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급 확정 뒤엔 "풀렸다"…정보 보유·화면 노출·심사 활용·상태 변경이 제각각 설명
금감원 "위법 확인 곤란"…신용정보 안내 절차 개선·상담직원 교육 권고로 마무리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한 카드사에서 카드 발급을 신청한 고객이 엇갈린 상담 안내와 불투명한 신용정보 관리를 지적하며 혼란을 자초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카드사 측은 고객의 지속적인 연체로 인해 카드 발급이 불가했던 건으로 사실과 다른 주장이 포함되어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양측의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명백한 법규 위반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자율 개선 권고로 종결했으나, 내부 정보 관리 기준과 상담 체계의 허점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신용요주의로 등재"…상담원 안내가 발단
3일 금융감독원이 민원인 A씨에게 보낸 회신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12월 A카드사를 최초 발급받은 뒤 탈회한 사실이 없어 A카드사와의 상거래 관계가 계속되고 있다. A카드사는 이 점을 들어 관련 신용정보를 보존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변제·해소된 연체·채무조정 정보는 현재 신용평가나 카드 발급 심사에는 일절 활용하지 않는다고 소명했다.
그러나 A씨 측이 제공한 8월 19일 A카드사 고객센터 통화 녹취에서는 다른 설명이 나온다. 상담원은 A씨의 전산 정보를 조회한 뒤 "지금 현재 신용요주의로 등재돼 있다"고 안내했다. 등재일은 2018년 7월 3일이라고 밝혔고, 남아 있는 정보인지 재차 묻는 A씨의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A카드사는 8월 24일 민원 회신문에서 해당 정보가 2018년 7월 3일 한도가 0원으로 조정되며 생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 발급이나 한도 재심사로 한도가 다시 부여되면 자동 해제되고, 생성 후 6개월이 지나면 심사에도 활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 입장이다. 최근 상담원이 단순 이력 보존 사실을 잘못 안내해 오해가 발생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신용요주의는 자체 관리 용어…상세 기준 공개 어려워"
취재 과정에서 A카드사 측은 '신용요주의'라는 용어 자체에 대해 "카드사 자체적으로 회원의 신용 및 결제능력 등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차원의 용어"라며 "상세한 관리 기준은 공개가 어려우니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정보는 외부와 공유되는 정보는 아니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해제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은 정보가 카드사 내부 관리 목적의 자체 용어라는 점, 외부 비공유 원칙, 일정 기간 후 자동 해제라는 세 가지 원칙을 확인해준다는 점에서는 앞선 소명과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정작 '일정 기간'이 상담원이 안내한 시점(등재 후 1년 이상 경과 시점)에도 여전히 "현재 등재" 상태로 조회됐다는 점, 그리고 카드 발급 확정과 동시에 "풀렸다"는 설명이 나온 경위는 이 답변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관리 기준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카드사의 입장 자체는 이해할 수 있으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안내된 세 가지 서로 다른 상태 설명(등재·정지 / 6개월 후 미활용 / 발급과 함께 해제)이 이 '자동 해제' 원칙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문제는 남는다.
발급 확정 뒤엔 "풀려 있는 상태"…설명 다섯 갈래
8월 21일 A카드사 소비자보호팀 담당자와의 통화에서는 또 다른 설명이 나왔다. 담당자는 A씨가 신청한 하이브리드카드 캐시백형 발급이 확정됐다고 알리면서, 과거 한도 0원 조정 관련 정보는 등재 후 6개월간 유효하지만 카드가 정상 발급되면 풀린다고 설명했다. "카드 발급 확정되면서 지금은, 정확하게는 풀려 있는 상태로 확인된다"는 취지였다.
결과적으로 ①탈회하지 않아 정보 보유 자체는 적법하다는 설명 ②상담원의 "현재 등재·정지" 안내 ③"6개월 지나면 심사 미활용"이라는 소명 ④"발급 확정과 함께 풀렸다"는 안내 ⑤"자체 관리 용어이며 일정 기간 후 자동 해제된다"는 취재 답변까지 다섯 갈래 설명이 순서대로 제시된 셈이다. '신용요주의'가 어떤 항목·코드로 관리되는지, 6개월 '유효'가 심사 효력인지 화면 표시인지는 A카드사의 설명만으로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는다.
두 차례 신청 사이 CB 조회값도 "차이 있었다" vs "변화 없었다"
카드 발급 심사 경위에도 쟁점이 있다. A씨의 8월 11일 신청은 신청평점기준(ASS) 미달로 탈락했다. 이후 A카드사는 소득증빙을 통한 예외검토를 진행했으나 보완이 지연되며 약정 신청기한이 지나 8월 18일 온라인 재신청이 이뤄졌다.
A카드사는 8월 11일과 18일 사이 신용평가회사(CB사) 조회 결과값이 달라져 기존 신용카드 예외 발급 검토를 이어가기 어려웠고,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카드 예외 발급을 제안했다고 금감원에 소명했다. 반면 A씨 측은 같은 기간 외부 신용정보상 신규 연체·신규 대출·채무 증가 등 불리한 변동은 없었으며, 8월 13일 온 '주요 신용정보 변동' 알림도 신규 부채가 아닌 기존 대출 상환 내역이었다고 주장한다.
예외심사 서류 처리 과정도 논란이 됐다. A씨 측은 8월 12일부터 소득·재직·거래·잔액 자료를 제출했지만, 8월 18일 최초 신청 후 7일이 지나 기존 신청자료가 삭제돼 처음부터 다시 제출해야 했다고 밝혔다.
민원 취하 요청과 함께 나온 3만원 캐시백
8월 21일 통화에서 A카드사 담당자는 서류 제출 과정의 불편에 사과하면서 "금감원 민원 취하 부탁드리면서" 3만원을 캐시백하겠다고 제안했다. A씨가 즉답을 피하자 담당자는 이후 취하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했고, 3만원은 취하 여부와 무관하게 지급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취하 요청과 금전 제안이 같은 통화에서 나온 경위, 내부 승인 기준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금감원 "위반 확인 곤란"…교육·절차 개선 권고로 마무리
금감원은 A씨의 소명을 토대로 법규·약관 위반을 확인하기 어렵고 카드 발급 등 요구를 강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신용정보 조회·안내 과정에서 소비자가 오해하거나 불편을 겪지 않도록 사전 고지·설명 절차를 정비하고 상담직원 교육을 강화할 것을 자율 개선 사항으로 권고했다. 금감원은 이번 회신이 사법적 판단이 아니며 법원·수사기관의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A카드사는 과거 정보가 실제 심사에 쓰이지 않았고 상담원의 설명이 부정확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신용요주의' 정보가 정확히 어떤 기준으로 관리되고 언제 해제되는지는 회사 방침상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로서는 자신에게 안내된 서로 다른 설명들이 실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이번 사례가 단순 상담 실수에 그치는 것인지, 카드업계 전반의 내부 신용정보 관리 방식과 소비자 설명 관행으로 이어지는 문제인지는 앞으로도 지켜볼 대목이다.
해당 카드사 관계자는 “해당 고객이 주장하는 바는 사실이 아니며 신용조회결과 카드발급이 불가능한 신용상태여서 발급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박지안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