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배당·주주 동의 확보…향후 자회사 IPO 선례 될 듯
[녹색경제신문 = 한경석 기자]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기조 이후 예외적으로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덕산넵코어스가 거래소 심사 과정에서 사업 독립성과 주주보호 방안을 핵심 논리로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덕산넵코어스는 거래소 심사 과정에서 중복상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경영 독립성', '영업 독립성', '주주보호장치' 등 세 가지를 핵심축으로 상장 당위성을 설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중복상장 예외 1호' 만든 결정적 카드
덕산넵코어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 녹색경제신문에 "중복상장에 대한 우려를 없애기 위해 앞서 언급한 경영 독립성 등 세 가지 핵심 관점을 중심으로 당사만의 차별성과 상장 필요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앞서 1월 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5000특별위원회와의 오찬 자리에서 "중복상장 문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이달 6일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을 위한 세부기준’을 발표했다.
일반주주 권익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자회사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금융위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중복상장 예외 사례로 분류되려면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에 적용되는 '3%룰' 방식의 모회사 주주 동의 확보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모회사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참석 지분의 과반 동의와 전체 의결권 대비 4분의1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에 모회사 덕산하이메탈은 5월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자회사 덕산넵코어스의 상장 승인 안건을 일찌감치 가결했다.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기준 찬성률은 72.8%, 의결권 행사한 주식 기준 찬성률은 92.7%에 달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중복상장 관련 논의가 본격화한 이후 모회사가 주주총회를 열어 자회사 상장을 위한 일반 주주 동의를 획득한 첫 기업이 됐다.
덕산넵코어스 측은 이를 위해 "모회사인 덕산하이메탈에서 사업을 물적 분할한 기업이 아니라 2021년 덕산그룹이 인수한 독립 법인이라는 점을 거래소 상장 심사 당시 강조했다"고 밝혔다. 인수 이후 독자적인 경영 체계와 연구개발(R&D),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고, 사업 영역도 모회사와 명확히 구분된다는 점을 거래소에 설명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모회사의 반도체 소재 사업과 달리 당사는 방산·우주항공·대드론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과 고객군을 확보하고 있어 사업적 중복성을 차단한 것이 중복상장 예외에 들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밝혔다.
주주 보호 방안도 거래소 심사 과정에서 주요하게 다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는 상장 추진 초기부터 모회사 주주들에게 주주 서한을 발송하고 카카오톡 안내를 통한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등 소통에 집중했다.
특히 자회사 주식을 모회사인 덕산하이메탈 일반주주에게 직접 지급하는 현물배당 계획을 제시하며 상장 성과를 주주들과 공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와 함께 중장기 현금배당 정책과 기업설명회(IR) 확대 등 구체적인 주주 환원 방안도 제시했다. 이 같은 계획을 바탕으로 지난 5월 열린 덕산하이메탈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일반주주의 과반 이상 동의를 확보하며 자회사 상장 안건을 통과시켰다.
덕산넵코어스 관계자는 "본업과의 확실한 사업적 차별성과 주식 현물배당 등 구체적인 주주 환원책, 그리고 임시주총을 통한 일반주주의 실질적인 동의 확보가 이번 IPO 추진의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IPO 본격화…항법·항재밍 기술 앞세워 성장 가속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사례가 향후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선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가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단순히 사업을 분리해 상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독립성과 모회사 주주 보호 방안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하느냐가 심사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복상장 논란에서 탈피한 덕산넵코어스는 앞서 24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회사는 2012년 설립됐다. 항법·항재밍 분야에서 설계, 개발, 생산, 시험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항법·항재밍 기술은 적의 전파 교란(GPS 재밍) 환경에서도 위치와 방향 정보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무기체계와 드론의 정상 운용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말한다. 회사는 방산·우주항공·항법 인프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증 기반의 사업을 확대했다.
상장을 앞두고 회사의 실적은 개선세에 진입했다. 올해 1분기 매출 1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엔 매출 485억원, 영업이익은 41억원을 남긴 바 있다.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하는 금액은 372억원~438억원이다. 공모하는 총 주식수는 300만주이며,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2400원~1만4600원이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은 9월 8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며, 일반 청약은 9월 16~17일, 상장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회사의 최대주주는 덕산하이메탈로 965만837주(61.10%)를 보유 중이다. 황태호 대표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974만2618주(61.68%)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석 기자 hanks3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