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인수의향서(LOI) 제출...생보 빅3·태광 등 참전으로 셈법 복잡해져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한국금융지주가 보험사 인수 대상을 놓고 저울질을 이어가고 있다. 김남구 회장이 연내 보험사 인수 의지를 재차 밝힌 가운데 시장에서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동시에 거론되며 최종 선택지가 어디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최근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KDB생명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며 생명보험 시장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번 KDB생명 매각전은 과거와 달리 흥행에 성공한 모습이다. KDB생명은 산업은행의 완전자회사 편입 이후 자본 확충과 재무건전성 개선이 이뤄지면서 인수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금융지주를 비롯해 태광그룹 계열 흥국생명,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업계 주요 플레이어들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며 5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시장에서는 보험 자회사가 없는 한국금융지주와 시장 지배력 확대를 노리는 흥국생명이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금융지주가 보험사 인수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그룹 수익구조 다변화 필요성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 그룹 실적은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한 증권업 비중이 높아 주식시장 거래대금과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구조다.
이에 따라 보험업 진출을 통해 안정적인 장기 수익원을 확보하고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하려는 전략적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외형 확대보다 증권 편중 구조를 완화하고 보험 자산과 투자 기능 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지가 인수 판단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보험사 인수 계획과 관련해 "여러 보험사를 대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가능하면 빨리 추진하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업 경험이 없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언급하며,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매물을 폭넓게 살펴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시장에 거론되는 매물들은 각각 장단점이 뚜렷하다.
KDB생명은 인지도와 자산 규모 측면에서 가장 주목받는 매물이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수 가격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재무 건전성이 우수하고 인수 이후 대규모 자본 확충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IFRS17 체제에서 자본 건전성 관리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업계에서는 카디프생명이 여전히 한국금융지주의 현실적인 대안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손해보험사 매물도 여전히 검토 대상이다. 예금보험공사가 매각을 추진 중인 예별손해보험은 가교보험사 특성상 거래 구조가 비교적 명확한 데다 예보가 지원하는 기금 규모를 기존 8000억원대에서 최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면서 매수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한국금융지주의 최종 선택은 매각 가격과 인수 이후 정상화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경제성 판단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고 금융지주들의 자본 효율성 관리 중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김 회장의 인수 의지가 강하더라도 무리한 베팅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에 따라 한국금융지주는 주요 매물들에 대한 예비실사 결과를 토대로 우발채무와 자본 확충 부담, 인수 후 통합(PMI) 비용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본입찰 단계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보험업 진출이라는 상징성보다는 인수 이후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매물을 선별하는 데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한국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보험 라이선스 확보 자체보다 인수 이후 자본 부담과 수익성 확보가 더 중요한 변수"라며 "KDB생명이든 카디프생명이든 결국 가격이 맞아야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KDB생명 인수전이 예상보다 과열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한국금융지주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며 "경쟁 심화로 몸값이 높아질 경우 카디프생명이나 예별손해보험 등 다른 매물로 전략적 선회를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