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호주 사모대출 운용사 지분 9.9%로 확대…‘GP 투자’ 보폭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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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호주 사모대출 운용사 지분 9.9%로 확대…‘GP 투자’ 보폭 넓힌다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6.09.0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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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릭스 지분 6.37% 추가 인수 계약…운용자산 35조호주달러 규모
펀드 출자 넘어 운용사 주주로…스톡브리지·8000억원대 GP 투자 전략 잇는다
호주 사모대출 시장 급성장했지만 부동산 편중·가치평가 위험은 변수
호주 대체투자 운용사 메트릭스크레디트홀딩스 전경. 국민연금은 타운센드그룹과 함께 메트릭스 지분 확대에 나섰다.
호주 대체투자 운용사 메트릭스크레디트홀딩스 전경. 국민연금은 타운센드그룹과 함께 메트릭스 지분 확대에 나섰다.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미국 부동산·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타운센드그룹과 함께 호주 프라이빗크레딧 운용사 메트릭스크레딧홀딩스(Metrics Credit Holdings) 지분을 10% 가까이로 확대한다.

메트릭스가 운용하는 펀드에 자금을 맡기는 데 그치지 않고 운용사 자체의 주주가 돼 운용보수와 회사 성장의 성과를 공유하는 ‘GP 스테이크(GP Stakes)’ 투자다. 국민연금이 최근 글로벌 부동산·대체투자 시장에서 추진 중인 운용사 지분 투자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타운센드, 지분 3.52%에서 9.9%로

1일 호주 증권시장 공시와 메트릭스 발표를 종합하면 국민연금과 타운센드가 구성한 전략적 파트너십은 지난 5월 4일 메트릭스크레딧홀딩스 지분 6.37%를 추가로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각자는 메트릭스 공동창업자인 그레이엄 맥나마라 측 가족신탁을 관리하는 HRM홀딩스다. 맥나마라가 지난 3월 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보유 지분 13.17%를 기존 주주들에게 매각하는 구조다.

호주 상장 자산운용사 피너클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가 6.80%를 인수해 지분율을 약 35%로 높이고, 국민연금·타운센드 파트너십은 나머지 6.37%를 인수해 지분율을 9.9%까지 확대한다. 추가 지분 인수 직전 국민연금·타운센드 측 지분율은 3.52%다.

두 거래는 상호 연계돼 있으며 메트릭스는 거래 종결 조건이 충족될 경우 올해 2~3분기 중 지분 이전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추가 인수금액과 현재 거래 완료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메트릭스는 호주에서 기업대출과 인수금융, 상업용 부동산금융, 프로젝트·인프라금융, 구조화금융 등을 취급하는 비은행 대출·대체투자 운용사다. 운용자산은 350억호주달러를 넘고 전 세계 9개 사무소에서 500명 이상의 인력을 두고 있다.

 

1년 만에 지분 대폭 확대…펀드 출자와 운용사 투자의 결합

국민연금과 타운센드가 메트릭스에 처음 투자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당시 양측은 메트릭스 지분 약 4.2%를 인수하고, 메트릭스가 조성하는 부동산 중심 투자전략에도 별도로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거래 자문사 자든은 당시 투자를 운용사 지분을 인수하는 GP 투자와 운용사가 조성하는 펀드에 출자하는 LP 투자가 결합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투자금은 메트릭스의 인수합병과 신규 투자전략 개발 등 성장자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첫 투자 후 약 1년 만에 지분율을 9.9%까지 높이기로 한 것은 메트릭스의 운용 역량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메트릭스 역시 지분 확대 배경으로 기존 기관투자자들과의 전략적 이해관계 일치와 회사의 실행력·성과·성장전략에 대한 신뢰를 제시했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개별 대출이나 펀드에 투자할 때 발생하는 이자·분배금에 더해 메트릭스가 받는 운용보수와 성과보수, 회사 지분가치 상승에 따른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메트릭스의 신규 펀드와 공동투자 기회에 접근하고 호주·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투자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운용사 지분 투자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메트릭스 거래에서 국민연금이 확보한 이사회 의석이나 공동투자 우선권, 정보제공권 등 구체적인 주주 권리는 공개되지 않았다.

 

스톡브리지 이어 글로벌 운용사 주주로…8000억원대 별도 전략도

국민연금의 운용사 지분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민연금은 2023년 미국 부동산 운용사 스톡브리지의 소수지분을 인수했다. 투자는 미국 대체투자 운용사 블루아울이 관리하는 별도계정을 통해 이뤄졌다. 스톡브리지는 당시 국민연금의 투자가 회사 조직 개편과 신규 성장자금 확보에 활용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에는 누버거버먼 산하 알마낙리얼티인베스터스와 8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출범시켰다. 양측은 전 세계 부동산 운영 플랫폼과 부동산 투자운용사의 소수지분을 인수하는 데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파트너십에는 기존 알마낙 펀드 출자뿐 아니라 국민연금이 직접 발굴한 운용사·플랫폼 투자에 알마낙이 자문하는 전용계정도 포함됐다. 국민연금은 2024년 부동산투자실 산하에 부동산플랫폼투자팀을 신설하고 운용사 지분과 부동산 운영회사 투자 확대에 나섰다.

메트릭스 지분 확대는 국민연금의 GP 투자 전략이 미국 부동산 운용사에서 호주 프라이빗크레딧 운용사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별 오피스나 물류센터를 직접 사들이는 전통적인 부동산 투자에서 벗어나, 자산을 발굴하고 운용하는 플랫폼 자체에 투자해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다.

 

기금 1865조원으로 커져…대체투자 집행 통로 확보 필요

국민연금이 운용사 지분과 플랫폼 투자에 나서는 배경에는 빠르게 증가한 기금 규모도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국민연금 전체 자산은 1865조6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대체투자는 260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14.0%를 차지한다. 해외에 투자된 자산 중 대체투자 규모는 235조9000억원으로, 전체 해외투자의 23.4%다.

기금이 대형화될수록 국민연금이 개별 자산을 직접 찾아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목표 비중을 채우기 어렵다. 현지 대출시장과 부동산 거래에 접근할 수 있는 운용사의 지분을 확보하면 우량 투자 건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고, 외부 운용사에 지급하던 보수의 일부도 주주 수익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금융자산의 절반 이상을 외부 운용사를 통해 운용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위탁운용 규모는 972조4000억원으로 금융부문 자산의 52.1%이며, 이 중 대체투자 위탁운용액은 257조4000억원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도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7년 대체투자 목표 비중은 14.3%, 2031년 말 중장기 목표는 15% 안팎으로 정해졌다. 국민연금은 글로벌 운용사·연기금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우량 대체투자 기회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급성장한 호주 사모대출…부동산 편중·가치평가 위험은 부담

메트릭스가 영위하는 프라이빗크레딧은 은행 대신 펀드와 자산운용사가 기업과 부동산 개발사업 등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투자 방식이다. 공개 채권보다 높은 금리와 투자조건을 확보할 수 있지만, 거래가격과 신용정보가 외부에 충분히 공개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호주중앙은행은 호주 프라이빗크레딧 시장이 최근 수년간 기업대출보다 빠르게 성장했으며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특히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호주 금융당국은 민간신용 시장 전체 규모를 운용자산 기준 약 2000억호주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다.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는 지난 6월 민간신용 시장이 유동성 축소와 차주의 신용도 저하, 대출자산 가치평가 문제 등 첫 본격적인 시험대에 들어섰다고 경고했다. 일부 펀드에서는 부실과 대출조건 변경이 증가하고 있으며, 부동산 개발대출은 공사비 상승과 사업 지연, 미분양, 차환 여건 악화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으로서는 고금리 대출과 운용사 성장에 따른 수익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지만, 메트릭스의 대출 포트폴리오 건전성과 비상장 지분 가치평가, 호주 부동산시장 변동성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국민연금·타운센드의 추가 지분 인수금액과 실제 출자 비율, 거래 종결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사회 참여나 공동투자 우선권 등 지분 확대에 따라 새롭게 확보한 권리가 있는지도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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