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력 논의 상설 협의체 '빅 텐트' 구성, 제도화 촉구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은 "한국과 일본 양국이 적극적인 경제연대를 통해 새로운 국제질서의 '룰 메이커(rule maker)'로 도약할 수 있다"며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수준의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최태원 회장은 "한일 경제 규모를 단순 합산한 6조달러를 넘어 1조달러 시너지를 포함 7조달러(1경 671조원)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경제연대는 미래 세대에게 더 큰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9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 대담에 참석해 양국 정계 및 재계 인사들과 한일경제연대 실현 방안을 논의했다.
최태원 회장은 "2024년 한일경제연대를 처음 제시할 때 언급했던 양국 협력의 당위성이 양국이 공동으로 당면한 인구 감소 문제와 1995년 이후 구축된 자유무역 질서가 미국과 중국 갈등 속에서 도전받는 상황에서 더욱 절실해졌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경제협력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국제 정세가 도래했다"며 "경제 협력의 마지막 끝은 하나의 시장을 만드는 경제 공동체가 되는 것으로 유럽연합(EU)와 같은 모델이라고 보면 된다"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에너지 공급망 불안정이 현실화한 점도 두 나라가 지속 가능하고 실행력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저출산 고령화 속에서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는 와중에 미국과 중국 등 성장 속도가 빠른 다른 경제 주체와의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우리 힘으로 우리를 지키지 못하는 '안보 적자' 상황에서 한일 양국에 남은 선택지는 상품거래 수준을 넘어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협력"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일본과 한국이 미국과 중국, EU가 만든 룰(규칙)을 받아들이고 따라가야 하는 처지에서 덩치를 더 키워서 우리의 룰을 만들고 남의 룰에 의견을 제시할 수 없다면 현재의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사회·경제적으로 고비용화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환경, 핵심 광물 확보, 헬스케어 등 다방면에서 공동 협력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자고 제안했다.
중동 외 지역 에너지 개발과 소형모듈원전(SMR), 차세대 배터리 연구를 대표 사례로 제시하며 "에너지는 안보 그 자체"라고 했다.
미래 성장축으로는 반도체와 AI를 꼽았다. 최태원 회장은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과 일본의 제조 생태계가 결합하면 누구도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AI 산업 기반을 확대하고 이를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최태원 회장은 "AI 확산에서 전기화 사회 진입이 필요한 데 한일이 따로 움직이는 것보다는 공동으로 대처하는 것이 비용을 10∼20% 줄일 수 있다"면서 "상품이 아닌 지능을 수출하게 될 향후 AI 중심 산업 환경에서 양국의 경쟁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이 엔비디아와 협업해 추진하는 AI 팩토리와 관련해서도 한일 협력을 통해 더 큰 규모의 AI 팩토리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SK그룹이 일본에서 투자, 이익을 얻은 뒤 현지에 재투자하는 프로그램도 생각하고 있다"며 "투자 환원이 양국 간 협력 신뢰도를 높이고 민간 교류 규모 확대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결국 제도화, 법이 필요하며 (정치권이) 특별법을 만들어준다면 제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국과 일본 정치권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교류·협력을 위한 상시적 '빅 텐트' 플랫폼 구성을 촉구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