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다'던 김의겸 전 대변인...이태규 의원 "본인이 은행찾아 대출서류 직접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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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다'던 김의겸 전 대변인...이태규 의원 "본인이 은행찾아 대출서류 직접서명"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9.04.06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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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재개발 건물 투기의혹에 휩싸여 있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관련 내용을 사전에 몰랐다는 해명과 달리 직접 은행을 찾아 대출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실이 KB국민은행으로부터 받은 보고에 따르면 김 전 대변인은 지난해 7월 말 KB국민은행 성산동 지점으로 직접 가 담보 제공 확인 절차를 이행하고 관련 서류에 자필로 서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김 대변인이 대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의미로, 건물 매매 과정 초기부터 김 전 대변인이 개입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재개발 복합건물 매입 논란으로 사퇴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해 10억 원을 대출받기 위해 군산제일고 동문인 김모 씨가 지점장이던 KB국민은행 성산동지점을 직접 찾아 대출 서류에 자필 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태규 의원실은 KB금융그룹 본부장 등이 지난 3일 국회를 찾아와 “김 전 대변인이 지난해 7월 말 KB국민은행 성산동 지점에 와서 담보제공 확인 절차를 이행하고 관련 서류에 자필 서명했다”고 보고했다고 5일 밝혔다.

다만, 방문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은 보관 의무가 3개월이어서 삭제됐으며, 담보제공 증빙서류는 개인 정보를 이유로 제출할 수 없다고 KB금융그룹측은 밝혔다. 

김 전 대변인의 성산동지점 방문 시점은 건물 매입 계약과 담보제공 확인 절차 및 관련 서류가 작성된 지난해 7월이다. 담보 제공에 본인 서명이 필요해 직접 성산동지점을 찾은 것이어서 계약 초기부터 김 전 대변인이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관보를 통해 '2019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을 공개했다. 이 신고내역에 따르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소재 복합건물(주택 상가)을 25억7000만원에 매입했다.이 건물은 2층짜리 노후한 건물이나 롯데건설이 재개발 사업을 수주한 '흑석 뉴타운 9구역'에 있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사진=방송화면캡쳐)

이태규 의원은 “KB국민은행 증언대로라면 김 전 대변인 해명은 명백한 거짓”이라며 “대출의 적법성 여부와 별개로 공직자로서 국민에게 한 소명이 진실했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전 대변인의 대출 관련 의혹에 대해 “이미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 시민단체가 김 전 대변인을 대출서류 조작, 부패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했다. 

또, 특혜대출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은 흑석동 상가에 실제 입주한 곳이 4개인데 대출 자료에는 10곳이 입주 가능하다고 돼 있고, RTI(임대업이자상환비율)가 1.5에 못 미치는데도 대출이 실행된 것은 특혜라고 지적했다.

건물 매매가 이뤄지려면 김 대변인의 동의가 필수적으로 따라야 한다. 은행 대출 서류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공동명의자인 김 대변인의 서명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공동명의자이면 모두 동의를 받아야 대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은행은 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서 건물개황도 상에 임대가능목적물이 10개로 구분돼 있었고 대출이 실행된 지난해 8월은 금융당국이 RTI 개선안에 따라 기준을 강화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대출이 가능했다고 해명했다.

금감원은 현재 이 건에 대해 국민은행으로부터 소명자료를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부문검사를 검토할 예정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자세한 내용은 아직 보고 받지 못했으며 파악 중인 걸로 안다"며 현재까지 국민은행의 특별 검사 추진과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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