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토부'라 불리는 규제…혁신 갈망하던 소비자들 박탈감
FSD v14 라이트가 던진 숙제
[녹색경제신문 = 장창환 기자]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벗어난지 오래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지능형 기기(SDV)'로 바라보는 시대다.
테슬라 오너들이 FSD에 열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차가 스스로 진화하는 '과정'을 소유한다는 혁신적인 경험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에선 '완벽하게' 서비스되지 않았어도 북미의 성공적인 주행 사례를 본 소비자들에게 FSD는 차세대 기술의 정점이다.
실제로 국내 오너들은 FSD 출시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왔다. 온라인상에서는 일론 머스크 CEO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한국 내 FSD 활성화를 호소하는 움직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술 도입을 향한 소비자들의 집요한 열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러한 열망은 오랫동안 정부의 보수적인 규제 기조와 충돌했다. 국토교통부가 해외 장비를 동원해 FSD를 임의로 활성화하는 행위를 두고 "자동차관리법 위반이며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경고하자 온라인 커뮤니티는 들끓었다.
테슬라에 비용을 지불하고도 소프트웨어 잠금으로 기능을 쓰지 못하는 현실에 소비자들은 국토부의 폐쇄적 규제 기조를 비판했다. 오너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외산 기술의 진입 장벽을 높인다는 의구심마저 퍼졌다.
마침내 테슬라코리아가 'FSD(감독형) v14 라이트'를 지난 10일 공식 출시했다. 다만 이번 업데이트는 미국산 모델 3와 모델 Y에만 적용됐다. 국내 판매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 생산 모델 차주들은 이 서비스에서 철저하게 제외됐다.
이러한 상황은 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 당장 FSD를 구동할 수 있는 '미국산 중고차'로 매수세가 쏠리며 수요가 폭증했다. 희소성이 생긴 미국산 중고 구형 모델 3와 Y는 중고차 시장에서 가격이 널뛰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시장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테슬라코리아는 8월 10일부터 FSD 구매 방식을 월 구독제로 전환한다. 차량에 귀속되는 일시불(904만원)과 유연한 구독제 사이에서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일시불 막차를 타려는 수요와 구독 전환을 기다리는 눈치 싸움이 치열한 이유다.
테슬라코리아는 추후 대상 차량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출처에 따른 서비스 격차는 당분간 시장의 혼란을 가중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테슬라 FSD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단순한 옵션 이상임을 보여준다. 이는 기술적 혁신을 향한 열망을 상징하는 지표나 다름없다.
장창환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