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 손실·중장기 건전성 반영 부족...소비자보호 평가도 미흡
상품개발·영업·보상 전 과정에 소비자보호 노력 반영 주문
해외 사례 참고해 '경영진 보상체계 모범관행' 보완 추진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금융감독원이 보험업계에 단기실적 중심의 성과평가 관행을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임원의 평가가 수익성과 외형 성장에 치우쳐 중장기 건전성과 소비자보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경영진 성과평가에 소비자보호 노력을 구체적으로 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체계를 설계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1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금감원은 전날 생명보험협회 교육문화센터에서 보험사와 생명·손해보험협회, 보험연구원 관계자 49명이 참석한 가운데 '보험회사 성과평가 관행 개선 워크숍'을 열었다.
금감원은 계리가정 선진화 가이드라인 마련과 보험 판매수수료 비교공시 등 제도 개선에도 과당경쟁과 소비자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사업비 과다 집행과 고환급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낙관적인 계리가정 등 단기실적 위주의 경영 관행이 이어지는 배경에 성과평가체계가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금감원은 최근 주요 보험사 CEO와 상품개발·영업·보상 등 담당 임원의 핵심성과지표(KPI) 운영체계를 점검하고, 이번 워크숍에서 그 결과를 공유했다. 특히 CEO 평가에서는 단기실적 편중과 중장기 건전경영 유인 부족, 소비자보호 성과의 형식적인 반영 등을 문제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다수의 보험사는 수익성과 성장성을 평가할 때 단기 재무성과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반면 잘못된 계리가정으로 향후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당해연도 경영진 평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 이런 구조가 낙관적인 계리가정 설정이나 과도한 사업비 집행 등 단기성과를 추구할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지적이다.
예실차와 기본자본비율, 듀레이션 갭 관리 등 중장기 재무건전성을 고려한 지표 설계도 미흡했다. 소비자보호 항목은 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거나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정성지표로 운영되는 문제가 확인됐다.
상품개발 담당 임원에 대한 평가 역시 수익성과 성장성 위주로 이뤄지는 등 소비자보호 관련 지표가 부족했다. 아울러 잘못된 상품설계에 대한 사후 불이익이 없는 점도 문제점으로 언급됐다.
영업담당 임원은 단기 유지율 중심으로 평가받아 일정 회차 이후에도 보험계약을 장기간 유지할 유인이 부족했다. 보상담당 임원의 경우 KPI에 손해율 관리 항목 등이 포함돼 보험금 부지급을 유도하거나 소비자 이익과 상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금감원은 상품 설계부터 판매·유지, 보험금 지급까지 각 단계의 담당 임원 평가에 소비자보호 성과를 더 구체적으로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소비자 이익과 충돌하는 성과지표를 지양하고, 보험계약의 장기 유지·관리 노력도 평가체계에 정교하게 담아야 한다는 취지다.
박지선 금감원 보험담당 부원장은 KPI가 회사의 경영철학과 목표를 조직문화에 안착시키는 기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험회사의 성과평가체계가 단기·외형 성장 중심에서 벗어나, 중장기적 시계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재무건전성, 소비자 이익이 균형 있게 설계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해외 사례로는 영국 아비바와 미국 푸르덴셜의 성과평가·보수체계가 소개됐다. 이들 회사는 중장기 경영성과를 평가할 때 계약 유지와 고객만족도, 고객관계 등 소비자 관련 항목도 함께 고려한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푸르덴셜은 KPI 항목과 가중치, 목표·실적, 최종보수액 등을 공시하며, 아비바는 정량적 성과와 재량 평가를 구분하고 재량 평가 여부와 사유를 공개하고 있다.
금감원은 보험업권의 '경영진 보상체계 모범관행'을 보완하면서 이번 KPI 점검과 검사에서 확인된 문제점, 해외 사례 등을 반영할 예정이다. CEO 간담회를 통해 소비자중심 경영과 중장기 관점의 성과평가체계 구축도 지속적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