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초등 금융교육 축소…금융복지·신용회복까지 교육 범위 넓혀야"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정부의 '생애주기별 금융교육' 정책이 첫 여름방학을 맞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고교 선택과목 신설을 비롯해 은행권 방학캠프, 금융당국의 온라인 교육, 투자자교육 콘텐츠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동시에 운영되면서 금융교육 기회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다만 금융교육 관련 연구에서는 교육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내용의 균형과 접근성도 함께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 재무관리와 투자 중심 교육에서 나아가 금융복지와 사회적 신뢰까지 교육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6년 금융교육 추진 방향'을 통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금융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고교 선택과목인 '금융과 경제생활'의 내실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학교 교육에서는 개인 재무관리와 금융상품 이해, 금융소비자 보호 등을 중심으로 금융역량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학교 금융교육 기반은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금융교육연구(Korean Journal of Financial Education) 2026년 6월호(제11권 1호)에 실린 김재근 대구교육대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사회와 '슬기로운 생활' 교과에서 소득과 저축 등 금융 관련 성취기준이 비교적 폭넓게 다뤄졌다. 그러나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관련 성취기준이 줄어들고 금융 개념이 소비자 교육의 일부로 흡수되는 경향을 보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금융 관련 내용은 후퇴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경제 영역의 핵심 아이디어에 '소비와 금융'이라는 표현이 새롭게 명시됐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성취기준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고 논문은 분석했다. 논문은 이 같은 변화로 초등 단계에서 금융 개념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기회가 줄어든 만큼 학교 안팎에서 이를 보완할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 같은 가운데 금융권도 여름방학을 맞아 청소년 대상 금융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N썸머'와 'N주니어' 프로그램을 통해 화폐와 금융의 기초 개념, 금융사기 예방 등을 교육하고 있으며, 금융감독원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어린이 금융스쿨'을 운영해 가정에서도 금융교육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투교협)는 청소년이 직접 의사결정을 내리고 결과를 경험하는 체험형 금융교육 콘텐츠 '금융투자 실험실'을 제작해 오는 5일부터 9월까지 투교협 홈페이지를 통해 순차 공개한다. 총 4편으로 구성된 콘텐츠는 인플레이션, 복리와 장기투자, 기대수익과 위험, 분산투자 등 기본 경제·금융 개념을 다루며, 학습자가 다양한 금융 상황을 체험하며 금융 의사결정 과정을 익힐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창화 금융투자교육원장은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금융교육을 수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체험형 교보재가 부족해 콘텐츠를 개발하게 됐다"며 "학교와 가정에서 널리 활용돼 청소년들의 실질적인 금융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육 프로그램이 확대되는 가운데 학계에서는 교육 내용의 균형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금융교육연구에 실린 이주형 한국폴리텍특성화대학 산학협력중점교수의 연구는 기존 신용교육이 연체 예방과 신용점수 관리 등 개인의 금융행동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연구는 채무조정과 신용회복, 디지털 책임, 사회적 신뢰 형성 등을 포함하는 '확장형 신용교육(Credit Education 3.0)'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연구는 금융교육의 효과가 단순히 프로그램 수를 늘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교육 내용의 질과 지속성, 학습자의 실제 행동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교육 설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 접근성도 과제로 꼽힌다. 오프라인 캠프나 부모 참여형 온라인 교육은 지역과 정보 접근성, 시간 여건에 따라 참여 기회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과 취약계층 학생들의 참여 현황과 교육 효과에 대한 데이터는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의 생애주기별 금융교육이 첫 여름방학을 맞아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학교 교육과 민간 프로그램 확대가 실제 금융역량 향상으로 이어질지, 교육 내용과 접근성을 어떻게 보완할지가 향후 정책 성과를 가를 핵심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박지안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