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도수·용량·브랜드 차별화…현지 맞춤 전략 강화
“짝퉁인 줄 알았는데 정식 제품”…K-주류 글로벌화 새 단계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최근 해외 여행객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오빠(OPPA) 소주’가 화제가 되고 있다. 한글 대신 영문 ‘OPPA’가 크게 적힌 병 디자인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짝퉁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지만, 이는 위조 상품이 아닌 해외 시장을 겨냥해 출시된 정식 수출용 한국 소주 브랜드다.
K-푸드 열풍과 함께 소주 수출이 늘어나면서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는 해외 전용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업계는 이제 단순히 국내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단계를 넘어 국가별 소비자 취향에 맞춘 ‘현지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오빠 소주’는 해외 소비자를 겨냥해 기획된 수출용 제품 가운데 하나다. 국내 유통을 목적으로 만든 제품이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K-콘텐츠와 한류 이미지를 활용하기 위해 별도 브랜드와 디자인을 적용한 사례다. 국내 소비자에게는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한국 문화와 함께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 국내 주류업체들은 국가별 시장 특성에 따라 브랜드 구성도 다르게 가져간다. 하이트진로는 해외에서 참이슬(Chamisul)과 JINRO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는 것은 물론 국가에 따라 용량과 알코올 도수, 패키지 디자인까지 차별화하고 있다. 일부 시장에서는 국내에 없는 과일향 제품이나 한정판 라벨도 판매된다.
이처럼 해외에서 판매되는 제품이라고 해서 모두 ‘가짜’는 아니다. 크게 보면 해외에서 볼 수 있는 소주는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국내 기업이 만든 수출 전용 정식 제품이다. ‘오빠 소주’처럼 해외 유통만을 목적으로 개발한 브랜드가 여기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국내에서도 판매되는 제품을 해외 규격에 맞게 변경한 수출용 버전이다. 병 용량이나 알코올 도수, 라벨 디자인, 언어 표기 등이 국가별 규정에 맞춰 달라질 수 있다.
세 번째는 한국 기업과 무관한 현지 생산 제품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현지 업체가 ‘소주 스타일’ 주류를 제조하거나 한국식 이미지를 활용한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런 제품은 한국산 소주와는 제조사와 원산지가 다르므로 구매 전 제조국과 생산업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업계는 해외 전용 브랜드가 늘어나는 배경으로 현지화 전략을 꼽는다. 국가마다 주류 규제와 소비자 취향, 가격대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동일한 브랜드만 고집하기보다 시장별로 다른 브랜드와 제품을 운영하면 현지 유통사와 가격 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브랜드 관리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국내 대표 브랜드 가격 체계를 유지하면서 해외에서는 별도 브랜드를 통해 다양한 가격대와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어서다. 한류 드라마와 K-팝 영향으로 ‘한국 소주’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국가별 맞춤형 브랜드 전략이 확산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 맞춤형 제품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으며, 국가별 유통망 확대와 제품 다변화를 지속하고 있다. 진로(JINRO)는 해외 시장에서 다양한 과일향 제품과 프리미엄 제품군을 운영하며 글로벌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주류의 해외 전략이 K-푸드 산업 전반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고 본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그대로 수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현지 소비자 취향과 유통 환경에 맞춰 브랜드와 제품을 새롭게 설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해외에서 한국 제품을 그대로 파는 것이 아니라 현지 소비자가 가장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브랜드를 새롭게 만드는 단계”라며 “해외에서 처음 보는 한국 소주라고 해서 모두 짝퉁으로 볼 필요는 없으며 제조사와 원산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구별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