아래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사회적 가치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달 30일 타운홀 미팅에서도 "기존의 성공방식을 고수해서는 5G시대에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5G와 AI를 발판으로 기존 통신 컴퍼니를 넘어서 최고의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는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및 임직원들이 참석해 AI∙5G 전략 및 방향성에 대해 토론하는 행사였다. 

최 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고민 이외에도 부인과의 이혼 문제 등 개인적인 과제가 관건이다. 

구광모 LG 대표, 실용주의 기반...고객 가치 높이는 일에 집중

구광모 LG 대표는 고객 관점의 실용주의에 기반한 체질 개선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 기반 마련에 나서는 모양새다.  

구 대표는 지난 3월 “LG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대로 깨닫고 앞서 만들어내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LG가 하는 혁신은 ‘혁신’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고객 가치를 높이는 일에 철저하게 집중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 대표는 해외 인재유치에 나서는 등 미래 기술 인력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실적 부진이 과제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올 1분기까지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 

해법으로 LG전자는 지난달 국내 생산을 연내 중단하고 해외 이전을 결정했다. 이 달 부터 경기도 평택 공장의 스마트폰 물량을 줄이는 대신 베트남과 브라질에서 생산한다는 복안이다. 베트남 생산기자는 LG이노텍 등 다른 계열사 공장과의 시너지 효과가 가능하다.

구 회장은 LG 디스플레이 사업 안정화, AI 미래 기술력 확보 등 과제가 경영능력 시험대라는 점에서 사업 역량에 점차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처럼 4대 그룹 총수는 위기감 속에서 그룹의 미래 성장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총수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면서 "미래 먹거리 분야 신기술 투자 등은 총수의 결단이 필요하고 조직에 위기의식을 불어넣고 조직문화 혁신을 주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4대 그룹을 중심으로 3~4세 총수가 전면에 나선 가운데 향후 미래 시장을 놓고 어떤 경쟁과 협력이 이루어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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