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어닝쇼크', 자동차업계도 설비투자 줄여 "현상 유지만 돼도 다행"... 돌파구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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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어닝쇼크', 자동차업계도 설비투자 줄여 "현상 유지만 돼도 다행"... 돌파구 없나?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4.2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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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분야와 함께 국내 설비투자 이끄는 자동차업계 최근 설비투자 규모 계속 감소
"미중 무역전쟁 상황서 국내 투자 늘려 수출하는 건 망하자는 것"이라는 반응도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3%. 2008년 4분기 이후 최저치다. 

기업들의 국내 설비투자가 절실한 상황. 

하지만 IT분야와 함께 국내 설비투자를 이끄는 자동차업계에선 하나같이 "국내 투자를 늘리기란 쉽지 않다"고 말한다.   

26일 녹색경제신문과 통화한 한 자동차업체 관계자 A씨는 기자가 '국내 설비투자를 늘릴 방법은 없나'라는 질문에 "현상 유지만 돼도 다행인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는 "동유럽, 인도, 동남아에 공장 짓는 게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훨씬 용이하다"며 "웬만한 수준의 '지원'로도 국내 설비투자를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이 -0.3%로 2008년 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가 절실한 상황. 하지만 IT업계와 함께 국내 설비투자의 한 축인 자동차업계의 국내 설비투자는 매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큰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산업은행이 지난 2월1일 발표한 '2019년 설비투자 전망' 보고서를 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제조업 설비투자는 감소했다. 

자동차산업 또한 2017년 9.8조원→2018년 8.6조원→2019년 7.6조원(계획)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보고서는 "내수와 수출 부진, 해외 생산 비중 증가로 설비투자 규모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박재용 이화여대 교수(미래사회공학부)는 "국내 투자를 늘릴 방법은 없다"면서 "중국과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치달은 상황에서 국내서 차를 더 만들어 수출한다? 망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노·사·정이 다함께 허리띠를 졸라매면 가능성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동차산업의 설비투자는 매년 줄고 있는 실정이다. <출처=산업은행>

산업연구원이 작년 12월 발표한 '2019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보면, 자동차 산업은 대외 환경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산업 중 하나다. 

보고서는 글로벌 여건 변화 3가지로 ▲세계경제의 제한적 성장 ▲중국 성장세 둔화 ▲보호무역 강화를 꼽았고, 자동차산업은 이 세 가지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국내 자동차업계 수출은 2016년 262만여대→2017년 253만여대→2018년 244만여대로 매년 감소했다. 수출액은 2016년 감소했다가 2017년 증가했고 2018년 다시 감소했다. 

올 1분기 수출 실적은 판매량과 매출에서 전년동기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만 증가했을 뿐, 한국지엠·쌍용·르노삼성 모두 감소했다. 

내수 판매가 크게 는 것도 아니다. 2016년 182만여대→2017년 179만여대→2018년181만여대로 국내 시장은 이미 크게 늘지도, 줄지도 않는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수출량을 늘릴 수 있어야 국내 설비투자도 늘릴 이유가 생기는 셈이다. 

국내 설비투자가 늘기 위해서는 이미 성장기에 접어든 내수 시장 판매가 아닌 수출량이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수출량은 조금씩 감소했다. <출처=산업통상자원부>

◆ 노조 문제 해결 못한다면 "기술력으로 승부" "친환경차 시장 선도해야"...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선 의견 분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업체들이 국내 설비투자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인건비' 때문"이라며 "인건비가 높으면 생산성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업계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는 오랫동안 지적받아 왔다.

2017년 기준 현대·기아차의 매출액 대비 임금비중은 12.29%로 토요타 5.85%, 폴크스바겐 9.95%에 비해 높다. 반면 차 1대 생산하는 데 투입되는 시간은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 5개사가 토요타, GM보다 많다. 

그는 "노조에 따른 높은 인건비 때문에 '가성비'에서 경쟁력을 찾지 못하겠다면, 기술력으로 승부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공들이기보다 이를 상수(常數)로 놓고 타개책을 모색하자는 제안이다.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멈춘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모습. 국내 자동차업계는 강성노조로 인해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다.

전기차 관련 전문 홍보 담당자는 "우리나라의 친환경차 기술력은 세계에서 최상위권에 있다"며 "아직 파이가 작을지 모르지만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이미지로 포지션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까운 건,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이미지를 중국 업체들에게 이미 뺏겼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1~9월 기준 글로벌 전기차 업체 판매량 순위 TOP 10에 무려 7개 기업이 중국 업체다. 국내 업체는 없다.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 톱10에 국내 브랜드는 없다. 10개 업체 가운데 7개가 중국 업체일 정도로 중국은 전기차 시장에서 '선도적인 이미지'를 구축해가고 있으며 실속 또한 나쁘지 않다. 중국은 유럽과 미국을 제치고 압도적인 크기의 전기차 시장이기도 하다. <출처=SNE리서치>

한편, 국내 자동차업계가 국내 투자를 늘리게 만들 대안이라는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광주형 일자리'는 현대차가 1996년 충남 아산공장 이후 22년 만에 하는 국내 신설 투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동자의 낮은 임금을 정부와 지자체가 보전해주고, 기업이 이를 믿고  투자하는 모델을 다른 곳으로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광주형 일자리'는 현대차의 자동차를 위탁 생산하는 곳"이라며 "생산 차량 또한 소형차라는 점에서, 과연 다른 곳으로 확대할 만큼 성공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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