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통령의 타깃은 여전히 폴크스바겐을 위시한 유럽 완성차업체일까?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산 전 상품에 5% 관세 부과를 밝히기 일주일 전, 폴크스바겐 허버트 디에스 CEO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만나 멕시코산 상품 관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디에스 CEO가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만난 건, 폴크스바겐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절반 가까이가 멕시코에서 만들어지기 때문.
폴크스바겐은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제타(Jetta)와 티구안(Tiguan)을 생산한다. 또, 멕시코 다른 지역에서 미국 전체 판매량의 25%를 차지하는 아우디 Q5를 생산한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멕시코산 상품 관세 부과로 유럽 최대 자동차 회사에 심각한 고통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또, 폴크스바겐의 미국 사업부 대변인은 디에스 CEO가 워싱턴에 있다는 건 부정하지 않았지만,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만난 것에 대해선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디에스 CEO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압박당한 독일 자동차업체의 고위 임원 중 한 사람이다.
디에스 CEO는 당시 "외국 완성차업체들이 미국에 더 많은 투자를 하도록 만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에도 나름 의미가 있다"며 "폴크스바겐은 미국에 더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들어줄 준비가 돼 있음을 자신감 있게 내비친 바 있다.
실제 폴크스바겐은 지난 1월, 미국 테네시州에 있는 공장에 8억 달러(약 9462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생산시설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투자로 1000명의 직원이 새롭게 고용되고, 2022년부터 전기차 생산이 본격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디에스 사장은 당시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아우디 차량을 미국에서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이번 미국의 멕시코산 전 상품에 관세 5% 부과는 6월10일(현지시간) 시작으로, 멕시코가 자국민들의 미국으로의 불법이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엔 10월1일부턴 관세가 25%로 늘어날 예정이다.
멕시코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 수출하기 매우 적합한 지리적, 경제적 환경을 갖추고 있어 폴크스바겐뿐 아니라 기아차, 토요타, 혼다 등도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