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A·고객 협력 바탕으로 공급 과잉 우려 차단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응해 올해 설비투자(CAPEX)를 40조원대까지 확대한다. 다만 시장 수요를 확인한 뒤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식으로 공급 과잉 가능성은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29일 열린 2026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026년 CAPEX는 일정 가속과 투자 확대 영향으로 40조원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AI 시대에는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물량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생산 역량도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에 맞춰 필요한 투자를 적기에 추진하되 사업성과 투자 효율성을 바탕으로 CAPEX를 집행할 것”이라며 “실제 팹 건설과 장비 설치, 생산능력 확대는 고객 수요 가시성과 투자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낸다. SK하이닉스는 M15X 양산 일정을 앞당기는 한편, 2027년 초 용인 1기 팹 클린룸 개장 이후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도록 관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첨단 패키징과 낸드 생산 기반 확대에도 나선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발표한 첨단 패키징 공장 P&T7과 신규 낸드 생산기지 M17 투자 계획을 비롯해 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국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최근 AI 메모리 시장에서 장기 공급계약(LTA) 논의가 확대되는 등 고객 수요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은 “회사는 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의 구조적 성장과 주요 고객들과의 중장기 수요 협의를 바탕으로 중장기 캐파(CAPA)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현재 추진 중인 캐파 확대는 고객과의 파트너십이 강화되는 가운데 확보된 시장 수요 가시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장비 투자와 생산 램프업은 고객 수요의 가시성과 투자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캐파 확대가 확인된 수요에 기반해 탄력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중장기 투자 확대 계획이 곧바로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장기 성장 기회를 확보하면서도 투자 원칙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중장기 성장 기회를 준비하는 동시에 CAPEX 규율을 유지해 공급 대응력과 재무 건전성을 함께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HBM 세대 전환으로 메모리 업체들의 선제 투자가 불가피해진 가운데, SK하이닉스가 고객 수요 기반의 선택적 증설 전략으로 투자 효율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메모리 업황에서는 선제적 증설이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있었지만, 현재는 HBM을 비롯한 AI 메모리 중심으로 고객 수요와 생산능력을 연계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가 CAPEX 확대와 함께 LTA 등 수요 가시성 확보에 나서는 것은 투자 리스크를 낮추면서 AI 메모리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