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직후 공모가 붕괴 잇따르자…금감원 심사 강화 기조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이달 코스닥 상장이 예정됐던 빅웨이브로보틱스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 일주일 넘게 답변하지 못하면서 상장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최근 중소형 IPO 기업들의 주가가 상장 직후 급등했다가 공모가 아래로 빠르게 하락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금감원이 심사에 고삐를 죄고 있는 탓이다.
26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지난 16일 금감원으로부터 두 번째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제시한 중장기 수익성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제시가 이번 정정 요구의 핵심인 것으로 보고 있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증권신고서에서 상장 이후 영업이익이 매년 두 배 안팎으로 증가해 2029년에는 20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던 회사는 올해 1분기에는 약 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현재 실적과 미래 추정치 간 괴리가 커진 상태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지난달 19일에도 한 차례 정정 요구를 받아 증권신고서를 수정 제출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이 요구한 핵심 보완 사항은 내부통제와 사업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 고지 강화였다. 회사는 지난 2024년 발생한 전직 영업팀장의 고객사 도장 위조 및 납품확인서 조작 사건을 신규 투자위험 요소로 반영했다. 해당 사건은 최종적으로 불송치 처분을 받았지만, 금감원은 내부통제 리스크를 보다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요구했다.
사업 구조상 위험요인도 대폭 보완됐다. 회사는 올해 1분기 기준 수주잔고의 72.5%가 특정 고객사에 집중돼 있다는 점과 해당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취소될 경우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또 휴머노이드 로봇 솔루션과 옴니센서 등 신사업 역시 초기 단계인 만큼 상용화가 지연될 가능성을 새로운 투자 위험으로 반영했다.
그럼에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정정 요구를 받은 것은 미래 실적 추정의 근거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됐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 정정 과정에서 내부통제와 고객사 매출 편중 등 주요 위험요인을 이미 보완했음에도 동일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추가 정정 요구가 내려진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첫 번째 정정 요구에는 사흘 만에 수정 신고서를 제출했던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이번에는 열흘 가까이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미 제출했던 미래 실적 추정의 산출 근거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만큼 소명 작업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심사 강도를 높인 배경에는 올해 IPO 시장의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 15곳 가운데 14곳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평균 170% 상승했지만, 현재 공모가를 웃도는 기업은 두 곳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같은 피지컬 AI 관련 기업인 마키나락스와 코스모로보틱스도 현재 주가가 공모가 대비 약 65% 하락한 상태다. 상장 직후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공모가 산정과 상장 심사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자 금감원도 미래 실적 추정과 기업가치 산정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이번 IPO를 통해 약 4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1억7000만원이며 연간 투자 규모는 약 4억원 수준으로 당장의 유동성 위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플랫폼 고도화와 신규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장이 사실상 필수적인 상황이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빅웨이브로보틱스 관계자는 "밸류에이션 평가 과정에서 소명이 필요해 정정신고서를 준비 중"이라며 "7월 중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상장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