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밀어내기는 개인 일탈"…하이브 주장, 법원에서 사실로 인정… 항소심서 재조명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간 풋옵션 대금 소송 항소심이 오는 9월18일 시작된다. 1심에서 지급 판단이 나왔지만, 항소심에서는 주주 간 계약 해지 효력과 풋옵션 행사 요건이 다시 다뤄진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8-3부(재판장 진현민)는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주식 매매대금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오는 9월18일 오전 11시20분으로 지정했다.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도 같은 날 오전 11시10분 심리된다.
앞서 지난 2월1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남인수 부장판사)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에게 255억원, 측근인 신모 전 부대표와 김모 전 이사에게 각각 17억원과 1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전체 지급 규모는 약 286억원이다.
하이브는 판결에 불복해 즉시 항소하는 한편, 강제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해 인용받았다. 이에 따라 항소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실제 자금 지급 의무는 발생하지 않는다. 하이브는 집행정지를 위해 약 292억원을 공탁한 상태다. 그룹 연간 매출 규모에 비춰볼 때 관리 가능한 수준의 금액으로, 항소심 결과와 무관하게 당장의 재무적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심 판단에서도 하이브에 유리하게 활용될 대목이 있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여러 투자자를 접촉하며 어도어 독립 방안을 모색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하이브의 동의 없이는 효력이 발생할 수 없어 중대한 위반사항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는 계약 해지 사유로 보기엔 부족하다는 취지일 뿐, 민 전 대표의 해당 행위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다. 아울러 재판부는 하이브가 주장해온 '음반 밀어내기 논란'에 대해서도 "회사 방침에 따라 이뤄진 것이 아니라 내부 직원의 임의 판단으로 이뤄졌다"는 하이브 측 공식 입장을 사실로 인정했다.
항소심의 핵심은 주주 간 계약이 유효하게 유지됐는지 여부다. 민 전 대표는 계약이 해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풋옵션을 행사했으므로 대금 청구권이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하이브는 민 전 대표의 계약 위반으로 주주 간 계약이 이미 해지됐으므로 풋옵션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이브는 항소심에서 계약 해지의 정당성과 계약 위반 사실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은 하이브의 지배구조와 레이블 운영 체계를 둘러싼 법적 분쟁의 연장선에 있다. 다만 항소심 일정이 확정되고 자금 유출 리스크가 집행정지로 봉쇄된 상태에서 절차가 진행되는 만큼, 하이브 입장에서는 시장 불확실성이 법원 판단 절차 안에서 관리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체제를 기반으로 글로벌 음악 사업을 확장해 왔다. 항소심은 그동안 시장 부담 요인으로 꼽혀온 이번 분쟁의 계약 효력과 지급 의무 문제를 법원이 다시 정리하는 절차가 될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항소심에서 주주 간 계약 해지 사유, 풋옵션 행사 요건, 계약상 의무 위반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항소심 첫 변론은 9월18일 열린다.
이충진 기자 ho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