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환자 평균 진료비, 9년새 130% 증가...중상자 진료비는 50% 증가에 그쳐
- 손보업계, 경상환자 장기치료 논란 속 8주룰 도입 지연...손해율 관리 어려움 토로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경미한 자동차 사고에서 탑승자의 상해와 실제 사고의 인과관계를 공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경상환자의 치료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과잉진료 및 보험사기 의심 사례를 줄이는 것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 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상환자 평균 진료비 증가세가 중상자 진료비를 크게 웃돌면서 과잉진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험개발원 분석 결과, 지난 2024년 중상자의 평균 진료비는 1549만5000원으로 2015년 1029만2000원 대비 50% 가량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경상환자 평균 진료비는 39만2000원에서 90만1000원으로 130%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미한 자동차 사고는 자동차의 범퍼, 도어 등 외부 부품 긁힘 정도의 손상 사고를 의미한다. 이같은 경상자 진료비의 과도한 증가는 자동차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대다수 운전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에 보험개발원은 경미사고 탑승자(피해자)의 과잉진료로 인한 보험금 누수 방지를 위해 다양한 경미사고 재현 충돌시험을 실시해 경찰·보험사 등에 상해위험분석서를 제공하고 있다. 그간 상해위험분석서가 활용된 316건의 소송에서, '인과관계 없음' 또는 '보험금 조정' 판결 등이 96%로 높게 나타났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상해위험분석 또는 고의사고분석 결과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는 과학적 데이터 기반의 사고분석이 중요하다"며 "경미사고 시 공학적 분석 결과를 활용해 대인보험금 지급을 합리화하고 선량한 보험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최근 몇년간 이어진 보험료 인하, 차량 수리비 상승 등과 함께 경상환자의 과잉진료 등을 꼽고 있다.
실제 지난해 자동차보험 진료비 증가액 가운데 한방 진료비 증가분이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경상환자 치료에도 한방 진료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한방 경상환자 치료비는 약 1조 961억원으로 양방의 4배를 웃돌았으며, 1인당 치료비도 한방이 약 108만원으로 양방(36만원)의 3배 수준에 달했다.
이같은 배경에서 손보업계는 '8주룰'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8주룰'은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가 8주를 초과해 치료를 받을 경우 추가 서류 제출 등 별도 심사를 받도록 하는 장기치료 관리 제도다. 최근 제도 시행이 지연되면서 손보업계는 과잉치료·보험금 누수 우려를 들어 시급한 도입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4개 대형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5%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p 높은 수치로,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는 80%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전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은 약 189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대형 손보사 한 관계자는 "8주룰 시행이 경상환자의 불필요한 장기치료를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가운데 보험금 누수 방지를 위한 '8주룰' 도입까지 지연되면서 손해율 관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